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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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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2권 33화 눈부신 아침 햇살이 장원으로 달려왔다. 가을비라도 올 것처럼 잔뜩 흐렸던 하늘이 밤사이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낱낱이 밝히려는 듯 하늘은 청명하기만 했다. 백리세가의 참혹한 광경은 경악 그 자체였다. 어찌 인간으로서 이토록 천인공노할 만행을 저지를 수가 있는지 치가 떨릴 뿐이었다. 화마에 폭삭 주저앉은 전각엔 아직도 화마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그 주위엔 처참한 시신들이 즐비했고, 전각 안에 갇혔던 사람들은 화형을 당하듯 불에 타 한 줌의 재로 사라졌다. 아직도 꺼지지 않은 불씨에서는 고약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었고, 피비린내와 불에 탄 시신들로 인해 누린내가 장원에서 10리 밖까지 코를 찔렀다. 그 냄새만으로도 장원에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짐작이 되었다. 그때였다. 일단의 인물들이 장원을 향해 달려오고 있..
검투사의 아들 2권 32화 창졸간이라 장내는 잠시 적막이 감돌았다. 그때 검을 떨어트린 사나이가 목을 부여잡은 채 짚단처럼 거꾸러졌다. 역시 일검절명이란 이름답게 혁 노인은 검을 거둬들이며 놀란 듯 쳐다보는 사나이들을 직시했다. “쳐 죽일 놈들 모조리 죽일 것이다.” 혁 노인이 눈을 부라리며 두 사나이에게 다가갔다. “무슨 일이냐!” 휘익- 휙- 그때 싸늘한 일갈과 동시에 적노가 사나이들 앞으로 날아내렸다. 적노는 앞을 가로막는 호위무사 사마일을 단 세수에 죽이고 달려온 길이었다. 바로 그때였다. 한 사나이가 비틀거리며 수련에게 다가왔다. 그 뒤를 십여 명의 무사들이 쫓아왔다. “장 사범! 어찌 된 일인가?” “어르신! 모두 죽었습니다. 이일을 어떻게 합니까?” “무엇이라! 아가씨 아무래도 피신을...” 집사는 정신이 아뜩했다. ..
검투사의 아들 2권 31화 어둠이 깔릴 때부터 불길한 기운을 감지한 듯 하늘은 잔뜩 흐렸다. 가을비라도 내린다면 머지않아 추위가 닥칠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도 장원은 평상시처럼 고요했다. “왜 이렇게 불안하지, 비가 오려나,” 언제 갈아입었는지 날렵한 무복 차림의 백리수련이 대청 앞을 서성거리고 있었다. 가을비라도 올 것처럼 흐린 하늘을 쳐다보는 수련의 얼굴이 흔들거리는 등불에 드러났다. 몸에 잘 맞는 흰색무복에 검을 든 모습 때문이었을까, 장옷을 입었을 때는 성숙한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다면 이번엔 야생미가 풍기는 아름다움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별 하나 보이지 않는 하늘을 쳐다보는 수련의 얼굴엔 수심이 가득 어렸다. 지금 수련은 세가를 책임진 가주다. 현재 세가의 식솔들은 60여 명, 여인들과 어린아이들이 대부분이었다. 검을..
