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비 시/썬라이즈 밑동이 반쯤 썩은 고목 죽은 줄 알았던 가지에 서너 개 잎 돋아 파랗게 물이 들었다. 겨울 내내 구슬피 울어대던 할미새 언제 울었냐는 듯 사랑노래 부르고 잎들은 신명 나게 춤을 춘다. 옛날 아기나무 때부터 끔찍이 사랑했다는 고목과 할미새의 사랑 가을이 오고 잎마저 지는 날이면 할미새와 영영 이별할 것을 알기에 고목도 이 겨울 그토록 몸 떨어 울었으리라! 봄은 기다리지 않아도 오겠지만 이미 잎들은 떨어져 땅속에 묻히고 할미새도 고목에 누워 스르르 눈을 감았다. 어이하랴, 고목과 할미새의 천년사랑 창공 날아올라 비가 되었네. ^(^, 어느 겨울, 비를 맞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