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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과 생각 531

신나게 뛰뛰빵빵

신나게 뛰뛰빵빵 글/썬라이즈 도심의 아침은 아수라장이며 전쟁터 어디서 쏟아져 나와 어디로 가는 인파인가 북새통인 거리엔 온갖 소음에 귀가 아프다. 술 먹은 자의 불량한 양심이 가로수 밑에 오물들을 소똥처럼 싸놓았다. 기분 좋게 가게를 열었을 아주머니 출근길 멈춰 선 일그러진 군상(群像)들 갖가지 험담과 삿대질이 험악하다. 실직 잘까? 검정 비닐봉지를 든 낯선 사나이 소중한 물건을 담듯 오물들을 쓸어 담는다. 보살이 따로 없다. 아주머니와 군상들 뛰뛰빵빵, 뛰뛰빵빵, 양심에 찔려 얼굴을 붉힌다. 찔리긴 찔리는 모양이다. 누가 뭐래도 오늘은 행복한 아침이다. 뛰뛰빵빵, 뛰뛰빵빵, 아침 햇살 힘차게 웃는다. 그런데~~~ 한바탕 신나게 웃던 때가 언제였던가, 거리는 한산하다 못해 유령이 나올 것 같다. 사람들 ..

단편과 생각 2021.09.28

동화/공룡 아저씨

자연사랑/어린이 사랑 자연사랑이 나라사랑입니다. 자연사랑이 질병을 퇴치합니다. 자연사랑이 희망입니다. 공룡 아저씨 글/썬라이즈 내일은 우리 학교에 일일 선생님이 오시는 날입니다. 우리나라 우표 발행에 대한 역사와 공룡 우표에 관한 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저와 친구들은 신바람이 났습니다. 공룡 얘기도 재미있겠지만, 공룡 우표를 기념으로 나눠준다고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담임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담임선생님은 내일 오시는 일일 선생님은 자연과 어린이들을 많이 사랑하는 분이라고 소개했습니다. 그리곤 공룡 아저씨로도 불린다고 말씀하시며 이상하게 웃음을 머금으셨습니다. 아이들이 의혹의 눈으로 담임선생님을 쳐다봤습니다. ‘선생님이 공룡 아저씨래’ ‘공룡처럼 생기셨나 봐!’ ㅋㅋㅋ, ㅋㅋㅋ, 아..

단편과 생각 2021.09.26

방황과의 이별

방황과의 이별 글 / 단야(박완근) 지겨운 장마의 끝이땡볕에 쫓겨나자열대야가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런 때에어김없이 무료함의 촉수가 꿈틀거린 것은해마다 겪는 역마살 같은 방황 때문이다. 제기랄,기껏 간 곳은 경상도 어느 벽촌무전여행이 가당키나 했던가, 작심삼일이 무색하게3일 만에 간이정류장에 서 있다. 땡볕이 쏟아놓는 열기에밭떼기의 고추들이 축 늘어지고화가 난 신작로가 울퉁불퉁 자갈들을 들춰내고그 길로 화물트럭 먼지를 일으키며 지나가고흙먼지 들이마신 화풀이로트럭 꽁무니에 욕 한 바가지 퍼부었다. 폐차 직전의 버스가 탈탈거리며 멈추자마라톤에 참가했다가 중도에 포기한 선수처럼씩씩거리며 버스에 올라탔다. 검은 안경 꾹 눌러쓴 운전기사는 조폭 같고저승꽃이 만개한 할아버지는 꾸벅꾸벅 졸고보따릴 목숨처럼 챙긴 ..

단편과 생각 2021.09.24

동화/샛별이는 내 친구

동화/샛별이는 내 친구 글/썬라이즈 희망이는 잠꾸러기입니다. 엄마가 늦잠을 잔다고 아침마다 꾸중해도 늦잠 자는 습관은 고치 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희망이가 이상합니다. 꿈도 꾸지 않았는데 일찍 일어나 창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희망이는 정신까지 말똥 말똥거려서 더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였습니다. 희망이는 잠옷 바람으로 창문을 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창문부터 열라는 엄마 말씀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 깜짝, 저게 뭐지? 어린이잖아.” 창문을 연 희망이가 눈을 비비며 하늘을 쳐다봤습니다. 무심코 쳐다본 하늘에는 또래의 아이가 지붕 높이에 붕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아이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났습니다. 아이는 희망 이를 ..

단편과 생각 2021.09.23

21세기 흥부

21세기 흥부 글/썬라이즈 여기는 정이 샘솟듯 흘러넘치는 시골, 제비 한 쌍 파란 하늘을 선회하고 있었다. 멀리 산자락에 지어진 아담한 초가집, 제비 부부 잽싸게 초가집으로 날아가 어디에 집을 지을까 마당을 선회한다. 한참을 선회하던 제비 부부 빨랫줄에 앉아 쉬려다가 빨랫줄에 가득 널린 눈부신 기저귀를 보고 처마 끝에 늘어진 전깃줄에 앉는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언제부터 자고 있었을까, 툇마루엔 곤히 잠자는 아기가 귀엽다. 제비 부부 아기가 귀여웠을까, 신나게 노래 부르고, 노랫소리에 잠 깬 아기는 한차례 버둥거려 이불을 걷어내고는, 에구 부끄러워라, 빳빳한 고추 세워 하늘에다 쉬하곤 시원하다고 진저리 쳤다. 그때 천수답이랑 텃밭 일구며 살던 젊은 귀농 부부 밭일을 끝내고 돌아..

