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39화

썬라이즈 2023. 5. 23. 02:12
728x90
반응형

728x90

검투사의 아들/2권 39화

 

결투가 끝난 지 열흘이 지나고 있었다.

오후의 햇살 아래 펼쳐진 귀곡부는 다른 때보다도 조용했다. 그런데 유독 부주의 빠오 주위는 살벌함이 감돌고 있었다. 그때 살기가 배인 일갈이 밖까지 들렸다.

 

네놈들이 죽으려고 환장을 한 것이냐? 무조건 놈을 죽이고 검을 회수해 와야 할 것이다.”

 

빠오 안, 의자에 앉은 부주를 비롯해 쌍살녀와 대두, 전갈, 그리고 20여 명의 암행 무사들이 잔뜩 긴장한 모습으로 나열해 있었다. 그런데 총령은 보이지 않았다.

 

부주님! 어찌 명을 거역하겠습니까. 단지 검만 회수하는 선에서 놈을 살려 보내심이...”

그렇습니다. 부주께서도 놈을 어여삐 보셨잖습니까? 그러니 교두 말대로 검만 회수하십시오.”

대두가 난감한 표정으로 나서자 전갈이 거들고 나섰다.

 

결투 후,

원세는 교두에게 다가가 가르침을 잘 받았다고 정중히 인사부터 올렸다. 교두 역시 대장부답게 자신이 졌음을 시인하고 너무 겸손 떨지 말라는 충고까지 했다.

 

그리고 원세는 부주에게 결투에서 이겼으니 약속대로 검을 가져가겠다고 말하고 즉시 떠날 것을 허락해 달라고 청했다. 그러나 부주는 한참 동안 생각에 잠겼다가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그 조건은 황당할 정도로 문제가 있는 조건이었다.

부주의 조건은 떠나는 것을 허락하는 대신 수련기한이 많이 남은 만큼 수련의 연장으로서 추격대를 보내 잡아드려 수련기한을 채우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날이 밝는 대로 추격자들을 보낼 것이니, 가능한 한 멀리 도망치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하지만 잡히지 않고 무사히 련까지 간다면 검뿐만 아니라 수련을 마친 것으로 간주하겠다는 것이 부주의 조건이었다.

 

이를 지켜본 관전자들이나 장본인인 원세는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원칙을 중시여기는 원세로서는 받아드리기 힘든 조건이었다. 그런데 무슨 생각을 했는지 원세는 조건을 순순히 받아드렸다. 암동에 들어갔다가 나오지 않았다면 아마도 이의를 제기했을 것이었다.

 

어쨌든 관전자들이나 전갈 총령 등은 부주의 정당하지 않은 의외의 조건에 난색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들은 나서지도 못한 채 원세가 어떻게 나올지 지켜만 봤다. 그런데 뜻밖에도 원세가 순순히 조건을 을 받아드리자, 결국은 부주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겠다고 생각했다.

 

원세는 떠나기 전 그동안 잘 대해준 교두에게 정말로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부주에겐 각별하게 마음을 써준 것과 검을 주신 것에 대해 사심 없이 감사의 인사를 드렸다. 그리곤 몰려오는 어둠을 뒤로하고 귀곡부를 떠났다. 그때 전갈과 쌍살녀 자매가 귀곡부 밖에까지 배웅했다. 교두는 입구까지 배웅하듯 따라오며 은근슬쩍 훗날을 기약했다. 부모님의 원한을 갚으라는 말을 덧붙였다.

 

다음날 새벽이었다.

5명으로 구성된 추격대가 날랜 말들을 타고 귀곡부를 떠났다. 그들은 암행 무사 중에서도 무위가 높은 자들로 선발한 정예 추격자들이었다.

 

부주는 물론 모든 이들이 며칠 내로 원세가 잡혀 올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열흘째인 오늘 아침이었다. 부주는 한 통의 전서구를 받아들었다. 내용을 본 부주는 분기탱천하여 교두와 전갈을 불러들였다.

 

기련산까지 추격, 원세와 일전을 벌임.

대원 2명 중상을 당해 원세를 놓쳤음.

추가 추격대원 요함.

