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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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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2권 41화 6장, 여심(女心) 섬서성과 허난 성 경계에 있는 영악산 거암봉(巨巖峰)이 저녁노을에 아름답게 물들어갈 무렵이었다. 그때 한 젊은이가 노을에 물들어가는 거암봉 정상을 향해 가파른 길을 올라가고 있었다. 사람들 왕래가 없다 보니, 낙엽이 수북이 쌓인 길 같지도 않은 길이었다. “이 정도면 사냥꾼들 움막이 있을 것 같기도 한데, 제길, 오늘도 이슬 피하긴 틀렸군. 노숙할 곳이라도,” 원세는 길 같지도 않은 길을 올라가며 혹시나 사냥꾼들 움막이라도 있을까 주위를 살폈다. 그러나 움막은 보이지도 않았다. 원세가 기련객점을 떠나온 지 보름이 되었다. 그동안 산길만 이용했고 산속에서만 노숙했다. 그러니 이젠 지칠 만도 했다. 그렇게 사람들 눈을 피해 이곳까지 오는 동안 원세는 자신을 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했었다. ..
검투사의 아들 2권 40화 한편, 땅거미가 꾸물꾸물 몰려올 무렵이었다. 검을 든 한 젊은이가 고랑이라는 작은 읍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어디서 결투라도 벌였는지 옷자락 몇 군데가 날카롭게 잘려 너풀거렸고 피를 흘렸는지 옷자락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러나 큰 負傷을 당한 것 같지는 않았다. 살펴보니 귀곡부를 당당히 떠나온 원세였다. 원세는 배웅을 나왔던 분들에게 감사 인사로 섭섭함을 대신했다. 전갈은 사부인 부주의 성정이 괴팍하니, 이해하라며 무조건 멀리 달아나라고 말했었다. 그리고 쌍살녀 자매는 나중에 다시 만나자면서도 아쉬웠던지 섭섭한 표정으로 건량을 건네줬었다. 원세는 짧은 만남이었지만 그들의 마음 씀씀이에 뭉클거림을 느꼈다. 하지만 내색은 못 하고 그냥 고맙다는 인사만 남기곤 걸음을 재촉했다. 추격자들을 따돌리기 위해선..
검투사의 아들 2권 39화 검투사의 아들/2권 39화 결투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나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 아래 펼쳐진 귀곡부는 다른 때보다도 조용했다. 그런데 유독 부주의 빠오 주위는 살벌함이 감돌고 있었다. 그때 살기가 배인 일갈이 밖까지 들렸다. “네놈들이 죽으려고 환장을 한 것이냐? 무조건 놈을 죽이고 검을 회수해 와야 할 것이다.” 빠오 안, 의자에 앉은 부주를 비롯해 쌍살녀와 대두, 전갈, 그리고 20여 명의 암행 무사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나열해 있었다. 그런데 총령은 보이지 않았다. “부주님! 어찌 명을 거역하겠습니까. 단지 검만 회수하는 선에서 놈을 살려 보내심이...” “그렇습니다. 부주께서도 놈을 어여삐 보셨잖습니까? 그러니 교두 말대로 검만 회수하십시오.” 대두가 난감한 표정으로 나서자 전갈이 거들고 나섰다..
