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34화

썬라이즈 2023. 3. 3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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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34화

한편,

작은 성을 방불케 하는 무림맹이 눈앞에 펼쳐졌다. 삼엄한 경계에 돌입한 듯 곳곳엔 눈을 번뜩이는 무사들이 보초를 서고 있었다. 몇 달 전만 해도 기강이 무너진 것처럼 보였던 무림맹이었다. 그런데 이토록 힘이 넘치고 있는 것을 보면 사황련의 만행이 결속을 다지는데 한몫을 한 모양이었다.

 

여기는 맹주전, 백색 일색으로 치장된 커다란 내전엔 이십여 명의 인물들이 태사의를 마주해 앉아있었다. 태사의엔 맹주인 청산진인이 심각한 표정으로 앉아있었고, 태사의 우측 아래엔 백리청이 한 장의 서신을 들고 서 있었다.

 

맹주님! 개방 방주로부터 전서구가 도착했습니다. 내용을 낭독하겠습니다.”

낭독하시오.”

예 맹주!”

 

백리청은 정중히 고개를 숙여 보이곤 내용을 낭독했다.

낭독 내용은 이러했다.

 

급전,

 

남궁세가. 모용세가, 황보세가, 백리세가,

정체불명의 세력들이 급습.

위기에 처한 것으로 사료됨.

방도들을 급파함.

 

추신,

군소 방파들도 위협을 받는 상태임.

모종의 조처를 요함.

 

방주 주신개

 

대 총관! 남궁세가가 기습을 당했다는 말이요.”

 

대 총관이 말을 끝내자마자 남궁세가의 전대 가주인 남궁호천이 믿을 수 없다는 듯 따지듯 나섰다.

 

장로께서는 진정하시지요. 맹주님! 사황련에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개시한 것 같습니다. 어떤 조치가...”

대 총관, 그리고 여러분! 불순세력은 분명 사황련일 것이오. 어떻게든 놈들의 만행을 막아야 하오. 하지만 섣불리 움직였다간 오히려 놈들의 계략에 말려들지도 모르오. 그러니 좋은 방안을 생각해 보시오.”

 

맹주의 목소린 침통했다.

 

맹주! 놈들이 세가들과 방파들을 습격하려면 적어도 수백 명은 넘어야 할 것이오. 뭔가 내용에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닌지 의혹이 듭니다.”

 

장로 태청노사 혁세민이 미심쩍다는 표정으로 나섰다.

 

사실 곤륜파엔 무공을 익힌 도사들만 1000여 명이었다. 그들 중 혁세민의 아들이자 현 장문인은 말할 것도 없고 곤륜파 무공을 대성한 도사들도 20여 명이나 되었다. 그런 마당에 감히 누가 곤륜파를 습격하겠느냐는 자만심을 내보인 것이었다. 태청노사로선 전서구 내용이 이해가 되지 않았음이었다.

 

“태청노사! 자만하지 마시오. 오후가 되기 전에 비보들이 당도할 것이오. 여러분! 일단 천위대를 파견할까 하는데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소!”

맹주님! 현 상황에서 천위대를 파견할 수는 없습니다. 이미 별동대가 출동한 상태이니 좀 더 지켜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무슨 말을 그렇게 하는가, 맹주님! 당장에 천위대를 파견하십시오. 세가들이...”

남궁 장로님, 이미 놈들이 들이쳤다면 문제가 발생했을 것입니다. 그래도 남궁세가는 가신들과 무사들이 많으니 크게 걱정하실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걱정은 모용세가와 백리... 어쨌든 지금으로선 별동대의 보고를 받은 연후에 조치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 총관 목소리에 불편한 심기가 묻어있었다.

세가에 문제가 생겼음을 짐작했음이었다.

 

남궁세가엔 가신들과 무사들이 500여 명에 육박했다. 게다가 차기 맹주 자리를 염두에 두고 준비한 덕에 그들의 무공실력은 뛰어났다. 그런데도 나섰다는 것은 사황련이란 세력이 두렵기 때문일 것이었다.

 

대총관은 세가가 위험에 처했음을 직감하면서도 나서지 못하는 자신이 싫었다. 무엇보다도 손녀인 수련을 생각하면 당장에라도 달려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하지만 자신은 대의를 위해 나선 몸이었다. 세가가 자신의 대에서 문을 닫더라도 나설 수가 없었음이었다.

 

대 총관! 비상경계령을 내리시오. 그리고 천위대는 출동태세를 갖추고 대기토록 하시오. 별동대의 전갈을 받은 후, 대책을 논의하도록 합시다.”

 

맹주의 근엄한 일갈에 이의를 다는 자는 없었다.

 

장내는 숙연한 가운데 사황련의 발호에 대해 의논에 들어갔다. 먼저 사황련의 본거지를 찾는 일이 시급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거기엔 사황련의 세력이 어느 정도인지 밝히는 것도 포함이 되었다.

 

지금까지 사황련에 대해 개방이 나서서 조사했지만 이렇다 할 결정적인 증거는 밝혀내지 못했다. 그리고 무림맹의 별동대가 출동했음에도 알아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단지 개방에서 알아낸 수상한 세력이 세가와 군소 방파를 들이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는 정도였다.

 

어쨌거나 정사 대전에 참여했던 무림 세가들이 지난밤을 기해 참담하게 무너져 내렸다는 사실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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