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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마와 거래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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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범선에겐 충격이었겠지, 세상을 다 잃어버린 것 같은 심정이었을 거야, 그랬을 거야, 아마 아버지에 대한 원망, 아니 반항심이 생겼을 테지, 우상이던 아버지가 지켜만 봐도 힘이 났을 테니까, 그래 바로 그거 반항심, 범선이는 지금 자신을 학대하듯 반항을 하는 거야,’

대박은 하루라도 빨리 범선의 마음을 잡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인생을 망치니까,

종인아, 얘기 다 끝났으면 이만 가자,”

주위를 어슬렁거리던 범선이가 퉁명스럽게 말했다.

남이 자신의 얘기를 한다는 것이 못마땅했던 모양이다.

임 범선, 소원은 들어주고 가야지, 앉아라.”

대박은 조금은 심각한 얼굴로 옆 의자를 가리켰다.

소원은 무슨, 그럼 빨리 말해요.”

범선이 못마땅한 표정으로 다가왔다.

“......”

범선이 의자에 앉자 대박이가 조용히 입을 열었다.

진지하고 묵직한 목소리가 대박이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범선아, 내일 감독님을 만나라, 무조건 잘못했다고 빌어라, 야구는 네 꿈이라고 말하고 다시 받아만 준다면 타율 3할대, 고교야구 홈런왕이 되겠다고 말씀드려라! 이것이 나, 박 대박이가 임범선 네놈에게 바라는 소원이다.”

네에~”

범선은 어이가 없다는 듯 멍한 표정으로 쳐다봤다.

사내대장부는 일구이언 안 한다. 내일 오후 5시까지 감독님이 받아준다는 확답을 받아와라, 확답을 받지 못한다면 임범선 너는 졸장부다. 내일 오후 6시 식당으로 와라!”

대박이는 말을 마치고 자리를 떴다.

범선과 종인은 할 말을 잃었다.

, 저 형 지금 뭐랬냐! 감독님한테 받아준다는 확답을 받아오라는 거 맞냐! 그것도 3할대에 홈런왕이 되겠다는 조건을 걸라니, , 종인아,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범선은 너무 어처구니없다는 표정으로 종인을 쳐다봤다.

야 까놓고, 못할 것도 없잖아, 깡으로...”

종인은 너무 쉽게 대답했다.

그리곤 자리에서 일어나 범선의 사정권에서 벗어났다.

“... , 너 새끼, 죽을래, 이리 와 너....”

야 너, 깡이면 못할 게 없는 놈이잖아, 그만 가자.”

종인은 웃어 보이곤 앞서 걸어갔다.

새끼 눈치는 빨라 가지고, 기다려 같이 가자.”

“......”

이봐, 젊은이들 여기 함부로 들어오면 경쳐!”

언제 왔는지 관리인 할아버지가 한소리 해댔다.

예 할아버지, 수고하세요.”

범선이가 순순히 고개를 숙여 보였다.

요즘 범선이의 행동치고는 의외이긴 했다.

***

다음 날 오후 530분경 희망이네 분식집,

대박이가 학생들과 앉았던 바로 그 자리에 앉아있었다.

아주 밝은 표정으로...

오전 10시경, 대박이는 대상 상고 야구부를 찾아가 양동근 감독을 만나고 왔다. 대략 50분쯤 애길 나눴고 생각보다는 얘기가 쉽게 풀렸다. 대박은 감독과 여차 저차 하기로 은밀한 약속까지 했다. 이젠 기다리기만 하면 난생처음으로 남을 위해 애쓴 보람의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아줌마, 돼지 불고기 충분히 준비하셨지요. 애들이 먹성이 좋습니다.”

대박이는 신난 목소리로 말했다.

걱정 마, 충분히 준비했으니까

안 여사가 손가락으로 원을 만들어 보이며 말했다.

사실 대박이는 양동근 감독으로부터 이미 연락을 받았다. 범선과 종인이가 12시경에 찾아왔고, 지금은 벌을 받는 중이며 5시에 끝내겠다는 전화였다. 대박은 정말 범선이가 약속을 지킬까 걱정을 했었다. 정말이지 참으로 잘된 일이었다.

어휴 힘들어,”

야 너 땜에 나까지 죽는 줄 알았다.”

범선과 종인이 헐레벌떡 식당으로 들어섰다.

우리, 제시간에 도착한 거 맞지요.”

범선이 자리에 앉으며 말했다.

, 우리 벌 받느라 죽는 줄 알았습니다. 감독님은 잘못한 놈 벌만 주면 되지, 내가 뭘 잘못했다고 나까지 벌을 줍니까, 아무튼 운동장 열 바퀴 돌기, 줄넘기 1000번에 1000번 타격하기, 그리고 등등등... 죽다 살았습니다.”

암튼 고생들 했다. 범선아, 그럼 다시 선수가 된 거냐?”

대박이가 조금은 딱딱하게 말했다.

감독님은 제가 돌아올 줄 알았다면서 제명도 시키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번엔 더 열심히 노력해 타격왕 홈런왕이 되겠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대박이 형!”

범선의 목소리엔 진심이 담겼다.

어젯밤 범선은 어머니 앞에 무릎을 꿇고 잘못을 빌었다. 그동안 어린애처럼 굴었다고 시인했으며 아버지가 없으면 자신이 가장인데, 앞으론 잘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리고 범선은 밤잠을 설쳐가며 자신을 돌아봤다.

왜 그랬을까,

객기를 부린 것인가?

자신에게 화를 낸 것인가?

그렇게 자신을 돌아보다 깨달았다.

계시지도 않는 아버지에게 반항했다는 것을,

그리고 범선은 존경했던 아버지가 자식이 아닌 남을 살리기 위해 목숨을 바쳤다는 것도 마음에 들지 않았었다.

그렇게 생각한 자체가 이기심이었다는 것을...

사실 범선은 자기 자신에게 벌을 주고 싶었다. 자신이 망가져 가는 것을 죽은 아버지가 저승에서라도 봤으면 좋겠다는 심술을 부렸던 것이었다. 그렇게라도 아버지에게 따지고 싶었음이었다.

범선은 지금의 자신이 자랑스러웠다.

이렇듯 범선의 반항심은 에피소드로 끝났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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