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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102

검투사의 아들 2권 29화

여기는 하남성(河南省), 하남성 서쪽 끝에 자리한 영악산(靈嶽山)이 노을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언제부터 모여 있었을까, 영악산 중턱에 대략 20명쯤 되는 무사들이 모여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대단한 무위를 지녔을 무사들은 산 아래에 펼쳐진 영보현(靈寶縣)이라는 읍성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악산은 섬서성과 산서성의 경계에 있는 산이었고 산자락을 끼고 들어선 영보현은 하남성에서도 제법 큰 현으로 알려진 읍성이었다. “저 아래, 흰 깃발이 꽂힌 장원이 백리세가다. 가주인 천룡도신 백리청은 무림맹 대 총관이다. 현재 세가엔 오십여 명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개중엔 무공을 익힌 자들도 이십여 명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정을 기해 기습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한 놈도 살려둬선 아니 될 것이다.” 복명! ..

검투사의 아들 2023.02.10

검투사의 아들 2권 28화

4장, 무너지는 무림 세가들, “내가 너무 자만을 부렸나!” 원세는 암반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아미를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한 번씩 얼굴 근육도 씰룩거렸다. 추풍검로의 마지막 초식인 유풍멸혼도 쉽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원세는 자신했었다. 그런데 어디서 막혔는지 유풍멸혼은 시전(示轉)부터 힘이 실리지 않았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딱히 집히는 것도 없었다. 단지 자만심으로 인해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추측할 뿐이었다. “자만심은 금물인데, 그래 상승무공이나 상승검법은 내공 수위가 좌우한다고 했어, 광마 할아버지는 최소 삼 갑자 내공을 쓸 수 있다고 말했잖아, 그렇다면 내 무공수위는 겨우 일 갑자, 적어도 백 년 내공은 돼야 유풍멸혼을 펼칠 수 있다..

검투사의 아들 2023.02.02

검투사의 아들 2권 27화

다음날 부주와 원세의 합의로 제의가 실행되었다. 이를 지켜본 교두와 쌍살녀는 두 사람이 미쳤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 나서지도 못한 채 눈살만 찌푸렸다. 그렇게 원세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암동에 갇혔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암동이 그 누구도 들어와 보지 못한 부주의 연공실이라는 사실이었다. 암동엔 무공 비기뿐만 아니라 벽곡단과 검까지 갖춰진 그야말로 원세가 무공을 익히는 데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원세는 일단 이틀 동안은 몸을 추스르기 위한 운공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교두를 이기려면 일단은 무공서적들부터 살펴봐야겠지, 염라수라공이라도 있다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음, 두 달쯤 달라고 그럴 걸 그랬나, 한 달이면 시간이 부족하다. 무공서적은 대충대충 훑어보고 수련에 전념하자. 우선 추풍검로를 대성..

검투사의 아들 2023.01.28

검투사의 아들 2권 26화

열흘이라는 날짜는 빠르게 지나갔다. 여기는 커다란 암동(巖洞), 천장에 박힌 주먹만 한 야명주에 암동의 전경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폭은 7장쯤 되었고 천장 높이만도 5장이 넘을 것 같았다. 암동 한쪽 벽은 인위적으로 만든 서고로서 백여 권의 무공서적이 꽂혀있었다. 그 옆에 놓인 검 걸이엔 세 자루의 예사롭지 않은 검이 걸려있었다. 맞은편 암벽 밑엔 움푹 파인 작은 샘과 옆에 놓인 작은 항아리가 있었고, 특이하게 암동 중앙에 솟아있는 반 장 높이의 원형 암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앉아있었을까? 한 젊은이가 암반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젊은이는 숨을 고르게 내쉬며 운공 중이다. “제길, 제자가 되기 싫으면 무공을 익혀 교두를 이기라고, 세상에 광마 할아버지 같은 괴팍한 할아버지가..

검투사의 아들 2023.01.24

검투사의 아들 2권 25화

‘수련에서 돌아온 모양이지, 그나저나 언제까지 이러고 앉아있지, 동백 누나가 말했듯이 염라환이 영약임엔 틀림없다. 양공과 음공을 극대화시킨 것 같은 충만한 이 기운, 광마 할아버지 고맙습니다. 일단 중 단전에 갈무리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 활용방법을 제대로 알아야 할 텐데, 일단은 한 번씩 응용해서 펼쳐보겠습니다.’ 눈을 지그시 감은 채 미동도 없이 앉아있는 원세였다. 원세는 이미 동백이 가르쳐 준 구결을 통해 염라환의 효능을 제대로 갈무리를 한 상태였다. 불과 한 시진도 걸리지 않았으니, 부주가 봤다면 기절초풍했을 것이었다. 부주도 자신이 만든 염라환의 효험을 보기까지 장장 6개월이란 시간을 허비했었다. 그랬으니, 부주가 현장에 없었다는 것이 원세에게는 천만다행이었다. 어쨌든 짧은 시간이었지만 염라..