추격대 인()

 

부주는 원세가 떠난 후부터 울화가 치밀었다. 원세를 제자로 거두지 못한 것도 울화가 치미는데, 자신의 혼이 담긴 마검까지 내줬으니 천불이 났음이었다. 게다가 믿었던 제자가 어린놈에게 당한 것도 부족해 자신이 우롱을 당했다는 생각이 들자 잡혀 오면 직접 무슨 수를 낼 것이라 별렀었다.

 

그런데 정작 일을 당하고 보니,

추격대원들은 물론이고 원세까지 용서가 되지 않았다.

 

좋다. 놈을 검과 함께 잡아드려라! 그 후에 놈을 어찌할지 결정할 것이다. 놈을 꼭 잡아드려라! 이행치 못했을 시는 네놈들의 목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부주!”

전갈은 즉시 떠나라!”

부주님! 검은 제가 회수해 오겠습니다.”

교두가 얼굴을 붉히며 나섰다.

 

멍청한 놈! 네놈은 명이 있을 때까지 근신하라!”

부주는 교두에게 눈을 부라리곤 전갈에게 명했다.

 

전갈! 네놈을 믿을 것이다. 놈이 반항하면 죽여도 좋다. 즉시 떠나라!”

살기가 배인 부주의 일갈은 감히 거역할 수 없는 힘이 실려 있었다. 전갈을 위시한 장내의 인물들은 싸늘한 살기에 등골이 오싹함을 느껴야만 했다.

 

부주의 명이라 전갈이라도 어쩔 수가 없었다. 잠시나마 마음으로 좋아했던 원세였기에 사부인 부주에게 반박도 해봤었다. 하지만 이미 사부의 마음은 굳어진 상태였다. 그런 때에 토를 달아봤자 소용이 없다는 것을 전갈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었다.

 

전갈, 명을 받들겠습니다. 가자!”

 

전갈과 무사들이 명을 받자마자 날렵하게 빠오를 빠져나갔다. 그때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서 있던 모란이 부주의 어깨를 주무르며 퉁명스럽게 한마디 내뱉었다.

 

사부님! 꼬맹이에게 너무 하시는 것 아니에요.”

무엇이라! 네년까지 놈을 두둔하고 나서는 게냐!”

두둔하는 게 아니라, 련주께서도 특별히...”

시끄럽다. 련주의 명이 없었다면 애초에 보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만 됐다. ! 덩칫값도 못 하는 놈아! 꼴도 보기 싫으니 물러가라! 너희들도---”

부주는 교두에게 화풀이하곤 눈을 꾹 내리감았다.

 

사부님! 소인 이만 물러갑니다.”

저희도 요. 그럼 쉬세요.”

“......”

못난 것들, 그놈 반만 따라가도 내 기분이 이렇지는 않았을 것인데, 혹시? 련주 말대로 놈에게 사부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암튼 놈이 마검을 사용했으니 마기가 침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래 마기를 다스리기 위해선 특별한 마공심법과 염라마검법을 익혀야 한다. 이런 제기랄, 내가 너무 흥분했음이야, 언젠가는 스스로 찾아와 살려주십시오, 싹싹 빌게 될 것을...’

 

부주는 살며시 눈을 뜨곤 자위하듯 씁쓰레한 미소를 지었다. 마검을 사용한 원세의 몸에 마기가 침투했을 것으로 생각했음이었다. 그 마기를 제대로 활용 못 한다면 누구든 몸에 치명적이기 때문이었다.

 

부주는 그때를 생각했다.

그런데도 부주는 불안한 모양이었다.

부주는 마기가 침투했다면 사람에 따라 조금의 차이는 있겠지만 반응이 나타나야 한다. 그러함에도 원세에게는 그 반응조차 나타나지 않았기에 불안했음이었다.

 

전갈이 잡아드리긴 하겠지만, 쳐죽일, 일단 지켜보자. 그런데, --- 설마 죽이진 않겠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좀처럼 부주의 눈은 떠질 것 같지가 않았다. 단지 입가엔 씁쓸한 미소만 어렸을 뿐...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반응형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충!

728x90
반응형

'검투사의 아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검투사의 아들 2권 41화  (0) 2023.07.04
검투사의 아들 2권 40화  (2) 2023.06.21
검투사의 아들 2권 38화  (0) 2023.05.07
검투사의 아들 2권 37화  (0) 2023.05.01
검투사의 아들 2권 36화  (2) 2023.0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