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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9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따뜻한 하루 ​비록 비공식적인 기록이지만 인도네시아에는 146세까지 장수한 음바 고토 할아버지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주민등록체계가 만들어지기 전에 출생했기에 정확한 나이를 알기 어렵지만 할아버지의 말에 따르면 자신은 1870년생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할아버지가 꼭 이루고 싶은 마지막 소원이 바로 '죽음'이라고 합니다. 사실 할아버지에겐 10명이 넘는 자식들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식들이 먼저 세상을 떠났기에 손자들을 빼면 아무도 남지 않았습니다. 자식들을 먼저 보내는 슬픔과 혼자 있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었던 할아버지에겐 '죽음'은 마지막 축복이자 소원이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2017년 병세가 악화되었음에도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 곁에서 조용히 눈을 감았다고..

단편과 생각 2022.06.03

검투사의 아들 29

다음 날 아침, 먹구름이 하늘을 가린 탓에 암동도 어두컴컴했다. 희미하게 드러난 암동은 특별한 일은 없었다. 노인은 여전히 족쇄를 찬 채 앉아 있었고, 원세는 샘 앞에 앉아 운공 중이었다. ‘음, 할아버지가 이번엔 제대로 가르쳐 준 것 같은데--’ 원세의 입가에 미소가 어렸다. 원세는 할아버지의 가르침에 따라 운공에 임했다. 내공은 거부반응 없이 순순히 혈을 타고 온몸으로 퍼져나갔다. 내공이 골고루 퍼졌다고 느껴진 순간, 흩어졌던 내공을 천천히 중 단전에 끌어모았다. 그리고 한차례 심호흡을 한 뒤, 내공을 서서히 끌어내려 하 단전에 갈무리했다. ‘정기신(精氣神) 후에 내공을 마음으로 움직여라! 내공과 양기를 융화시켜라! 새로 생성된 음기도 제자리에 잘 갈무리를 시키거라. 때가 되면 양기와 음기를 자유자재..

검투사의 아들 2021.12.17

검투사의 아들 22

원세가 잠에서 깬 시각은 다음날 정오쯤이었다. 원세의 잠자는 모습을 내내 지켜보던 노인이 원세가 눈을 뜨자마자 호통을 치듯 말했다. “어린놈이 늦잠은, 그렇게 게을러서 뭘 찾겠다는 게냐! 한심한 놈 같으니, 이놈아! 자고로 부지런한 자만이 뜻한 바를 얻을 수 있다고 했느니라! 네놈처럼 게을러터져선 끼니는커녕 굶어 죽기 딱이지, 알겠느냐! 이놈아!” “아 함, 훤히 날이 밝은 걸 보니, 정오쯤 된 것 같군요.” 하품하며 부스스 일어난 원세는 못 들은 척 하품을 해댔다. 그리곤 하늘을 올려다보며 동문서답(東問西答)식으로 말했다. 하늘은 눈이 부실 정도로 맑고 깨끗했다. “킬킬, 좋다. 이놈아, 어디 굶어봐라! 얼마나 견디는지,” “할아버지, 가르쳐주지 않을 거면 가만히 계세요. 다 제 문젭니다.” “이놈아!..

검투사의 아들 2021.11.08

검투사의 아들 21

꼬르륵, 꼬르륵, 꼬륵, 물배만 채워서인지 꼬르륵 소리가 심하게 났다. “제길, 전량을 가지러 가긴 정말 싫은데...” “내 말만 듣는다면 세상에서 제일 귀한 먹을 것을 주지,” 노인은 눈도 뜨지 않은 채 중얼거렸다. “됐습니다. 내 굶어 죽고 말지 사람은 안 죽입니다.” “그래 어디 얼마나 버티나 보자, 썩을...” “......” ‘저놈을 어떻게 해서든 제자로 삼아야 한다. 제자가 아니더라도 무공을 가르쳐 그놈만은 꼭 죽이게 해야 하는데, 음, 내 손으로 죽일 수 없으니 어쩌겠는가, 련주님, 보고 계십니까? 제 신세를 보십시오. 련주님의 엄명이 아니었다면 벌써,’ 노인의 입에서 회한에 사무친 자조가 흘러나왔다. ‘할아버지에게 말 못 할 사연이 있는 모양인데, 참, 불쌍한 할아버지네. 그런데 그동안 먹..

