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30화
백리수련(百里睡蓮), 여인의 이름이다. 나이는 꽃다운 나이인 방년 18세였고 백리청의 유일한 핏줄인 손녀다. 수련의 아버지인 백리운하는 10년 전 부인과 함께 강호에 나갔다가 의문의 살해를 당했다. 그때부터 수련은 무공을 배우기 시작했고, 할아버지를 대신해 세가를 책임지고 있었다.
땅거미가 꾸물꾸물 몰려올 무렵, 대청에선 백리수련을 위시해 세가의 가신들이 모여 대책회의를 하고 있었다. 그 자리엔 호위무사인 사마일과 세가의 식객으로 와있던 일검절명(一劒絶命)이라 불리는 혁우혁이란 60대 노인이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대략 한 식경이 지나자 젊은 무사들이 대청에서 몰려나왔다. 인원은 12명이었다. 대부분 20대 초반에서 후반의 젊은 무사들이었고, 수장으로 보이는 자만이 40대 후반으로 보였다.
“듣거라! 이 시각부터 조별로 보초를 선다. 반 시진 마다 교대를 할 것이다. 먼저 1조부터 보초를 서라! 피곤하더라도 임무에 충실하도록, 알겠나!”
복명!!!!!”
무사들이 일제히 복명하곤 자리를 떴다.
백리세가엔 무사들이 많지 않았다. 전대 가신들은 대부분 50년 전 정사 대전에서 장렬히 전사했고, 그 후손에 후손인 젊은 무사들이 세가의 기둥들이었다. 다른 세가들처럼 무사들을 모집했다면 무사들이 많았겠지만, 정의를 중시 여겼던 백리세가는 세를 불리기 위한 무사들은 들이지 않았다.
“장 사범! 보초를 세웠는가?”
무사들에게 지시를 내렸던 사나이가 대청으로 들어가자 집사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예 어르신, 일단 조별로 반 시진마다 교대를 하도록 했습니다. 무슨 일이 있으면 즉시 신호를 보내기로 했으니 큰 문제는 없을 것입니다.”
사나이는 쾌도(快刀) 장기풍이라 불리는 인물로서 세가의 충실한 가신의 한 사람이다. 나이는 50세, 넓적한 도를 사용했고 한번 출수하면 눈 깜짝할 순간에 상대를 제압한다고 하여 무림에선 쾌도란 별호로 통했다. 그리고 젊은 가신들의 무술 사범이기도 했다.
백리세가에서 가주인 백리청을 제외하곤 집사인 양 노인이 61세로 제일 연장자였다. 비록 옷은 허름하게 입고는 있었으나 기품이 있었고 무공에도 일가견이 있어 보였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심각한 표정으로 백리수련의 눈치를 보고 있는 노인은 식객으로 있는 일검절명(一劍絶命) 혁우혁이란 노인이었다. 단 한 번의 출수인 일검에 상대를 죽인다고 하여 일검절명이었다.
“집사 할아버지! 아무래도 노약자들을 피신시키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피신시킬 곳이 있는지 알아보세요.”
“그런데 아가씨! 오늘은 늦었으니 날이 밝는 대로 알아보겠습니다.”
“그렇게 하세요. 그리고 혁 할아버지!”
“...수련 낭자! 내게 할 말이 있는가?”
별안간 수련의 부름에 일검절명이 놀란 듯 쳐다봤다.
“이런 말씀을 드리면 기분이 상하실지 모르겠지만 말씀드리겠어요. 혁 할아버지! 불편하시면 세가를 떠나셔도 됩니다. 할아버지께선 손님인데 문제라도 생긴다면...”
“어허! 무슨 말을 그리 섭섭하게 하는가, 어떤 놈들이 기습할지는 모르겠지만 내 놈들에게 일검절명이 누구란 걸 똑똑히 보여줄 것일세! 알겠는가?”
“혁 할아버지! 할아버지가 나서 주신다면 뭔 걱정이 있겠어요. 고맙습니다. 할아버지!”
“........”
“혁 선배! 고맙소이다.”
“고맙습니다. 어르신!”
“어허 왜들 이러나 어험,”
‘제기랄, 큰소리쳤지만 놈들은 분명 사황련과 관련이 있는 놈들일 것이야, 그렇지 않다면 감히 대 총관의 본가인 백리세가를, 이거 진즉에 떴어야 하는 건데...’
혁 노인은 수련이 선수를 치는 바람에 공명심에 큰소리를 치기는 했다. 하지만 사황련이 발호를 할 것이란 얘기가 심심찮게 나돌던 때라 불순한 세력이 사황련과 관련이 있으면 어쩌나 가슴이 뜨끔했음이었다. 일검절명도 하나밖에 없는 목숨은 아까웠던 모양이었다.
백리수련을 비롯한 인물들은 불순한 세력의 기습에 대비해 대책을 논의했으나, 언제 어느 때 기습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특별한 대책을 세우기란 문제가 있었다. 대책이라고 세운 것이 장원으로 들어오는 길목과 장원경비를 철저히 서자는 것이 대책회의 결과였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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