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이가 집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6시경이었다. 그때는 식구들이 기상하여 일과를 준비할 시간이다. 소라는 우유를 마시며 철학에 관한 책을 볼 테고, 아줌마는 아침을 준비하며 하루의 일과를 점검할 것이고, 할머니는 옥상에 올라가 옥상 텃밭을 가꾸실 것이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단 한 사람, 대박이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했다. 밤이고 낮이고 예고 없이 벌어질 일 때문이었다. 대박에겐 마성을 제어할 힘이 부족하다. 별안간 감당 못 할 문제라도 생긴다면 대박이는 이성을 잃고 마성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것이다.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음이었다. 대박이는 이를 걱정하는 것이다. “할머니, 뭐 하세요.” “대박이 왔구나, 나는 부추하고 얘기하고 있었지,” 옥상 텃밭에는 할머니가 부추와 얘길 나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