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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102

검투사의 아들 52화

바로 그 시각이었다. 활짝 열린 동굴 입구에 한 사나이가 서 있었다.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서 있는 사나이는 철인 양국환이었다. 아직 가시지 않은 분노가 긴장한 얼굴에 그대로 드러나 보였고, 검을 쥐고 있는 손까지 파르르 떨리고 있었다. “원세야, 살아있기는 한 것이냐? 못난 삼촌이라 이제야 찾아 왔다. 제발 살아만 있어라! 이젠 이 삼촌이 너를 돌볼 것이다. 제발 살아만---” 철인은 동굴이 있다는 말을 들어본 적도 없었다. 원세가 동굴에 갇히고 나서야 동굴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게다가 동굴지하가 감옥이라는 것도 처음 들었다. 호위무사인 자신에게까지 숨겼다는 사실에 화가 났었다. 그때 천수가 나서서 변명하는 바람에 화를 삭일 수 있었다. 천수는 진즉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함부로 말할 처지가 아니었다고..

검투사의 아들 2022.09.11

검투사의 아들 51화

자연사랑이 아이들 미래오, 희망입니다. 그 시각이었다. 암동에서는 노소가 마주 앉아 얘길 나누고 있었다. “원세야! 벌써 보름이 지났다. 밖에 문제가 생긴 것이 분명하다.” “정말 문제가 생겼다면 어떻게 하지요.” “어떻게 하긴 그냥 나가면 될 것이 아니냐?” “할아버지! 나갈 수 있었다면 벌써 나갔지요. 설마, 알고 계시면서도 숨기신 건 아니겠죠?” “뭐라! 이놈 보게, 언제 네놈이 밖에 나갈 방도를 묻기는 했느냐?” “그건 그렇지만, 제가 몸 달아하는 걸, 아시면서---” “쯧쯧, 그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서야, 들어왔다면 나갈 수도 있을 것이 아니냐? 동굴 입구엔 문을 열 수 있는 기관이 설치되어 있을 것이다. 그 기관을 이용하거라!”!” “하하, 아버지께서 작동하는 걸 봤었습니다. 안에도 무슨 장치..

검투사의 아들 2022.09.06

검투사의 아들 50화

근래에 맹내 음식이 변변치 않은 것만 봐도 맹의 재정이 얼마나 어려운지 미루어 짐작되었다. 장내의 인물들은 자신들이 속한 방파나 세가에서 재원 충당에 충실치 않았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기에 찔리는 바가 컸을 것이었다. ‘늙은이들이 꿀 먹은 벙어리가 됐나, 역시 백리청이야, 아직 늦지 않았다. 놈이 어디로 숨어들었는지 밝혀지기만 한다면 그곳이 바로 사황련일 터, 그때는 사생결단을 내야 한다.’ 맹주인 청산진인은 흐뭇한 미소를 머금곤 실눈으로 장내를 둘러봤다.. 장로들은 심각한 표정으로 눈치만 보고 있었고, 쭉 늘어앉은 내 총관, 외 총관, 각 부서의 장들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음, 대 총관의 말에 일리가 있어, 제기랄, 맹주를 궁지에 몰려다가 오히려 당한 꼴인가, 진즉 시도를 했어야..

검투사의 아들 2022.08.24

검투사의 아들 49화

대전(大殿)은 흰색무복을 입은 열두 명의 위사들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호위하듯 지키고 있었다. 명실공히 무림맹 맹주가 거처하는 곳으로써 전 무림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권력의 산실이었다. 내전(內殿), 백색 일색으로 치장된 커다란 내전엔 이십여 명의 인물들이 태사의를 마주해 앉아있었다. 태사의엔 맹주인 청산 진인이 백염을 쓰다듬으며 앉아있었고, 태사의 우측 아래엔 청의를 걸친 60대 노인이 책상 앞에 앉아 좌중을 둘러봤다. 그리고 우측 아래엔 100세는 넘었을 다섯 노인이 맹주를 직시하고 있었다. 다섯, 장로들이야말로 정사 대전에서 지대한 공을 세운 인물들이었다. 비록 나이는 100세가 넘었지만, 아직도 원기가 왕성해 보였고, 은연중 풍기는 기도도 대단해 보였다. “......” 대략 반 각이 지났을 때였..

검투사의 아들 2022.08.20

검투사의 아들 48

팔월의 땡볕이 쑹산으로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고송들조차도 땡볕에 가지를 축 늘어트렸고 준극봉 중턱의 작은 암자는 더위를 먹은 듯 헉헉대고 있었다. 그래도 선선한 바람이 암자를 스쳐 지나갈 때면 평상에 앉아있는 신선 같은 노인과 추레한 노인의 장포가 너풀거렸다. 천길 벼랑 끝에 놓인 평상, 보기에도 어울리지 않는 두 노인이 마주 앉아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나마 고송이 땡볕을 가려 평상으로 그늘을 드리웠다. 까마득한 아래로는 건재해 보이는 무림맹이 내려다보였다. 두 노인은 무슨 얘기를 나누는지 안색이 수시로 변했다. “방주! 놈들의 만행이 날로 극심해질 것이네.” “소인도 그것이 걱정입니다.” 두 노인은 청산 진인과 개방 방주 주신개였다. 주신개는 진가장의 참혹한 현장을 둘러보고 모종의 지시를 내린 뒤..

