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시(수정) 시 / 단야 우리 집 장독대 옆 할아버지 나이만큼 늙은 감나무가 있었다. 그 해도 어김없이 감이 주렁주렁 열렸었다. 우수수 낙엽 지던 초겨울이었다. 가지엔 해 닮은 홍시만 걸리고 대처 나간 자식 생각에 어머니의 가슴엔 찬바람만 불었다. 그러다 함박눈 내리던 날이었다. 매서운 바람에 떨어진 홍시 자식 기다리는 어미 마음인양 빨갛게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그 속내를 감춘 어머니 늦은 밤까지 문풍지 소리에 놀라시다가 겨우 잠들어 행복한 꿈을 꾸셨다. 까악, 까악, 아침햇살 눈부시게 몰려올 때쯤 까치부부 아침 먹으러 달려오고 어머니는 반가운 소식 들을까 하여 버선발로 뛰쳐나오셨다. 햇살 가득한 감나무 꼭대기 달랑달랑 홍시들이 어머니 소원처럼 많이도 걸렸다. ^(^, 늦가을, 서리 맞은 홍시를 먹어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