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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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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거래했다. 18 “그놈 참, 제자야, 그런 것이 있느니, 제자는 의심치 말고 사부가 키워주는 능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활용하라. 아아 니, 그게, 네 맘대로 마성을 일으켜도 된다. 알겠느냐?” 적발 노인은 숙지만 시키고 사용할 땐 허락을 받도록 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활용하라는 말실수를 하고 말았다. 결국, 적발 노인은 울며 겨자 먹기로 마성을 운운하며 말을 얼버무리고 말았다. 사실 염마 왕은 대박이가 예사롭지 않은 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서 손자를 살리겠다는 할아버지의 절박함을 이용하여 대박이를 수족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때 대박이가 맘에 들지 않았다면 오늘의 상황도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었다. 그만큼 염마 왕에겐 대박이가 탐났음이었다. “사부님, 자신의 것으로 만들라는 말씀 깊이 새기..
악마와 거래했다. 15 '아저씨 말대로 경찰에서 사건을 덮었다면, 그냥 둘 수가 없지, 그런데 무슨 수로 증거들을 찾지, 그동안 할아버지는 울화통에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었을 거야,‘ 명상 중이던 대박이의 얼굴이 별안간 일그러졌다. ‘그동안 할아버지는 일기를 쓰셨잖아, 일기장에 단서가 될 만한 얘기를 써 놓으셨다면 정말 좋을 텐데, 분명 할아버지는 부모님 사건이 의도적으로 벌인 뺑소니 사고라고 하셨어, 자신이 범인을 잡지 못하고 죽으면 나보고 부모님 원수를 꼭 갚으라고까지 말씀을 하셨잖아, 아저씨에게 다시 물어보자.’ 대박이는 사고당하기 전의 기억뿐이었다. 사고 후 3년간의 기억은 없다. 한날 할아버지는 대박이를 앉혀놓고 말씀하셨다. ‘대박아, 네 부모님 뺑소니 사고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낸 것이다. 근처에 cctv가 있..
악마와 거래했다. 14 한편, 그 시각이었다. 서울 여의도에 자리한 77층의 대국 그룹 본사, 건물 입구 광장에서부터 음산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일반인들은 느끼지 못하는 듯 사람들은 평상시처럼 활발하게 움직였다. 분명한 것은 건물 내부에 이승에는 있어서는 아니 될 그 뭔가가 있다는 것이었다. 음산한 기운의 출처를 찾아 건물 안으로 들어서자 기운의 강도가 점점 높아졌다. 음산한 기운의 출처는 건물 13층 한 사무실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13층엔 대국로펌과 대국 그룹 건설부문 사장실로 나뉘어 있었고, 음산한 기운은 건설부문 사장실에서 강도 높게 흘러나왔다. 사무실은 대략 30평쯤 되었고, 여느 건설 CEO사무실과 별반 차이는 없었다. 문제의 음산한 기운이 생성될 만한 그 무엇도 사무실 내에는 없었는데, 그렇다면 비밀 공간, ..
악마와 거래했다. 13 으 아아아, 별안간 적발 노인이 고속열차의 속도로 솟구쳐 올랐다. 대박이는 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에 자신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괴인 할아버지 앞에서는 절대로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대박이었다. 그런데 약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대박이는 이빨만 으드득 갈았다. “네놈은 앉아있을 자격도 없다. 그대로 서 있거라!” 언제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 주위는 고요했다. 바람도 멎었다. 두 사람은 예의 칼바위 위에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대박이는 서 있었고, 적발 노인은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었다. 그런데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인간이 적발 노인 옆에 무릎을 꿇고 있었다. 사나이는 대박이를 불쌍하다는 눈빛으로 쳐다봤다. 언제 어떻게 나타났는지 대박은 보지도 못했다. 사실 칼바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
악마와 거래했다. 12 3장, 후유증 휘리링, 휘잉, 휘리리링, 언제부터 있었을까, 적발 노인과 대박이가 칼바위 위에 마주 서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척박한 땅에는 어떤 태풍이 몰려올까, 몰아치는 바람이 심상치가 않았다. 주위 상황으로 봐서는 토네이도 같은 소용돌이 바람이 불어올 것도 같다. 점점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은 대박이의 몸을 날려버릴 것처럼 거세졌다. “저번에는 용케도 빠져나갔다만 이번엔 어림도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놈을 내 제자, 아니 수하로 만들 것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거라!”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오싹 소름이 돋았다. 대박이는 움찔거리곤 입을 열었다. “그런데 괴인 할아버지, 이런 곳에 있는 게 힘들지도 않으세요. 그리고 괴인 할아버지 말씀 중에요, 저희 할아버지와 잘 아시는 것처럼 말씀도..
악마와 거래했다. 11 2017년 3월 15일, 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사랑하는 손자 대박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지 꼭 한 달째다. 의사 말로는 뇌사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의식이 없고 움직이질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미음을 먹이면 곧잘 받아먹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의사의 말과 깊은 잠에 빠진 것 같다는 간호사의 말에 위안을 삼았다. 우리 대박이가 깊은 잠에서 깨기만 한다면, 우리 대박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날 것만 같다. 2017년 3월 16일, 새벽에 산에 올라갔다. 천지신명께 우리 대박이를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마누라가 생전에 정화수(靜閑水)를(靜閑水) 떠놓고 비는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마누라가 손자를 살리려거든 기도를 하라는 계시 같았다. 그래서 날마다 천지신명께 빌기로 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10 3월 15일, 안 여사네 가족이 이사를 왔다. 그리고 집들이는 1층 식당에서 하기로 했다. 그동안 힘이 되어준 분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리는 것이 좋겠다는 홍 씨 아저씨의 말에 따른 것이었다. 대박이는 모두에게 감사했다. 특히 홍 씨 아저씨와 간병한다고 고생하신 아줌마가 정말이지 고맙고 감사했다. 저녁이 되자 손님들이 식당으로 몰려왔다. 손님들은 대부분 시장에서 장사하는 상인들이었고, 식탁에는 미리 준비한 고기와 떡, 술, 음료수가 차려졌다. 손님들은 집들이하면 빠지지 않는 화장지와 세제 등을 들고 왔다. 시장슈퍼마켓을 운영하는 나 씨 아저씨는 통도 크게 주방세제를 박스 채 들고 오셨다. 함께 온 나씨 부인은 뭐가 못마땅한지 도끼눈으로 남편을 흘겨봤다. 아마도 세제를 박스 채 들고 와서 화가 난 모양이었..
악마와 거래했다 8 안 여사는 날마다 악몽을 꾸는 대박이가 안쓰러웠다. 오늘도 악몽을 꾸는지 대박이의 이마엔 식은땀이 흥건했다. 꿈을 꿀 때마다 얼마나 고통스러워하는지 대박이의 일그러지는 표정을 지켜보는 것만도 안 여사에겐 고충이었다. 아니할 수만 있다면 자신이 대신당하고 싶다는 측은지심까지 들었다. “아줌마, 그만 되었습니다. 그런데 아저씨,” 안 여사에게 웃어 보인 대박이가 홍 씨를 쳐다봤다. “그래 대박아,” “저 아저씨, 할아버지는 아직도...” “대박아, 그렇지 않아도 할아버지 얘길 하려던 참이다. 그러니 내 얘기를 듣고 놀라지 마라.” 홍 씨가 대박이의 말을 잘랐다. “그럼 할아버지와 연락이, 네 알았습니다.” 대박이는 홍 씨의 진지한 눈빛에 힘없이 대답했다. “대박아, 할아버지의 유언장을 개봉할 거다. 어떤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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