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35화

썬라이즈 2023. 4. 5. 10:26
728x90
반응형

2권 5, 귀곡부를 떠나며

 

어느덧 변방엔 겨울이 찾아들었다.

 

휘이잉휘이잉--

 

둔황에서도 70여 리 떨어진 죽음의 산이라는 귀명산이 모래바람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세찬 모래바람이 귀명산을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죽은 자들의 억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원세는 부주인 염라천의 제자 되기를 포기한 대가로 6개월간 받아야 할 고도의 살수 수련을 7일 만에 마쳐야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극한의 훈련인 지옥훈련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원세가 맘에 든 부주는 자신이 평생 만들었다는 염라환까지 먹여가며 제자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원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때에 부주는 억지의 마지막 제의를 했다.

원세는 어쩔 수 없이 그 제의에 응했다.

 

앞으로 삼 일이면 암동에 갇힌 지 한 달이다. 삼 일 후면 암동을 나서는 동시에 부주의 제의에 따라 교두와 결투를 벌여야 한다. 그동안 원세는 결투를 대비한 수련에 전념했다. 하지만 부주는 이미 원세가 제자가 된 것처럼 생각했다. 얼마나 자신했으면 날짜를 꼽아가며 한 달이 하루속히 지나가길 기다렸을까, 반면 교두는 착잡한 심경으로 나날을 보내야 했다.

 

염라천이 평생에 걸쳐 제조했다는 염라환, 그 염라환을 제조하면서 염라천은 하나의 검을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그 검이 바로 마검(魔劍)이었다. 원세는 이런 사실도 모른 채 평범해 보였던 마검을 가지고 수련에 전념했고, 결국은 추풍검로의 삼 초식을 대성했다.

 

이미 첫 번째 초식인 미풍멸혼(微風滅魂)과 두 번째 초식인 폭풍멸혼(暴風滅魂)은 대성한 상태라 마검으로 펼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세 번째 초식인 유풍멸혼(柔風滅魂)은 처음부터 문제가 생겼었다.

 

원세는 만 하루 동안 그 원인을 찾기 위해 명상에 잠겼었다. 그때 불현듯 원인과 해답이 동시에 떠올랐다. 원인은 마검의 검병을 통해 끊임없이 밀려 들어오는 미증유의 기운 때문이라는 것을, 그리고 해결방법은 그 기운을 배척하지 말고 일맥상통한 염라환의 공능처럼 받아드리는 것이었다. 원세는 그 미증유의 기운을 염라공법을 운용하여 받아드렸다. 그리고 이미 갈무리된 염라환의 공능과 융화시켰고, 중 단전에 갈무리하는데 무리 없이 성공했다.

 

그리고 원세는 마검을 사용함에 있어선 중 단전에 갈무리한 염라수라공으로 불리는 공력을 이용해 펼쳤다. 그러자 유풍멸혼이 거침없이 펼쳐졌다. 이는 대성을 뛰어넘은 결과를 초래했고 문제가 발생했다. 얼마나 위력적인지 암동의 벽과 일부 서책들이 난도질을 당한 것처럼 엉망으로 망가졌음이었다.

 

암동 암반엔 눈을 지그시 감은 원세가 운기조식에 들어가 있었다. 마치 득도한 스님처럼 얼굴엔 평온한 미소가 어렸다. 원세는 삼 일간 운공 중이었다.

 

대략 일각쯤 지났을까,

천지개벽이 일어나도 뜨지 않을 것 같던 원세의 눈꺼풀이 천천히 밀려 올라갔다. 순간 강렬한 눈빛이 일렁였다가 사라졌다. 그런데 이럴 수가 눈빛은 붉은빛을 띠었고, 살기까지 번뜩였다.

 

앞으로 삼일이다. 결투를 벌이지 않고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무슨 얘길 하더라도 부주는 응해주지 않을 거야,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결투를 하는 수밖에...”

“......”

 

원세는 이미 결투할 만반의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동안 결투를 생각하며 머릿속에 갈무리된 무공들을 수련하느라 잠을 제대로 잔 적이 없었던 원세였다.

 

그렇게 수련에 임한 원세는 광마 할아버지처럼 앉아서도 잠을 잘 수가 있었다. 잠깐씩 눈을 붙이는 것에 불과했지만 이상할 정도로 피곤이 싹 가셨다. 그렇다고 배가 고픈 것도 아니었다. 한 번씩 샘 옆에 있는 항아리에서 벽곡단을 꺼내먹긴 했지만, 그 때문만은 아니었다.

 

보름쯤 지났을 때 원세는 깨달은 것이 있었다.

그것은 부주가 건네준 염라환이 만빙어에 버금가는 영약이라는 것을, 하지만 몸에서 일어난 반응이 정명하지 못하자 이를 어찌해야 할지 심히 난감했었다. 원세는 고심 끝에 이를 순순히 받아드려 올바르게 쓰기로 작정했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상상도 못 할 내공들이 각각 그 성질이 다르다는 것이었다.

 

이미 갈무리된 각각의 내공을 온전하게 활용을 못 한다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음이었다. 그것도 내공의 성질에 따라 시전한 자의 마음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기도 했다.

 

원세는 염라환의 공능과 마검의 기운까지 받아드려 만독불침지신이라는 기연을 얻었다. 하지만 원세 자신은 자신에게 엄청난 기연이 있었음을 알지 못했다.

 

----------계속

반응형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충!

728x90
반응형

'검투사의 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투사의 아들 2권 37화  (0) 2023.05.01
검투사의 아들 2권 36화  (2) 2023.04.13
검투사의 아들 2권 34화  (0) 2023.03.31
검투사의 아들 2권 33화  (4) 2023.03.18
검투사의 아들 2권 32화  (2) 2023.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