검투사의 아들 2023.01.15

검투사의 아들 2권 24화

밖은 어둠이 깔리고, 육십여 명의 수련생들은 정문 앞에 정렬해 서 있었다. 하나같이 사막을 뒹굴며 돌아다닌 듯 얼굴은 검붉게 그을었고 땀으로 범벅된 몸엔 모래투성이였다. 그들 앞엔 다섯 명의 교관들이 늘어서 있었고, 맨 앞에 나선 교두 장팔모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수련생들을 훑어보며 교육하고 있었다. “오늘도 고생했다. 이만 해산시켜라!” 교두가 힘이 실린 목소리로 명했다. “일격필살! 모두 듣거라! 오늘도 수고들 했다. 일단 씻고 석식(夕食) 후, 별도의 명령이 있을 때까지 휴식을 취하라! 해산!” 일격필살! 일격필살!!! 한 교관이 교두에게 군례를 올리곤 수련생들에게 명령했다. 그러자 수련생들이 일제히 일격필살(一擊必殺)이란 구호를 외치곤 호수로 달려갔다. 수련생들 나이는 20세 안팎으로 보였으며 하나..

검투사의 아들 2023.01.11

검투사의 아들 2권 23

‘클, 아직도 견뎌내다니, 이런 괴물 같은 놈이...’ “..........” “큭헉, 으...” 부주가 공력을 높이려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별안간 피를 토한 원세가 모로 쓰러졌다. “헉! 이놈이, 휴--” 부주는 놀란 나머지 급히 손을 떼려다 노련한 고수답게 주입했던 마공을 서서히 거둬들였다. 그리곤 길게 숨을 내쉬었다. 만약 부주가 마공을 주입한 상태에서 손을 뗐다면 원세의 생사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까지 초래했을 것이었다. 이렇듯 사람 잡을 부주의 위험천만한 행위에도 총령이나 쌍살녀는 눈살만 찌푸렸을 뿐 크게 걱정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이런 일이 여러 번 있었지만 죽어 나간 자는 없었기 때문이었다. “모란아! 염라환을 먹이거라!” “사부님! 염라환은...” “저놈은 염라환을 먹을 자격이 있느니라!..

검투사의 아들 2023.01.03

검투사의 아들 2권 22

빠오에 들어서자 호피가 깔린 의자에 두 노인이 앉아있었다. 거만스럽게 등받이 의자에 앉아있는 노인은 귀곡부 부주인 염라천인 것 같았고, 옆의 노인은 총령 갈양지였다. 염라천, 귀곡부 부주이자 사황련 태상 장로다. 나이는 115세. 보통 키에 흑색 도포를 입었으며 흑색건을 쓰고 있었다. 눈은 작은 편이었으나 마주 볼 수 없을 정도로 눈빛은 강렬했다. 몸에서 풍기는 기운만으로도 예사 노인이 아니라는 것을 대번에 알아볼 수가 있었다. 그래도 백염(白髥)은 짧지도 길지도 않게 잘 손질이 되어있었다. “사부님! 련에서 보낸 원세에요. 부주님이야, 인사 올려라!” 모란이 원세를 툭 건드렸다. “부주 할아버지! 고원셉니다.” 원세는 잘 부탁한다고 말하고 싶었지만, 인사만 했다. “네놈이 고천수의 아들놈이라고...” ..

검투사의 아들 2022.12.29

검투사의 아들 2권 21

그렇게 첫날밤을 보낸 원세는 교두의 명대로 수련엔 참가하지 않고 오전 내내 귀곡부를 둘러봤다. 중식을 먹은 후엔 암행 위사가 찾아왔고 얘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얘기 중에 추객의 아들이 바로 원세라는 것을 교두가 전갈에게 말했다. 전갈도 그 얘긴 처음 들었는지 원세를 측은히 여겼다. 아마도 전갈 자신이 고아 출신이라 마음이 쓰였던 모양이었다. 사실 진가장 사건은 련주인 진충원의 지시로 은밀하게 저질러진 사건이었다. 하여 만행을 저지른 당사자들 외엔 아는 자가 없었다. 게다가 철저하게 외부 세력이 습격한 것처럼 위장하여 사람들의 눈을 속였다. 이렇듯 진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지금도 외부 세력의 소행이라고 분개하고 있었다. “위사님! 걱정하지 마십시오. 잘해 낼 자신이 있습니다.” 원세가 주먹을 들어 올리며 당..

검투사의 아들 2022.12.26

검투사의 아들 2권 20

돈황과 신강의 경계에 위치한 열사(熱沙)의 땅,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모래폭풍이 지나가고 있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마치 해일처럼 지나가는 모래폭풍은 무지막지한 위력으로 산처럼 솟은 구릉마저도 평지로 만들었다. 대략 반 시진 동안 몰아쳤던 모래폭풍이 점차 잦아들었다. 뿌옇게 날리는 모래바람 속, 깎아지른 듯 솟아있는 바위산이 모습을 드러냈다. 귀곡부가 있다는 귀명산(鬼命山), 죽음의 산이라고 불리는 그 귀명산이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여기는 귀곡부, 모래폭풍이 지나갔음에도 귀곡부는 피해 없이 말짱하기만 했다. 사방이 천길 암벽으로 되어 있었으니 무지막지한 모래폭풍도 어쩌지 못한 모양이었다. 중천에 떠오른 태양 아래 다섯 개의 빠오가 한눈에 들어왔다. 북쪽 암벽 옆으로 길게 늘어선 다섯 개의 빠오..

검투사의 아들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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