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 엄마의 일을 해결한 대박이는 현장을 벗어나긴 했지만 딱히 갈 곳이 없었다. 일단 아지트로 가기로 하고 금정산으로 길을 잡았다. 그때 문득 스님이라도 만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유는 선과 악에 대한 대화를 누군가와 진지하게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사람이 선만 행하며 살 순 없는 건지, 이럴 땐 정말이지 진지하게 대화할 말동무가 필요한 데...”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걷다 보니 자정쯤 고당봉에 올라와 있었다. 정말 말동무라도 있다면 속내라도 털어놓고 싶은 심정이었다. 누가 저승을 오간다고 하면 믿겠는가, 자신의 말을 믿어줄 그런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정말 좋겠다고 대박이는 생각했다. 유난히 동쪽하늘에 별들이 많았다. 대박은 천천히 걸어서 바위가 있는 동쪽 능선으로 걸어갔다. “말동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