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잘 못 들다 · 2
시 / 돌샘/이길옥
앰하게 밟힌 지렁이가
S자로 몸을 비틀어 꼬며 진물을 흘린다.
애초에 땅속을 벗어난 게 잘못이다.
물기 말라 흙먼지 풀풀 날리는
황톳길을 고집한 게 불행이다.
가뭄 탓이라 투덜대며
햇볕 쨍쨍 내리쬐는 산길을 택한 게 오산이다.
땅을 파는 습성을 버린 게 실수다.
S자로 몸을 뒤척이며 몸부림치던 사투가 끝나자
개미들이 달려들어
무모한 주검을 운구해 간다.
뙤약볕 따가운 황톳길에
장례 행렬이 엄숙하다.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메일로 받은 시입니다.
추석 연휴 즐겁게 보내셨나요?
오늘은 수요일, 즐겁게 출발하세요.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728x90
반응형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오은 산방에서 (0) | 2023.10.11 |
---|---|
시 / 길 (0) | 2023.10.08 |
시, 달빛 기도 (0) | 2023.10.01 |
시, 이별 (0) | 2023.09.30 |
시, 그대 우산이 되고 싶습니다. (0) | 2023.09.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