단편과 생각 2021.09.17

단편소설/옥녀의 재혼 2

만수는 딸들을 시골 할머니 댁에 보내고 점심으로 냉국수를 해 먹고는 느긋하게 가게로 나왔다. 여름이면 자주 입었던 모시 저고리와 반바지를 입었다. 오래되긴 했어도 죽은 마누라가 정성 들여서 만들어준 옷이었다. 만수는 의자에 앉아 중고 선풍기를 켰다. 날도 덥고 배도 부르니 졸음이 쏟아졌다. 만수는 시원한 우물물에 등목하는 꿈을 꾸었다. 헐렁한 반바지가 선풍기 바람에 말려 올라가고, 만수의 흉물스러운 물건이 보기 싫게 드러났다. 그때 옥녀가 가게 안으로 들어섰다. “영미 아버님, 보리쌀, 에그 에그머니나!!!” 가게로 들어선 옥녀가 별안간 전기에 감전된 듯 부르르 떨었다. 옥녀의 눈길은 만수의 아랫도리에 꽂혀있었다. 그 순간 옥녀는 어버버 벙어리가 되었고 몸도 움직일 수가 없었다. 그냥 감전된 듯 서 있었..

단편과 생각 2021.09.15

글/장마

장마                                                         글/썬라이즈중장비 앞세운, 철거반 몰려오듯 먹장구름이 몰려왔다.포성 치듯 천둥 번개가 쳤다. 공동묘지처럼 산자락에 엎뎌있는 판자촌,굵은 빗줄기가 갈비뼈처럼 갈라진 지붕으로 스며들고, 난리 통에 출동 나온 양동이 대야가 방안에 늘어서서 가난을 비웃듯 뚝뚝 떨어자는 빗물을 받고 있다. 방구석에 비 맞은 들꽃처럼 떨고 있는 아이들은 겁에 질린 얼굴로 구세주 보듯 아버지 얼굴만 멀뚱히 쳐다보고, 흔들흔들 전깃줄에 힘겹게 매달린 백열전구마저 숨 깔딱 깔딱거리다 꺼지고, 아버지는 어렵사리 촛불을 켜시곤 ‘내 탓이다. 내 탓이다.’ 자책하며 기관차 수증기 뿜듯 한숨만 푹푹 내쉰다. 그나마 두 개 남은 라면을 목숨..

단편과 생각 2021.09.15

희망을 남발하자.

희망을 남발하자. 글/썬라이즈 인간은 감정의 동물이다. 나날이 원인 없이 감정에 치우쳐 희비가 엇갈린 삶을 살아간다. 그 원인 없는 희비(喜悲)란 당신의 감정이 치우쳐 발생하는 일종의 병인 것이다. 몸의 주인인 당신이 감정을 다스려야 한다. 당신이 즐거우면 긍정의 감정도 풍부해 삶 또한 즐겁다. 큰 희망은 미래에 성취할 희망으로 삼고, 작은 희망은 나날이 성취할 희망으로 삼자. 말로 하는 희망을 남발하자.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또, 배움의 희망과 생활에서의 희망도 남발하자. 책 읽기, 공부하기, 가족과 대화하기, 상대방 배려하기, 친구 사귀기, 봉사하기, 취미생활 등, 쉬운 것들로 희망을 마구마구 성취하자. 남녀노소 누구든 희망을 마구마구 성취하시라! 희망이 성취되면, 마음이 즐겁고 마음..

단편과 생각 2021.09.14

단편소설/옥녀의 재혼 1

옥녀의 재혼 글 / 단야(박완근) 열흘째 찜통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었다.사람들은 열대야 현상으로 밤잠을 설쳐야 했다. 어느 읍내의 행복동 재래시장,예외 없이 행복동 재래시장도 푹푹 찌는 열대야 현상으로 몸살을 앓고 있었다. 언제나 사람들로 활기가 넘쳤던 재래시장 입구,풍년 쌀집이란 커다란 간판이 눈에 들어왔다. 쌀집 주인인 만수가 직접 만들었다는 간판이었다.그것도 풍년은 파란색으로 쌀집은 빨간색으로 커다랗게 써넣은 글씨가 유독 사람들 눈에 잘 띄었다.그리고 쌀집 옆엔 믿음 세탁소가 있었다.그 옆엔 부부 미용실인데 굳게 문이 닫혀있다.아마도 가족동반 피서를 떠난 모양이다.그러고 보니 시장통 양쪽으로 늘어선 크고 작은 가게들도 거의 문을 닫아걸었다. 이 찜통더위에 장사가 되겠는가,그들도 더위를 핑계로 피서..

단편과 생각 2021.09.14

노총각 장가 보내기

노총각 장가보내기 글 / 단야 서울서 쌀가게 하는 큰 형님 같은 숙부,설날 아침 늦게 도착해 서둘러 제사 지내고 부모님과 쑥덕공론을 했는지 내게 서울 가잔다. 칠순을 앞둔 아버지는 쌀가게 도우라는 것이 이유지만 어머니는 자식 장가보낼 욕심에 금 년 농사 걱정하지 말라며 눈물 젖은 옷 보따릴 챙기셨다. 서울에서도 변두리에 자리한 아파트 단지 앞, 아파트 단지가 들어설 때부터 자리 잡았다는 박가 쌀가게는 밥맛도 좋고 인심도 넉넉한 쌀가게로 유명하다. 그 박가 쌀가게에 배달꾼이 새로 왔다.정초부터 새로 왔다는 머슴 같은 배달꾼은 성실한 것이 재산이라며 하루 내내 힘차게 자전거 페달을 밟았다. 서울 온 지 두 달,길 건너 양지 미장원 개업하던 날이었다.떡쌀 배달한 인연으로 초대받고 망설인 끝에 숙모 따라 미장원..

단편과 생각 2021.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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