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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투사의 아들 24
3장, 여랑아, 울지 마! 별당 뜰, 여랑이 슬픈 표정으로 서성거리고 있었다. 여랑의 슬픔처럼 하늘도 잔뜩 흐렸다. “아가씨! 날씨가 흐리니 마음이 울적하시죠.” 유모가 걸어오며 말을 걸었다. “유모, 원세가 동굴에 간 지 며칠 됐지?” “오늘이 축일(丑日)이니 열흘 되었습니다.” 유모가 손가락을 꼽아보며 대답했다. “.......” 여랑은 원세가 산으로 올라간 날부터 날마다 밤잠을 설쳤다. 그랬던 여랑이 날짜를 모를 리가 없었다. 여랑은 하루하루가 몇 날씩 지난 것처럼 길게 느껴졌고, 내색은 하지 않았지만 죽을 것만 같은 나날이었다. 원세의 어머니가 다녀간 이후론 자신이 미웠고 심적 고통도 더 심해졌다. “유모, 벌써 열흘, 우리 원세 어떻게 됐을까, 아무 탈 없겠지, 무사하겠지, 아무래도 안 되겠어,..
검투사의 아들 21
꼬르륵, 꼬르륵, 꼬륵, 물배만 채워서인지 꼬르륵 소리가 심하게 났다. “제길, 전량을 가지러 가긴 정말 싫은데...” “내 말만 듣는다면 세상에서 제일 귀한 먹을 것을 주지,” 노인은 눈도 뜨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됐습니다. 내 굶어 죽고 말지 사람은 안 죽입니다.” “그래 어디 얼마나 버티나 보자, 썩을...” “......” ‘저놈을 어떻게 해서든 제자로 삼아야 한다. 제자가 아니더라도 무공을 가르쳐 그놈만은 꼭 죽이게 해야 하는데, 음, 내 손으로 죽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련주님, 보고 계십니까? 제 신세를 보십시오. 련주님의 엄명이 아니었다면 벌써,’ 노인의 입에서 회한에 사무친 자조가 흘러나왔다. ‘할아버지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모양인데, 참, 불쌍한 할아버지네. 그런데 그동안 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