검투사의 아들 2022.08.16

검투사의 아들 47

그 시각이었다. 컴컴한 암동으로 천둥소리가 간간이 들려왔다. 굵은 장대비는 암동까지 점령하려는 듯 투두둑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내렸다. 그런 와중에도 원세와 노인은 마주 앉아 한창 입씨름을 벌이고 있었다. “원세야, 청출어람(靑出於藍)이 무슨 뜻인지 아느냐?” “할아버지! 이젠 그만하시죠. 아무리 그러셔도 저는 사람은 죽이지 않습니다. 제가 무공을 익히는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함입니다. 굳이 뭘 하겠냐고 물으신다면, 저는 힘없는 약자들은 돕고는 싶다고 말씀드리겠습니다.” “이놈아! 청출어람이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나 참, 제자가 스승보다 낮다는 뜻이 아닙니까?” “그렇다. 내 평생에 너 같은 놈은 본 적이 없었다. 네놈은 모든 면에서 나보다 월등한 재능을 가졌다.” “할아버지! 절 달래려고 그러시는 ..

검투사의 아들 2022.07.16

검투사의 아들 46

5장, 분노(忿怒)를 삭여라! 소문! 소문! 소문! 두 가지 소문이 世間을 들끓게 했다. 하나는 보물 지도가 나타났다는 소문이었다. 보물 지도를 찾아라! 누구든 보물 지도를 찾는 자는 부귀영화를 누릴 것이다. 욕망과 탐욕에 눈먼 자들에겐 희소식이었다. 특히 강호와 무림을 둘러싼 장보도에 대한 소문은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단순한 소문이 아니었다. 그들은 쟁취하면 승리요, 빼앗기면 패배라는 인식하에 장보도를 찾기 위해 혈안이었다. 또 하나의 소문, 일단의 복면 괴한들이 봉래읍 개방 분타를 기습하여 개방도 20여 명을 참혹하게 살해했다는 끔찍한 소문이었다. 사건은 바람처럼 중원 각지로 퍼져나갔다. 왜? 복면 괴한들이 개방 분타를 기습했는지, 그들이 어디에 속한 자들인지,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다..

검투사의 아들 2022.06.05

검투사의 아들 45화

그 시각이었다. 밤이 되자 여느 때처럼 장원의 대문은 굳게 잠겼다. 종일(終日) 바쁘게 일했던 일꾼들은 더위 때문인지 거처 밖에 모여 앉아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천수의 거처에서도 소곤소곤 얘기 소리가 흘러나왔다. 그렇게 별빛 아래 드러난 장원은 평화로워 보였다. 바로 그때였다. 무슨 일이 벌어지려는 것일까, 장원 안팎을 은밀히 감시하는 검은 인영들이 있었다. 하나같이 검은 무복에 복면을 한 자들이었다. 시간은 계속 흘러갔다. 자정이 가까워질수록 장원은 숨이 막힐 정도로 살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그때 후원 밀실에서 은밀하게 나서는 자가 있었다. 덩치가 커 보이는 사나이였고 복면에 검을 단단히 거머쥐고 있었다. 덩치가 커서 그런지 무거워 보이는 걸음걸이가 불안해 보이긴 했다. 그러나 사나이는 후원..

검투사의 아들 2022.05.04

검투사의 아들 44화

그렇게 날짜는 흘러갔다. 장주는 여랑을 요양시켜야 한다며 오늘 아침 장원을 떠났다. 장원에 남아있는 사람들은 어떤 의심도 없이 여랑이 완치되어 돌아오길 빌었다. “이봐! 덕보, 자네 얼굴이 왜 그 모양인가?” 무사들의 무용담도 흥미가 없다는 듯 돌아앉은 덕보는 무슨 일이 있는지, 심각한 표정으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이를 지켜보던 천수가 덕보를 일깨웠다. “아, 아닐세! 개방 거지들을 죽이고 왔더니, 심란해서,” 덕보는 놀란 듯 엉뚱한 변명을 해댔다. 어젯밤이었다. 덕보는 장주의 은밀한 부름을 받았다. 그 자리에서 장주는 부귀영화를 보장해 주는 조건으로 충성맹세를 시켰었다. 덕보는 굶주렸던 낭인 시절, 자신을 구제해준 장주가 고마웠고, 늦은 장가지만 맘에 드는 마누라까지 얻게 해준 장주에게 큰 은혜..

검투사의 아들 2022.04.09

검투사의 아들 43화

다음 날 아침이었다. 진가장은 겉으론 조용한 듯 보였으나 어수선한 분위기가 곳곳에서 풍겼다. 마당엔 휘장이 쳐진 마차 한 대와 짐마차 두 대가 세워져 있었고, 장주의 애마인 백마와 다섯 필의 말들을 일꾼들이 잡고 있었다. “아가씨께서 요양을 떠나시다니, 이를 어쩌지,” “다 나으신 것 같았는데---” “그러게 말일세! 한 일 년 걸린다면서?” “대인께서 나오신다.” 풍객이 소리치자 짐을 날랐던 일꾼들이 하던 말을 끊곤 한쪽으로 물러섰다. 그때 진충원을 비롯해 쌍노와 일단의 무사들, 그리고 여랑과 유모, 조사의가 장원을 나섰다. 그 뒤로는 함께 따라갈 식솔들인지 남녀 이십여 명이 따르고 있었다. 그런데 보기에도 딱하게 여랑의 축 처진 어깨를 보면 꼭 죽으러 가는 사람처럼 기운이 하나도 없어 보였다. “쌍노..

검투사의 아들 2022.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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