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27화

썬라이즈 2023. 1. 28. 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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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부주와 원세의 합의로 제의가 실행되었다. 이를 지켜본 교두와 쌍살녀는 두 사람이 미쳤나, 너무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라 나서지도 못한 채 눈살만 찌푸렸다.

그렇게 원세는 만신창이의 몸으로 암동에 갇혔다.

그래도 다행한 것은 암동이 그 누구도 들어와 보지 못한 부주의 연공실이라는 사실이었다. 암동엔 무공 비기뿐만 아니라 벽곡단과 검까지 갖춰진 그야말로 원세가 무공을 익히는 데 부족함이 없는 곳이었다. 원세는 일단 이틀 동안은 몸을 추스르기 위한 운공에만 전념하기로 했다.

 

교두를 이기려면 일단은 무공서적들부터 살펴봐야겠지, 염라수라공이라도 있다면 큰 도움이 될 텐데, , 두 달쯤 달라고 그럴 걸 그랬나, 한 달이면 시간이 부족하다. 무공서적은 대충대충 훑어보고 수련에 전념하자. 우선 추풍검로를 대성하자, 그래 마류흡자결을 응용해 장풍, 지풍도 익히고,”

원세는 이틀 동안 암반 위에 올라가 운공 했다. 앞으로 이십팔일, 어떻게 해서든 무공을 대성해야 한다. 일단 그렇게 결심을 하자 마음은 홀가분해졌다. 원세는 천천히 암반에서 내려와 서고로 다가갔다. 그리곤 무공서적들을 살폈다.

뭐야, 제목이 지워졌잖아, 이건 새로 써넣은 숫잔데, 부주가, 이거 수상쩍은 냄새가 나네?”

암벽을 정교하게 홈을 파 만든 서고엔 무공서적들이 꽂혀있기는 했다. 하지만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표지 글자들이 지워져 있었다. 그 대신 서적마다 번호가 새겨져 있었는데 1에서 103까지 새겨져 있었다.

그렇겠지, 부주가 뭔가 술수를 부려 놓은 게야, 도움이 될까 했더니, 잘 됐지 뭐, 추풍검로만 대성해도 천하제일 검객이 된다고 하셨고, 마류흡자결만 대성해도 장풍이나 지풍을 펼칠 수 있다. 아니면 흡자결의 수법으로 사물을 이용해, 그래 흡자결을 이용해 상대를 공격한다면, ~ 바로 그거였어!”

현재, 바로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을 정확히 직시한 원세의 머리는 빠르게 회전했다. 어떻게 해서든 한 달이라는 시간을 최대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그동안은 자신을 숨기고 살다 보니 몸을 움츠렸었다. 그런데 지금은 비록 암동이지만 완전 자유의 몸이었다. 누구 눈치 볼 것도, 마음껏 자신의 능력을 내보여도 문제 될 것이 없음이었다. 그것도 한 달간은---

원세는 천천히 검 걸이 앞으로 다가갔다. 두 자루의 검은 검병에 달린 수실부터가 화려했고 용사비등(龍蛇飛騰)한 문양 또한 정교하게 새겨져 있었다. 그러나 맨 위에 걸린 검에는 일반 검에도 새겨지는 명검이란 흔한 문자도 삼색 수실도 달리지 않았다. 단지 검병이 검붉은 색이라는 것만이 특이하다면 특이했다.

일단, 이 검으로 수련을...”

원세는 세 자루의 검을 찬찬히 뜯어보곤 맨 위에 걸린 검을 집어 들었다. 이상하게 보검처럼 화려한 검보다는 특이하긴 했어도 평범해 보이는 검이 맘에 들었기 때문이었다.

한차례 검의 무게를 가늠해 본 원세는 천천히 중앙으로 걸어가 가슴 높이의 암반 위로 가볍게 올라섰다. 너무도 자연스러운 몸놀림이었다. 이것만 봐도 원세가 그동안 많은 성취를 이뤘음이 증명되었다.

추풍검로는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폭풍처럼 거세면서도 유연하다. 강함은 부러지나 유연함은 휠뿐이다.”

스르릉-

--우웅--

원세는 편한 자세로 발을 벌리며 검을 뽑았다.

그 순간, 검신(劒身)에서 푸르스름한 빛이 발산했다.

이어서 바르르 떨며 미미한 울음소리를 냈다.

 

이 검도 예사 검이 아니다. 그런데 이 기운은?”

검을 뽑자마자 느끼지 못했던 기운이 검병을 통해 손바닥으로 전해졌다.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미지근한 기운이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손바닥을 통해 밀려 들어온 기운은 염라환의 공능과 같은 맥락의 기운이었다.

