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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홍시

홍시(수정) 시 / 단야 우리 집 장독대 옆 할아버지 나이만큼 늙은 감나무가 있었다. 그 해도 어김없이 감이 주렁주렁 열렸었다. 우수수 낙엽 지던 초겨울이었다. 가지엔 해 닮은 홍시만 걸리고 대처 나간 자식 생각에 어머니의 가슴엔 찬바람만 불었다. 그러다 함박눈 내리던 날이었다. 매서운 바람에 떨어진 홍시 자식 기다리는 어미 마음인양 빨갛게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그 속내를 감춘 어머니 늦은 밤까지 문풍지 소리에 놀라시다가 겨우 잠들어 행복한 꿈을 꾸셨다. 까악, 까악, 아침햇살 눈부시게 몰려올 때쯤 까치부부 아침 먹으러 달려오고 어머니는 반가운 소식 들을까 하여 버선발로 뛰쳐나오셨다. 햇살 가득한 감나무 꼭대기 달랑달랑 홍시들이 어머니 소원처럼 많이도 걸렸다. ^(^, 늦가을, 서리 맞은 홍시를 먹어본..

2023.10.17

시, 흑백 사진

흑백 사진(수정) 시 / 단야 해마다 옷 덧입던 함석지붕 동녘을 바라보며 파랗게 웃고 외양간 송아진 어미젖 빨다 부산한 마당 멀뚱히 바라보고 병아리는 어미닭 구령에 맞춰 삐약삐약 뒤뜰로 소풍 가는 아침 할배 칠순잔치라 들뜬 마음에 뜬눈으로 밤새고 설날에만 입던 옷 차려입고 철이 할매 걸걸한 입담 옆 솥뚜껑 달구는 부침개 한쪽 얻어먹고 친구들과 좋아라 했던 그 시절 할배 할매 나란히 앉아 큰절받고 예술가 뺨치듯 베레모 쓴 사진관 아재 김치, 김치 웃으며 사진 찍던 그 시절 함석지붕만큼이나 세월이 흐른 지금 그리움 쌓인 먼지 털며 사진첩 보고 있다. 내가 신나게 뛰어논다. ^(^, 누구나 추억은 있다. 흑백추억은 희비가 있지만, 긍정의 눈으로 바라보자 ^(^, 열심히 살았듯이 앞으로도 열심히 살자 날마다 희..

2023.10.15

시, 사랑이란

사랑이란 시 / 海島 이우창 믿었는데 내일까지 맡겼는데 그녀가 한마디 없이 자리를 비우고 있다 보고 싶다기에 시간을 빌려 쫓아왔는데 만나자기에 마음이 흔들려 참고 있었는데 오고 간 사이 아무도 없다 사랑 한다기에 나 혼자 만족 하며 긴 시간 봄을 기다리듯 겨울을 애써 보냈는데 봄이 오지를 않는다 오해가 없으리라 하고 미소만 준비 했는데 웃음을 만들지 않는다 혼자 힘들게 자리를 지키면 어두음이 쉽게 해를 버린다 혼자 사랑인지 중얼 거리며 봄의 꽃을 찾고 있다 틀림없이 꽃을 보기에 꽃 같은 사랑을 꿈꾼다 *** 목요일 아침이 밝아 오네요 시끄러운 세상이 조용하게 국민만 위하여 정치해주셨으면 선거 결과를 보면서 생각해 봅니다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열심히 산다는 것은 날마..

2023.10.12

시, 오은 산방에서

오은 산방에서 시 / 이정표 애초에 떠나오지 말았어야 했었다 오십여 개 성상星霜, 변방邊方을 떠돌아오듯이 장산촌 고샅길 안을 누비고 작대기말을 갈아탔어야 했었다 하루 한 번씩 산 그림자가 산자락을 타고 내려오듯이 텃밭 언덕 해거름 녘, 이미 지고 말았을 망초꽃을 피우려는가 먼 하늘가에 떠가는 구름을 바래고 서서 강남으로 돌아갈 줄 모르는 한 마리의 제비처럼 안도(安堵)의 숨을 고를 때까지는 적막한 오은 산방山房 채워가는 갈바람 소리에 남은 생애 여장旅裝을 풀어놓아야겠다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2023.10.11

