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거래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12

썬라이즈 2021. 10. 1.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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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국군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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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유증

휘리링, 휘잉, 휘리리링,

언제부터 있었을까,

적발 노인과 대박이가 칼바위 위에 마주 서서 서로를 노려보고 있었다. 이런 척박한 땅에는 어떤 태풍이 몰려올까, 몰아치는 바람이 심상치가 않았다. 주위 상황으로 봐서는 토네이도 같은 소용돌이 바람이 불어올 것도 같다. 점점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은 대박이의 몸을 날려버릴 것처럼 거세졌다.

저번에는 용케도 빠져나갔다만 이번엔 어림도 없을 것이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네놈을 내 제자, 아니 수하로 만들 것이다. 각오를 단단히 하거라!”

목소리만 들었는데도 오싹 소름이 돋았다.

대박이는 움찔거리곤 입을 열었다.

그런데 괴인 할아버지, 이런 곳에 있는 게 힘들지도 않으세요. 그리고 괴인 할아버지 말씀 중에요, 저희 할아버지와 잘 아시는 것처럼 말씀도 하셨고, 할아버지와 어떤 약속도 하셨다면서요. 그 약속이 도대체 뭔지 말씀을 해 주시면 고맙겠는데요. 정말요. 괴인 할아버지,”

이놈아! 어른들이 약속한 말은 천금이다. 알겠느냐? 네놈은 아직 어리고 배움이 부족해 모를 것이다. 그리고 이놈아, 괴인 할아버지가 뭐냐, 그냥 할아버지라고 불러라!”

적발 노인은 대박이의 말에 역정을 냈다.

괴인 할아버지란 말도 듣기가 싫었던 모양이었다.

, 지금 천금이라고 말씀도 하셨고, 무서운 괴인 할아버지니까 괴인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겁니다. 그러니 따지지 마세요. 부르는 사람 맘입니다. !”

대박이는 괴인 할아버지에게 되레 퉁명스럽게 말하곤, 괴인 할아버지의 천금이란 말에 의혹을 일으켰다. 천금(千金)이란, 매우 귀중한 가치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로도 표현이 된다. 그런 천금이란 말이 괴인 할아버지의 입에서 자연스럽게 흘러왔다는 사실이 대박으로서는 의문이었다.

괴인 할아버지도 말에 대한 책임은 진다는 얘기잖아, 그렇다면 할아버지와 한 약속은 말하지 않겠지, 뭐 나는 정의의 사자니까, 타협은 안 해, 그래도 약점은 알았잖아,’

대박이는 괴인 할아버지의 약점을 잡았다고 생각했다.

네놈 이름이 박 대 박이라고 했겠다. 네놈은 앞으로 큰 대박 사건을 터트리게 될 것이다. 그것도 이승에서, 그렇게 되기 위해서라도 네놈은 꼭 내 수하가 되어야 한다.”

적발 노인은 다소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근데 괴인 할아버지, 제자가 되라고 했다가 지금은 수하가 되라니, 그게 말이 됩니까, 제자가 되는 것도 싫은데 수하가 되라니요. 정말 말도 안 되는 상황인 거 아십니까?”

이놈이 이젠 겁도 없네. 정말 죽고 싶은 것이냐?”

호통을 치는 것 같았으나 적발 노인의 목소리엔 한기가 서리지 않았다. 전 같았으면 호통은 물론 손가락을 튕겨 끔찍한 고통을 안겨줬을 적발 노인이 한발 물러섰음이었다.

괴인 할아버지, 저희 할아버지가 돌아가셨거든요. 이젠 저 혼자 살아요. 고아가 된 거지요. 그런 제가 뭐가 무섭겠어요. 그것뿐인 줄 아세요. 우리 부모님은 뺑소니 교통사고로 돌아가셨고, 저도 뺑소니 사고를 당해 삼 년 만에 깨어났거든요. 암튼 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괴인 할아버지와 연관이 있는 것 맞지요. 그 말씀은 안 하시니 켕기는 게 있으신 거네요.”

