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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36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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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 36화

해가 중천에 떠오른 시각이었다.

암동 앞엔 부주를 위시해 총령 갈양지, 그리고 교두와 언제 돌아왔는지 전갈이 나란히 서 있었다. 부주 옆엔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두 여인이 암동 입구를 노려보고 있었고, 그 뒤로는 일단의 무사들이 호기심 어린 눈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크릉 크르릉, 크르릉...

 

부주의 가벼운 손놀림에 암동이 열렸다.

그 순간, 눈살을 찌푸린 사나이가 입구에 떡 버티고 서 있었다. 눈이 부셨음이었다. 사나이의 손엔 검이 들려 있었고 입가엔 잔잔한 미소가 어렸다. 누가 보더라도 암동에 들어갈 때의 소년 원세가 아니었다. 햇볕을 못 받아서 그런지 약간 창백해 보이는 얼굴이었지만 키도 더 커졌고 당당한 대장부로 보였다.

 

부주를 위시한 사람들은 일시 멍하게 원세를 쳐다봤다. 부주는 부주대로 원세가 대단한 성취를 이뤘음을 간파하고 있었고, 교두는 정말로 결투를 벌여야 하는지 심기가 매우 불편해 보였다. 총령도 원세의 성취를 알아봤는지 경이의 눈빛으로 원세의 면면을 살폈다.

 

세상에 이럴 수가, 모란과 동백은 아예 넋을 놓고 원세를 쳐다봤다. 원세는 분명 원센데 지금의 원세는 여인의 방심을 흔들 늠름한 남자였다. 몸에서 풍기는 기운도 전하곤 달랐다. 전엔 정명한 기운이 은은히 풍겼으나 지금은 패도적인 기운이 넘치고 있었다.

 

교두나 전갈도 의혹의 눈빛으로 원세를 세세히 살폈고, 무사들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부주 할아버지! 그동안 강녕하셨습니까?”

 

원세는 멍하게 쳐다보는 사람들을 쭉 둘러보곤 성큼 나서선 부주에게 허리를 숙여 보였다.

 

허허허, 네놈이 정녕 원세렷다. 그런데 이놈아! 그 검은 왜 들고 나온 것이냐?”

 

원세를 세세히 뜯어보던 부주가 검에 눈길을 주며 차갑게 일갈했다.

 

부주 할아버지! 암동에 가둘 땐 암동에 있는 것은 맘대로 해도 된다는 뜻이 아니었습니까? 그래도 저는 생각해서 제일 볼품없는 이 검을 들고 나왔습니다. 뭐가 잘못됐습니까?”

 

그렇더라도 이놈아! 네놈에게 검을 준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 냉큼 제자리에, 아니다. 일단 한 달을 채웠으니, 교두와 결투를 해야 한다. 약속대로 네 놈이 질 경우엔 내 제자가 되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좋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제가 이겼을 땐 이 검을 가지고 이곳을 떠나겠습니다. 련에 볼일이 많거든요.”

 

좋다. 네 놈이 이겼을 땐 바로 보내 주마! 한 시진 후에 수련장에서 결투할 것이다. 교두는 준비하도록, 원세 네놈은 나를 따라오너라!”

“......”

 

부주가 앞서자 원세가 그 뒤를 따랐고, 모란과 동백이 좌우에 붙어서며 원세의 얼굴과 몸을 흘끔거렸다.

 

, 전갈 아저씨! 련엔 별일 없었습니까?”

 

원세는 문득 여랑이 생각나자 걸음을 멈췄다.

 

이번에 큰일을 치렀다. 나중에 얘기하자꾸나.”

 

교두와 함께 가던 전갈이 손을 들어 보였다. 힐끔 돌아보는 교두의 얼굴은 불만이 가득 어렸다. 그도 그럴 것이 아직 소년인 원세와 결투를 벌이다니,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부주이자 사부의 명이니 지금으로선 어쩔 수 없는 노릇이었다. 그렇다고 원세를 원망할 수도 없었다.

 

 

그래, 암동에서 무엇을 배웠느냐?”

 

검법을 익히긴 익혔습니다. 그런데 부주 할아버지! 무공서적은 많던데 일부러 쓱싹 해놓으셔서, 아예 보지도 않았고 검법을 펼치느라 서책들이 조금 망가졌습니다. 필요 없는 서책들이니 괜찮겠지요.”

 

무엇이라! 조금 망가져, 으이그 쳐 죽일...”...”

 

부주는 기겁하듯 놀랐으나, 애써 성질을 죽였다.

“......”

 

구결을 슬쩍 바꾸긴 했지만, 이놈아, 그 비기들이 어떤 비기들인데 함부로 방치를 했겠느냐? 그래도 그렇지 저 놈이 뭘 믿고 큰 소리지, 아무튼 놈이 마검을 들고도 별 이상이 없다는 것이 이상하긴 해, 벌써 광기를 일으켜도 일으켰을 텐데, 염라환의 공능을, 설마 그럴 리가...’

 

부주는 원세가 염라환의 공능을 모조리 갈무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마검의 마기를 원세가 어떻게 이겨냈는지 의문이었다. 분명 원세는 마검을 사용해 검법을 익혔다. 부주로서는 마검의 마기에 의해 원세가 마성에 빠졌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그런 증상이 나타나지 않자 강한 의혹이 생겼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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