검투사의 아들 2권 30화 2권 30화 백리수련(百里睡蓮), 여인의 이름이다. 나이는 꽃다운 나이인 방년 18세였고 백리청의 유일한 핏줄인 손녀다. 수련의 아버지인 백리운하는 10년 전 부인과 함께 강호에 나갔다가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그때부터 수련은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세가를 책임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꾸물꾸물 몰려올 무렵, 대청에선 백리수련을 위시해 세가의 가신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자리엔 호위무사인 사마일과 세가의 식객으로 와있던 일검절명(一劒絶命)이라 불리는 혁우혁이란 60대 노인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대략 한 식경이 지나자 젊은 무사들이 대청에서 몰려나왔다. 인원은 12명이었다.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후반의 젊은 무사들이었고, 수장으로 보이는 자만이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
검투사의 아들 2권 29화 여기는 하남성(河南省), 하남성 서쪽 끝에 자리한 영악산(靈嶽山)이 노을에 물들어가고 있었다. 언제부터 모여 있었을까, 영악산 중턱에 대략 20명쯤 되는 무사들이 모여 있었다. 일견하기에도 대단한 무위를 지녔을 무사들은 산 아래에 펼쳐진 영보현(靈寶縣)이라는 읍성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영악산은 섬서성과 산서성의 경계에 있는 산이었고 산자락을 끼고 들어선 영보현은 하남성에서도 제법 큰 현으로 알려진 읍성이었다. “저 아래, 흰 깃발이 꽂힌 장원이 백리세가다. 가주인 천룡도신 백리청은 무림맹 대 총관이다. 현재 세가엔 오십여 명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고, 개중엔 무공을 익힌 자들도 이십여 명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자정을 기해 기습적으로 공격할 것이다. 한 놈도 살려둬선 아니 될 것이다.” 복명! ..
검투사의 아들 2권 28화 4장, 무너지는 무림 세가들, “내가 너무 자만을 부렸나!” 원세는 암반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아미를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한 번씩 얼굴 근육도 씰룩거렸다. 추풍검로의 마지막 초식인 유풍멸혼도 쉽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원세는 자신했었다. 그런데 어디서 막혔는지 유풍멸혼은 시전(示轉)부터 힘이 실리지 않았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딱히 집히는 것도 없었다. 단지 자만심으로 인해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추측할 뿐이었다. “자만심은 금물인데, 그래 상승무공이나 상승검법은 내공 수위가 좌우한다고 했어, 광마 할아버지는 최소 삼 갑자 내공을 쓸 수 있다고 말했잖아, 그렇다면 내 무공수위는 겨우 일 갑자, 적어도 백 년 내공은 돼야 유풍멸혼을 펼칠 수 있다..
검투사의 아들 2권 27화 다음날 부주와 원세의 합의로 제의가 실행되었다. 이를 지켜본 교두와 쌍살녀는 두 사람이 미쳤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 나서지도 못한 채 눈살만 찌푸렸다. 그렇게 원세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암동에 갇혔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암동이 그 누구도 들어와 보지 못한 부주의 연공실이라는 사실이었다. 암동엔 무공 비기뿐만 아니라 벽곡단과 검까지 갖춰진 그야말로 원세가 무공을 익히는 데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원세는 일단 이틀 동안은 몸을 추스르기 위한 운공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교두를 이기려면 일단은 무공서적들부터 살펴봐야겠지, 염라수라공이라도 있다면 큰 도움이 될 텐데, 음, 두 달쯤 달라고 그럴 걸 그랬나, 한 달이면 시간이 부족하다. 무공서적은 대충대충 훑어보고 수련에 전념하자. 우선 추풍검로를 대성..
검투사의 아들 2권 26화 열흘이라는 날짜는 빠르게 지나갔다. 여기는 커다란 암동(巖洞), 천장에 박힌 주먹만 한 야명주에 암동의 전경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났다. 폭은 7장쯤 되었고 천장 높이만도 5장이 넘을 것 같았다. 암동 한쪽 벽은 인위적으로 만든 서고로서 백여 권의 무공서적이 꽂혀있었다. 그 옆에 놓인 검 걸이엔 세 자루의 예사롭지 않은 검이 걸려있었다. 맞은편 암벽 밑엔 움푹 파인 작은 샘과 옆에 놓인 작은 항아리가 있었고, 특이하게 암동 중앙에 솟아있는 반 장 높이의 원형 암반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런데 언제부터 앉아있었을까? 한 젊은이가 암반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젊은이는 숨을 고르게 내쉬며 운공 중이다. “제길, 제자가 되기 싫으면 무공을 익혀 교두를 이기라고, 세상에 광마 할아버지 같은 괴팍한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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