이럴 수가, 신병이기들이 있다고 하더니 바로 이 검이 그중에 하난가, 그렇다면 다른 검들은 얼마나 대단한 검들일까, 염라환의 공능 만큼은 아니더라도 엄청난 기운을 내재하고 있다. 혹시 검기---”

검신을 직시한 원세의 눈에 경이의 빛이 일렁였다.

일단 추풍검로는 대성해야 한다. 광마 할아버지의 추풍검로에 관한 조언이 없었다면 대성은 꿈도 못 꿨을 거야, 강호의 무림에 대해서도 그렇고---”

원세는 광마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자세를 잡았다.

사실 광마는 원세의 하는 양을 지켜보며 혼잣소리처럼 툭툭 말을 던졌었다. 하지만 그 말속엔 검법과 무공을 익히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과 요령들이 들어있었다. 추풍검로를 익힐 때는 자세 하나까지 가르쳐줬고, 경공술(輕功術)인 마류부공보도 그때 가르쳐 준 것이었다.

추풍검로는 삼 초식으로 이뤄졌다. 첫 번째 초식은 미풍멸혼(微風滅魂)으로서 미풍이 낙엽을 스쳐 지나가듯 검이 미풍처럼 움직여 상대를 순간에 제압하는 수법이었다.

두 번째 폭풍멸혼(暴風滅魂)은 시전 자의 움직임에 따라 검에서 돌풍이 일듯 검풍을 일으킨 순간,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수법이었다.

세 번째 유풍멸혼(柔風滅魂)은 검을 눈높이로 들고 자연에 동화된 듯 공기의 흐름처럼 부드럽게 상대를 제압하는 초식이다. 만약 대성하여 유풍멸혼을 시전 한다면 천하에 추풍검로와 대적할만한 검법은 아마도 다섯 손가락으로 꼽아도 될 것이었다.

추풍검로를 대성하여 검법을 펼친다면 한 번의 시전으로 수백의 변초가 발초하여 사방을 제압한다고 하였으니, 무성한 나뭇잎들이 우수수 잘려나가는 상황이 어렵지 않게 상상이 되었다.

미풍멸혼!

, 휘익, 휘휘휘휙,

원세의 입에서 조용히 일갈이 터진 순간, 하검식 자세였던 검이 찌르기 자세로 변해 있었다. 언제 몇 번의 검을 변환시켰는지 바람 가르는 소리만 들렸을 뿐이었다. 오른발은 반 발짝 앞으로 나간 자세였고 무릎은 약간 구부린 상태였다.

폭풍멸혼!

휘익, 휘익, ,

또다시 일갈이 터진 순간이었다. 원세가 한차례 몸을 회전시켰나 싶었는데 허공을 향한 검을 좌에서 우로 우에서 좌로 휘둘렀다. 그 순간 원세는 하검식 자세로 돌아가 있었다. 그런데 어떻게 된 일인지 원세의 옷과 머리가 바람에 날리듯 나부꼈다. 일시 검풍이 몰아쳤음이었다.

, 이젠 유풍멸혼만...”

숨을 고른 원세가 발을 모으는가 싶었더니, 다시 기마자세로 발을 벌렸다. 그리곤 검병을 틀어쥔 오른손을 천천히 들어 검을 눈앞에 세웠다. 그리곤 자연스럽게 왼팔을 벌렸다.

유풍멸혼!

추풍검로의 마지막 초식인 유풍멸혼이 시전되는 순간이었다.

휘익! !!!

재차 기합성을 터트린 원세가 눈앞에 일자로 곧추세웠던 검을 하늘로 뻗쳐 올렸다. 그리곤 우측으로 크게 원을 그렸다. 얼마나 빠른 동작이었는지, 발이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짚는 것도, 여러 번 회전하는 것으로 보였다. 게다가 손의 움직임도 원을 그린 것처럼 언뜻 보였을 뿐이었다. 아니 그때는 균형을 잃었는지 휘청거리는 원세가 자세를 바로잡고 있었다. 사실 휙 하는 바람 소리만 들렸을 뿐 초식의 변화나 위력은 나타나질 않았다.

제길, 공력이 부족한가, 힘이 실리질 않네.”

원세는 투덜거리며 암반에서 내려섰다.

얼굴엔 그동안 내보이지 않던 불만이 어렸다.

세상은 뜻하지 않은 인연으로 길흉화복을 겪기도 한다. 지금 원세는 염라환이란 영단을 복용한 결과로 예기치 못했던 기연을 얻었다. 그리고 또 하나의 기연을 얻을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세상사는 하나를 얻으면 하나를 잃어야 하는 철칙이 존재했으니---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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