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장, 滅門의 書 스스슥, 스슥, 스스슥,쉬익, 쉬익, 쉬쉭- 쉬쉭-어둠을 뚫고 깊은 숲 속을 질주하는 수백의 검은 인영들,어디로 가는가, 허공을 가르는 칼바람 소리만 살벌하게 들려왔다. 일반인들이 보았다면 놀라 까무러쳤을 절정(絶頂)의 경공술(輕功術), 어스름한 달빛마저 구름에 가려 한 치 앞도 분간키 어렵다. 하지만 검은 인영(人影)들에게는 대낮에 활보하듯 아무런 장애도 되질 못했다.휘이잉--휘이잉--초겨울의 매서운 바람이 계곡을 휘돌아 지나갔다.숭산에서도 제일 험하다는 태실봉 운무곡(雲霧谷),깎아지른 절벽이 삼면을 가로막은 천혜의 운무곡,동쪽으로 난 구릉이 아니면 접근이 불가한 운무곡,검은 인영들은 운무곡을 향해 거침없이 달려가고 있었다. “만무가가 지척이다. 몸을 낮춰라!”“산 자는 모조리 죽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