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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28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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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무너지는 무림 세가들,

 

내가 너무 자만을 부렸나!”

 

원세는 암반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아미를 잔뜩 찡그리고 있는 것으로 보아 심각한 고민에 빠진 듯 보였다. 한 번씩 얼굴 근육도 씰룩거렸다.

 

추풍검로의 마지막 초식인 유풍멸혼도 쉽게 펼칠 수 있을 것이라 원세는 자신했었다. 그런데 어디서 막혔는지 유풍멸혼은 시전(示轉)부터 힘이 실리지 않았다. 무엇을 잘못했는지 딱히 집히는 것도 없었다. 단지 자만심으로 인해 놓친 부분이 있는 것은 아닌지 추측할 뿐이었다.

 

자만심은 금물인데, 그래 상승무공이나 상승검법은 내공 수위가 좌우한다고 했어, 광마 할아버지는 최소 삼 갑자 내공을 쓸 수 있다고 말했잖아, 그렇다면 내 무공수위는 겨우 일 갑자, 적어도 백 년 내공은 돼야 유풍멸혼을 펼칠 수 있다는 얘기네!”

 

추풍검로는 상승검법이다. 상승검법을 익힘에 있어서 기본은 내공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기본 이치를 자만심으로 망각했음을 원세는 이제야 깨달았다.

 

우선 내공을 키워야 해! 그때 제대로 배울 걸, 그래 음기를 음공으로 갈무리했잖아, 할아버진 음공도 삼십 년 수위는 된다고 하셨어, 운공을 할 때마다 수위가 높아진다고도 하셨고, 그렇다면 염라환의 공능을 내공으로 융화시킨다면 엄청난 내공이 쌓이는 거네. 제길 양공과 음공, 사공을 어떻게 융화를 시키지, 광마 할아버지!”

 

원세의 입에서 할아버지 소리가 절로 흘러나왔다.

원세는 일단 광마 할아버지와 지낼 때를 떠올렸다.

그때 건성으로 흘려들었던 무공 얘길 곱씹었다.

 

 

원세가 머리에 쥐가 나도록 뇌를 혹사(酷使)시키고 있을 무렵이었다. 부주의 빠오에선 부주와 쌍살녀, 그리고 교두가 한창 원세에 대한 얘길 나누고 있었다.

 

사부님! 어떤 의도에서 그러셨는지 말씀을 해 주시지요. 이거 답답해서 미치겠습니다.”

 

못난 놈, 네놈이 말했듯이 원세 그놈은 놓치기 아까운 놈이다. 어떻게 해서든 그놈을 제자로 삼아야겠다. 헌데 어린놈 고집이 옹고집이란 말이다. 내 그놈의 똥고집을 꺾으려고 일부러 결투를 운운한 것이다. 알겠느냐?”

 

부주는 수염을 쓰다듬으며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부주 염라천은 원세의 진신 내력은 밝혀내지 못했다.

하지만 원세가 무골(武骨)인데다가 정명한 기운의 소유자라는 것은 알아냈다. 부주는 평생에 바라던 제자를 두게 되었다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었다. 그런데 원세가 거부했으니 속도 많이 상했을 것이었다. 그래도 부주는 선뜻 나선 놈보다는 원세의 기질을 더 높이 평가했다.

 

무공을 익힘에 있어서,

 

첫째, 체질은 무골이어야 하며,

둘째, 정명한 기운을 가진 자가 으뜸이며,

셋째, 성정이 올곧아야 하며,

 

하여 부주는 원세를 쉽게 포기하진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연공실까지 내어줍니까, 우리에겐,”

닥쳐라! 쯧쯧 멍청한 놈, 네놈이 똑똑만 했어 봐라! 벌써 연공실 출입을 허락했을 것이다. 아니지 네놈이 염라수라공을 칠성만 이뤘어도 벌써 연공실 출입을 허락했을 것이거늘, 네놈이 지금이라도 칠성의 성취를...”

 

사부님! 그게 그리 쉬습니까! 칠성까지는 아니지만, 오성의 성취는 이미 봤습니다.”

 

교두 장팔모는 눈치를 보며 나섰다.

덩치답지 않게 주눅이 든 모습이었다.

 

이놈아! 그걸 자랑이라고 떠벌이는 게냐! 오성의 성취를 이룬 것은 벌써 십 년 전이다. 이 멍청한 놈아!”

 

알겠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연공을 하지요. 대신에 사부님이 수련생들을 책임지십시오.”

 

교두는 어린애처럼 퉁퉁거리곤 빠오를 나가 버렸다.

 

사부님, 제 능력은 제가 압니다. 하지만 조금은 섭섭했습니다. 그렇다고 사부님을 원망한 것이 아닙니다. 제 능력이 거기까지니, 자신에게 화가 났을 뿐입니다. 그놈 원세는 크게 될 놈입니다. 정말이지 놈이 사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힘들단 생각이 듭니다.’

 

교두는 수련장으로 가는지 정문 쪽으로 걸어가다 슬쩍 뒤를 돌아다봤다. 입가엔 씁쓸한 미소가 어렸다.

 

하여간 덩칫값도 못 하는 놈이라니까,”

그래도 사부님이 너무 하셨어요. 사형이 얼마나 속이 상했으면 저렇게까지 했겠어요.”

 

모란이 교두가 안 되어 보였던지 한마디 했다.

 

너희들에게도 누차 말했듯이 사람에겐 저마다 타고난 능력이 있느니라. 그 능력을 극대화시키는 것은 노력으로 가능하다. 하지만 그 이상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 팔모도 그 이상의 발전은 힘들 것이다. 에헴...”

 

사부님, 기분 풀 겸, 우선 술 한 잔 드세요.”

 

무슨 할 말이 있는 듯 동백이 애교를 부리며 술을 따랐다. 고급술인지 술을 따르자마자 코끝을 톡 쏘며 그윽한 주향이 장내로 퍼졌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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