시 / 길

길 시 / 박 영 춘 훤한 길이라 할지라도 장애물은 있기 마련이다 지금 가는 이 길이 맞는지 늘 가늠해봄이 좋다 아는 척 가는 길이 다르거나 틀릴 수도 있으니 반드시 징검다리를 두드려보거나 짚어봄이 좋다 속이지 말고 나서지 말고 함께 가면 험한 길도 순탄해지리라 잘 난 척 설치지 마라 길이 아니면 돌아서 갈 줄 아는 호박넝쿨의 지혜를 닮아라 너는 너의 길이 있고 나는 나의 길이 있다지만 아무튼 남의 길을 파헤치지 마라 혀 차는 소리 듣지 않게 말 같지 않은 말 한다는 소리 듣지 않게 곧은길을 잡아 흔들어 출렁거리게 하지 마라 구름이 하늘 길을 가듯 자취 없이 길을 가라 꽃을 꺾거나 불을 지르거나 웅덩이를 파지 마라 길은 허공에도 있다, 착하면 착한 길이 열리리라 *** 벌써 갈바람에 낙엽이 지네요 낙엽 ..

2023.10.08

잘 못 들다 - 2

잘 못 들다 · 2 시 / 돌샘/이길옥 앰하게 밟힌 지렁이가 S자로 몸을 비틀어 꼬며 진물을 흘린다. 애초에 땅속을 벗어난 게 잘못이다. 물기 말라 흙먼지 풀풀 날리는 황톳길을 고집한 게 불행이다. 가뭄 탓이라 투덜대며 햇볕 쨍쨍 내리쬐는 산길을 택한 게 오산이다. 땅을 파는 습성을 버린 게 실수다. S자로 몸을 뒤척이며 몸부림치던 사투가 끝나자 개미들이 달려들어 무모한 주검을 운구해 간다. 뙤약볕 따가운 황톳길에 장례 행렬이 엄숙하다.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메일로 받은 시입니다.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수요일, 즐겁게 출발하세요.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2023.10.04

시, 달빛 기도

10월 1일 달빛 기도 시 / 이 해 인 사랑하는 당신에게 추석인사 보냅니다. 너도 나도 집을 향한 그리움으로 둥근달이 되는 한가위 우리가 서로를 바라보는 눈길이 달빛처럼 순하고 부드럽기를.. 우리의 삶이 욕심의 어둠을 걷어내 좀더 환해지기를.. 모난 마음과 편견을 버리고 좀더 둥글어지기를 두손 모아 기도하려니 하늘보다 내 마음에 고운달이 먼저 뜹니다. 한가위 달을 마음에 걸어두고 당신도 내내 행복하세요. *** 추석 즐겁게 보내셨나요. 감사합니다. 초동문학 드림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10월 1일, 오늘은 국군에 날입니다. 태극기를 답시다. 충!

2023.10.01

시, 이별

이별 시 / 지산 고종만 내가 웃고 있었지만 울고 있다는 걸 그대는 알고 있었고 그대도 웃고 있었지만 울고 있다는 걸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그대 떠나는 모습 보기 싫어서 먼저 돌아섰지만 그대도 떠나는 모습 보이기 싫어 그 자리에 있음을 나는 알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걷다가 이젠 갔겠지 뒤돌아 보면 그대도 나를 향해 뒤돌아 봅니다 *** 추석입니다. 가내 두루두루 넉넉한 한가위 보내세요.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모두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입니다.

2023.09.30

시, 그대 우산이 되고 싶습니다.

그대 우산이 되고 싶습니다 시 / 매향 박고은 후두둑 후두둑 창밖에 비가 내려요 맨발로 걷는 빗소리는 그대 그리움 소리일 줄 모릅니다 이렇게 비 오는 날은 내 가슴은 그대만의 우산이 되어 비 발자국 소리 따라 걸으면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고 사랑을 마시고 싶습니다 내리던 비가 말갛게 그치고 잎새에 맺힌 빗방울이 보석같이 빛날 때 한 방울 한 방울 엮어서 만든 고운 사랑을 바치고 싶습니다 사랑은 목걸이 그리움은 귀걸이 기다림은 팔찌로 만들어서 나의 마음까지 곱게 포장하여 그대에게 드리고 싶습니다 *** 초동문학과 함께...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2023.09.25

시, 글꽃 피다.

글꽃 피다. 시 / 윤소영 온누리 춤추는 글 두둥실 두리둥실 붓끝에 꽃을 피워 우주를 물들이네 온 세상 글 바람 타고 글 동산을 만드네 마음에 그린 글꽃 햇살에 나부끼며 오가는 글말들은 꿈 사랑 행복 담아 시어들 꽃으로 피니 우주에 빛이 나네 글로써 빚은 희망 사랑으로 움트는 행복의 작은 씨앗 선물 같은 글 마당 사랑은 향기로운 말 사랑 피는 글꽃아 *** 비가 그친 새벽 고운 시한수로 님들 곁에 찾아갑니다. 서늘해진, 환절기 건강 조심하세요 초동문학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2023.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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