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바닥에 내려선 순간, 발목까지 물이 차올랐다. 원세는 자신도 모르게 흠칫거렸다. 그렇지만 이내 흐릿한 지하 전경에 온 신경을 곤두세웠다. 앞으로 쭉 뻗은 통로는 2장 넓이였고, 통로 양쪽으로는 굵은 쇠창살로 가로막힌 감옥이었다. 이미 산 사람은 없을 것이란 말을 들었기에 감옥 안은 사실상 관심도 없었다. 그러나 자꾸 눈길이 가는 것은 어쩌지 못했다. “제발...” 감옥에서 눈길을 뗀 원세는 솜방망이를 찾아 두리번거렸다. 횃불은 점점 꺼져 갔다. 겨우 흐릿하게 드러난 1장 반경 내의 사물들만 알아볼 수가 있었다. 앞쪽을 살펴본 원세가 이번엔 조심스럽게 돌아서서 계단 옆쪽과 뒤쪽을 살폈다. 그때 원세의 눈에서 이채가 번뜩였다. “아, 솜방망이,” 감옥에서 우측으로 제법 넓은 공간이 자리하고 있었다. 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