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샛별이는 내 친구
글/썬라이즈
희망이는 잠꾸러기입니다.
엄마가 늦잠을 잔다고 아침마다 꾸중해도 늦잠 자는 습관은 고치 지를 못했습니다. 그런데 오늘따라 희망이가 이상합니다. 꿈도 꾸지 않았는데 일찍 일어나 창문 앞에 서 있었습니다. 오늘따라 희망이는 정신까지 말똥 말똥거려서 더는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시계를 보니 새벽 다섯 시였습니다.
희망이는 잠옷 바람으로 창문을 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꼭 창문부터 열라는 엄마 말씀이 문득 떠올랐기 때문이었습니다.
“아이 깜짝, 저게 뭐지? 어린이잖아.”
창문을 연 희망이가 눈을 비비며 하늘을 쳐다봤습니다. 무심코 쳐다본 하늘에는 또래의 아이가 지붕 높이에 붕 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상했습니다.
아이의 몸에서 은은한 빛이 났습니다.
아이는 희망 이를 쳐다보며 방긋이 웃고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하네. 어린애가 어떻게 공중에 떠 있지?’
희망이는 놀라긴 했지만, 신기했습니다.
희망이는 용기를 내어 가슴을 쭉 폈습니다.
그리곤 당당하게 아이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너는 누구니?”
아이는 말을 걸어도 대답하지 않았습니다.
“야, 너는 어떻게 공중에 떠있는 거니?”
희망이는 목소리를 높여서 다시 말을 걸었습니다.
그러자 아이가 대답했습니다.
“난 샛별이야, 네가 희망이니?”
“너, 내가 희망인 거 어떻게 알았어, 그런데 네 이름이 샛별이면 너는 별나라에서 왔겠다.”
그때 아이의 몸에서 빛이 났습니다.
눈이 부셨습니다.
그래도 샛별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난 금성에서 왔어. 새벽마다 오는데 나를 알아보는 사람은 너밖에 없더라.”
“뭐, 새벽마다 오는데 사람들은 못 알아본다고, 그런데 내 눈엔 보이잖아,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난 아무리 생각해도 꿈을 꾸는 것 같아,”
희망이는 말을 하면서도 잘못 보았나 눈을 비비고는 샛별이를 다시 쳐다봤습니다. 샛별이는 그런 내가 이상했던지 큰 눈을 깜박깜박하며 말했습니다.
“희망아! 오늘이 어린이날이잖니, 그래서 특별한 아이에게만, 그래 특별한 아이에게만 보이는 거야.”
“뭐! 그럼 샛별아, 내가 특별하다는 거네?”
“그래, 너는 착한 어린이잖아, 그래서 선물도 가지고 왔다. 희망아, 눈을 감아봐.”
“너, 너 무슨 짓을 하려고,”
희망이는 겁이 났는지 말을 더듬거렸습니다.
“희망아! 너는 착한 어린이라 남을 의심하지 않잖아, 그러니까 그냥 믿으면 되는 거야, 어서 눈을 감아봐!”
샛별이는 웃는 얼굴로 말했습니다.
목소리가 아주 맑고 낭랑했습니다.
희망이는 고개를 갸웃거리곤 대답했습니다.
“이렇게---”
희망이는 자신도 모르게 샛별이가 시키는 대로 눈을 감았습니다. 눈을 감자 목 주위가 정말로 이상했습니다. 꼭 누가 목걸이를 걸어 주는 것 같았거든요.
“그만 눈 떠,”
“어 이건 별 목걸이---”
언제 다가와 목걸이를 걸어줬는지, 목에는 반짝반짝 빛나는 별 모양의 목걸이가 걸려있었습니다. 그런데 샛별이는 공중에 그대로 떠 있었습니다. 정말이지 믿기지 않는 신기한 일이었습니다.
“희망아, 그 별 목걸이가 내 선물이야,”
“이 별 목걸이, 정말 예쁘다. 그런데 샛별아, 나는 줄 게 없는데 어떻게 하니, 정말 고마워 샛별아!”
희망이는 반짝거리는 별을 만져보며 미안한 얼굴로 샛별이를 쳐다봤습니다.
“희망아! 선물 대신에 우리 친구 하자, 그러면 아침마다 얘기하고 좋잖아.”
“뭐, 친구, 좋아 샛별아.”
“......”
“희망아! 일어났니?”
그때 엄마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샛별아! 우리 엄마야,”
“그럼 희망아! 우리 내일 만나자!”
“그래 샛별아! 잘 가.”
“......”
드르륵-
희망이와 샛별이가 손을 흔들며 인사할 때 미닫이문이 열리고, 엄마가 방으로 들어섰습니다.
“희망이 거기서 뭐 하니?”
“아침에 일어나면 창문을 열라고 했잖아요.”
“그런데 희망아, 그 목에 그건 뭐니?”
“이거, 친구가 준 선물인데요.”
“어디 보자, 참 예쁘게 생긴 목걸이구나, 별처럼 반짝반짝 빛도 나네.”
“엄마, 탐내지 마세요, 특별한 친구가 준 선물이에요.”
“그런 장난감을 누가 탐낸다고, 빨리 세수해라! 오늘 일찍 할머니 뵈러 가기로 했잖니.”
“아 알았어요. 엄마!”
희망이는 목걸이를 양손으로 감싸며 대답했습니다.
별안간 별 목걸이에서 더 밝게 빛이 났거든요.
“......”
희망이는 날마다 일찍 일어났습니다.
그리곤 샛별이와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샛별이는 반짝반짝 별나라 이야기를 많이 해 주었습니다. 희망이는 그날그날 학교에서 벌어졌던 이야기를 해줬습니다. 엄마에게 혼난 이야기도---
그 후로 희망이는 엄마보다 일찍 일어나는 착하고 씩씩한 어린이가 되었습니다.
^)^, 금성(金星)은 태양계 아홉 행성의 하나로서 지구의 바로 안쪽에서 약 225일의 공전 주기로 태양을 돌고 있는 행성입니다. 초저녁엔 개밥바라기, 태백성이라 불리며 새벽에는 샛별, 계명성 등으로 불립니다.
아이들은 아이들 답게---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