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흥부
글/썬라이즈
여기는 정이 샘솟듯 흘러넘치는 시골,
제비 한 쌍 파란 하늘을 선회하고 있었다.
멀리 산자락에 지어진 아담한 초가집,
제비 부부 잽싸게 초가집으로 날아가 어디에 집을 지을까 마당을 선회한다. 한참을 선회하던 제비 부부 빨랫줄에 앉아 쉬려다가 빨랫줄에 가득 널린 눈부신 기저귀를 보고 처마 끝에 늘어진 전깃줄에 앉는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언제부터 자고 있었을까, 툇마루엔 곤히 잠자는 아기가 귀엽다. 제비 부부 아기가 귀여웠을까, 신나게 노래 부르고, 노랫소리에 잠 깬 아기는 한차례 버둥거려 이불을 걷어내고는, 에구 부끄러워라, 빳빳한 고추 세워 하늘에다 쉬하곤 시원하다고 진저리 쳤다.
그때 천수답이랑 텃밭 일구며 살던 젊은 귀농 부부 밭일을 끝내고 돌아오고, 신랑은 우는 아기 얼레고 색시는 옹색한 부엌에 들어가 구닥다리 밥상에 정성껏 점심상 차려 내오곤 아기에게 젖을 물렸다.
밥상에 놓인 사기 밥그릇 잡곡밥이 고봉으로 담겼고, 뚝배기에 담긴 된장찌개는 냄새만 맡아도 군침이 돈다. 그 옆엔 싱싱한 상추와 쑥갓이 소쿠리에 수북하다.
신랑은 된장찌개에 잡곡밥 쓱쓱 비벼 상추에 쑥갓 얹어 복스럽게 싸 먹는다.
“여보, 맛있어요.”
“꿀맛이여---”
색시는 신랑 밥 먹는 모습만 봐도 행복하다며 금 년 농사 잘 지어서 서울 형님과 나눠 먹잔다.
비옥한 텃논 몽땅 팔아 대처 나간 형님이 원망스럽지도 않냐며 신랑이 물었지만, 색시는 미소로 답했다.
신랑은 색시의 넉넉한 사랑에 감격하여 찔끔찔끔 가슴으로 눈물을 흘렸다.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지지배배,’
제비 부부도 사랑 나누며 행복 씨앗 뿌렸다.
얼씨구 좋다.
절씨구 좋다.
젊은 부부 부자 되어라!
^(^,
행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늘 곁에 있다.
^(^, 사라져 가는 제비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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