검투사의 아들 2권 38화 2권 38화 우우-- 잠시 장내가 술렁거렸다. 긴장감을 해소하기 위한 관전자들의 환호였다. ‘아니, 놈의 자세가 만만치가 않은데, 허술해 보이지만 빈틈도 없고, 제법이다. 오늘 네놈이 결투에 나선 것은 날 우습게 본 것도 될 터, 네놈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똑똑히 가르쳐 주겠다.’ 교두는 원세의 자세를 훑어보며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단단히 별렀다. ‘으, 태산처럼 커 보인다. 내가 감히 교두와 결투를,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제 갈 길이 따로 있으니 무례를 범하겠습니다. 교두님, 악의가 있어서 나선 것은 아니니, 이해를 해 주십시오. 그래 무조건 이겨야 해!’ 원세는 태산처럼 버티고 선 교두를 보자 일시 위축감이 들었다. 그렇다고 결투를 포기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어떻게 해서든 이겨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검투사의 아들 2권 37화 2권 37화 붉은 깃발이 원형으로 낮게 꽂혀있는 수련장, 말이 수련장이지 부주의 흥을 돋우기 위해 한 번씩 치러지는 일종의 결투장이었다. 결투장 한쪽으론 부주와 총령이 의자에 앉아 무슨 얘긴지 수군거리고 있었고, 원세와 교두는 그 앞에 서서 명을 기다리고 있었다. 긴장했는지 두 사람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폭 3장의 결투장, 그 둘레엔 150여 명이 넘는 무사들이 겹겹이 둘러서서 흥미롭다는 표정들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부주 좌우에 서 있는 쌍살녀와 전갈, 교관들은 해괴한 결투도 다 있다는 듯 달갑지 않은 표정들이었었다. “오 교관! 수련생들은 어찌 된 건가?” “교두님이 애송이와 결투를 벌이는데 수련생들을 부를 수는 없지요. 지금 한창 모래밭을 기고 있을 겁니다. 그래도 이번에 들어온 놈들은 독종들..
검투사의 아들 2권 36화 2권 36화 해가 중천에 떠오른 시각이었다. 암동 앞엔 부주를 위시해 총령 갈양지, 그리고 교두와 언제 돌아왔는지 전갈이 나란히 서 있었다. 부주 옆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두 여인이 암동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로는 일단의 무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릉 크르릉, 크르릉... 부주의 가벼운 손놀림에 암동이 열렸다. 그 순간, 눈살을 찌푸린 사나이가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눈이 부셨음이었다. 사나이의 손엔 검이 들려 있었고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누가 보더라도 암동에 들어갈 때의 소년 원세가 아니었다. 햇볕을 못 받아서 그런지 약간 창백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키도 더 커졌고 당당한 대장부로 보였다. 부주를 위시한 사람들은 일시 멍하게 원세를 쳐다봤다. 부주..
검투사의 아들 2권 35화 2권 5장, 귀곡부를 떠나며 어느덧 변방엔 겨울이 찾아들었다. 휘이잉—휘이잉-- 둔황에서도 70여 리 떨어진 죽음의 산이라는 귀명산이 모래바람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세찬 모래바람이 귀명산을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죽은 자들의 억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원세는 부주인 염라천의 제자 되기를 포기한 대가로 6개월간 받아야 할 고도의 살수 수련을 7일 만에 마쳐야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극한의 훈련인 지옥훈련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원세가 맘에 든 부주는 자신이 평생 만들었다는 염라환까지 먹여가며 제자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원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때에 부주는 억지의 마지막 제의를 했다. 원세는 어쩔 수 없이 그 제의에 응했다. 앞으로 삼 일이면 암동에 갇힌 지 한 달이다. 삼 일 후면..
검투사의 아들 2권 34화 2권 34화 한편, 작은 성을 방불케 하는 무림맹이 눈앞에 펼쳐졌다. 삼엄한 경계에 돌입한 듯 곳곳엔 눈을 번뜩이는 무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몇 달 전만 해도 기강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던 무림맹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힘이 넘치고 있는 것을 보면 사황련의 만행이 결속을 다지는데 한몫을 한 모양이었다. 여기는 맹주전, 백색 일색으로 치장된 커다란 내전엔 이십여 명의 인물들이 태사의를 마주해 앉아있었다. 태사의엔 맹주인 청산진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태사의 우측 아래엔 백리청이 한 장의 서신을 들고 서 있었다. “맹주님! 개방 방주로부터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내용을 낭독하겠습니다.” “낭독하시오.” “예 맹주!” 백리청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이곤 내용을 낭독했다. 낭독 내용은 이러했다. 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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