이놈아 그만,”

제길 그만하긴 요, 그리고 할아버지는 말이죠, 열차에 치여 끔찍하게 돌아가셨습니다. 누가 무슨 원한이 있어서 가족들을 죽음으로 몰아갔는지 꼭 밝혀서, 복수할 겁니다.”

대박이는 얼굴을 붉혀가며 소리치듯 말했다.

괴인 할아버지가 무서웠지만 당당하고 싶었다.

두려워 말자, 용기로 버티자, 그리고 스스로 힘을 키우는 거야, 그 어떤 두려움도 떨쳐버릴 정의의 힘을,’

대박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눈을 지그시 감고 중얼거리자 적발 노인이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이놈아, 중얼거리지 말고 말로 해라, 내가 맘만 먹으면 네놈의 속내도 훤히 들여다볼 수가 있다. 알겠느냐?”

적발 노인은 대박이가 바람에 흔들거리면서도 의지를 꺾지 않는 모습에 조금은 마음이 풀어지고 있었다. 베풀지 말아야 할 인정을 베풀었음이었다. 사실 적발 노인인 염마 왕으로서는 본분을 잊은 행위이긴 했다. , 천금의 밀약을 지켜야 하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보면 적발 노인이 대박이에게 점점 밀리고 있음이 드러나고 있었다.

휘이잉, 휘리링,

저기, 어어어...”

대박이가 뭐라고 말하려는 순간이었다.

별안간 등 쪽에서 불어오던 바람이 앞쪽에서 불어왔다.

대박이는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이라 대처도 못 한 채 낙엽이 날리듯 천 길 벼랑으로 떨어졌다.

멍청한 놈, 위험은 항시 주위에 있는 법이거늘, 죽어봐야 저승을 안다는 말을 네놈이 알려나 모르겠다. 이참에 죽음이 뭔지 확실히 가르쳐 줄까, 아니야 뭐든 적당해야겠지,”

적발 노인이 천길 벼랑으로 떨어지는 대박이를 내려다보며 씨부렁거렸다.

휘이잉, 휘리리링, 휘잉,

회오리가 치는지 매섭게 몰아치는 바람에 대박이는 솟구쳤다가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아아,

대박이는 칼바위 바닥으로 떨어져 내렸다.

숨 두어 모금 들이마시는 시간이면 대박이가 어떻게 될지는 상상만으로도 짐작이 되었다. 어쩌면 열차에 치인 할아버지의 시신보다도 더 끔찍할 것이었다.

, 가만있는 거야, 너 번개!”

위기의 순간 대박이가 가슴을 쳤다.

순간, 가슴이 화끈거렸고, 두려움도 고통도 사라졌다.

그때 염마 왕도 소리쳤다.

악마의 신이시여! 악마의 힘으로 멈춰라!”

죽음의 신이 포효하듯 엄청난 고함이 적발 노인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순간,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바위산들이 치를 떨듯 떨어댔다. 그리고 암흑이 몰려왔고 시간은 정지했다.

그런데도 적발 노인의 강렬한 눈빛은 암흑도 방해가 되지 않았다. 적발 노인의 눈에서 뿜어져 나온 푸른빛이 대박이를 위시한 주위를 훤하게 밝혔다.

클클, 놈이 기함했겠지,”

적발 노인이 천 길 벼랑으로 날아 내렸다..

마치 악마 새가 먹잇감을 찾아 내리 꽂히듯 그렇게 날아 내렸다.. 보기엔 멋진 활강이었다. 멋진 활강을 선보인 적발 노인은 아슬아슬하게 바닥에서 1미터쯤 떠 있는 대박이를 자연스럽게 끌어안았다.

그놈, 큰소리 뻥뻥 치더니 놀라긴 했군,”

적발 노인은 두 눈을 질끈 감고 있는 대박이를 내려다보며 한소리 해댔다.

괴인 할아버지! ~우 정말 죽는 줄 알았네.”

대박이가 눈을 번쩍 뜨자 적발 노인이 움찔했다.

이놈이 어른을 놀려!”

그러고 보니 놀라기도 하는 적발 노인이었다.

-----계속

^(^, 오늘은 국군의 날입니다.

^(^, 안보가 튼튼해야 아이들 미래가 보장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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