검투사의 아들 2021.11.05

검투사의 아들 19

큰 구경거리가 객점 밖에서 벌어졌다. 객점에 있던 손님들은 먹던 음식도 제쳐놓고 우르르 몰려나갔고, 고개를 갸웃거린 점소이는 음식을 탁자에 내려놓자마자 뛰쳐나갔다. 점소이의 눈엔 동료가 싸움하러 나갔는데도 태연하게 앉아있는 천수의 행동이 이상했던 모양이었다. “어이쿠! 쓰벌, 배때기에 철판을 깔았나,” 한 청년이 슬며시 주먹을 굳게 말아 쥐더니 떡 버티고 선 국환의 복부를 기습적으로 가격했다. 그러나 신음을 흘린 건 청년이었다. “어쭈, 이번에도 버티나 보자, 이얍! 얏!” 퍽! 이를 지켜본 다른 청년이 눈에 불을 켜곤 순간적으로 몸을 날렸다. 제법 날렵한 발차기가 국환의 귓가를 스쳤다. 이어서 몸을 회전한 청년은 날렵하게 국환 앞으로 다가서며 주먹을 날렸다. 주먹은 휙. 휙, 바람 소리가 날 정도로 빨..

검투사의 아들 2021.10.29

악마와 거래했다. 21

잠시 휴식을 취한 대박은 책상에 앉았다. 그리곤 일기장을 펼쳤다. 2017년 11월 8일 아침에 이상한 전화 한 통을 받았다. 7년 전 교통사고에 대해 할 얘기가 있다는 자였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약속 장소에 나갔다. 사고 후 목격자를 찾는 현수막을 여러 차례 걸었었다. 전화는 많이 왔지만 나가보면 사례금을 노린 거짓 정보뿐이었다. 그래도 이번에는 기대치가 있어서 목격자를 만났다. 목소리와 눈매로 보아 40세 초반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남자는 내가 인사를 건네자 반겼다. 하지만 모자에 마스크까지 쓴 것이 수상쩍긴 했다. 내가 아는 사람처럼, 남자는 스마트 폰으로 동영상 하나를 보여줬다. 사람을 치고 그대로 도망가는 동영상이었다. 동영상은 분명 아들 내외가 교통사고를 당한 장소였고, 흐릿했지만 차..

동시/이웃집 할아버지

이웃집 할아버지 동시/썬라이즈 전에는 백발이면 무조건 할아버진 줄 알았어요. 한약 먹고 머리가 희었다는 아버지 친구 보고도 할아버지라고 불렀습니다. 조상 탓하는 옆집 아저씨한테도 저는 할아버지라고 불렀어요. 어느 날 이웃집 할아버질 보고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허리는 기억 자처럼 굽으신 할아버지 얼굴은 쭈글쭈글 주름 투성이인 할아버지 그런데 이상하게 머리만 흑발이었거든요. 이웃집 할아버지는 지팡이를 짚고도 아장아장거리듯 걸어 다닙니다. 저만 보면 싱글싱글 앞니 빠진 아이처럼 웃습니다. 이웃집 할아버지는 어린애 같습니다. ^(^, 자연사랑은 어린이들 미래이자 희망입니다. 삼나무입니다.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2021.10.15

악마와 거래했다. 11

2017년 3월 15일, 오늘부터 일기를 쓰기로 했다. 사랑하는 손자 대박이가 뺑소니 교통사고를 당한 지 꼭 한 달째다. 의사 말로는 뇌사상태는 아니라고 한다. 그런데도 의식이 없고 움직이질 않는다. 다행스럽게도 미음을 먹이면 곧잘 받아먹는 것이 신기할 뿐이다. 고무적인 현상이라는 의사의 말과 깊은 잠에 빠진 것 같다는 간호사의 말에 위안을 삼았다. 우리 대박이가 깊은 잠에서 깨기만 한다면, 우리 대박이가 거짓말처럼 벌떡 일어날 것만 같다. 2017년 3월 16일, 새벽에 산에 올라갔다. 천지신명께 우리 대박이를 살려달라고 기도했다. 마누라가 생전에 정화수(靜閑水)를(靜閑水) 떠놓고 비는 모습이 문득 떠올랐다. 마누라가 손자를 살리려거든 기도를 하라는 계시 같았다. 그래서 날마다 천지신명께 빌기로 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1

악마와 거래했다.---1권 작가/썬라이즈 프롤로그 휘이잉, 휘이잉, 휘잉~~~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이다. 어둠을 뚫고 달려오는 열차 소리, 그리고 선로 위, 한 노인이 눈발을 맞으며 서 있었다. 치지지직,,, 노인은 달려오는 열차를 향해 두 눈을 부릅떴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눈빛이다. 지치 지직, 끼익--끼익- 퍽! 번쩍! 번쩍! 순간, 퍽 소리에 이어 강력한 번개가 하늘을 갈랐다. 부서진 육신과 피가 눈발에 섞여 사방으로 흩날렸다. 마치 붉은 장미가 부서져 날리듯, 그렇게 노인은 열차와 박치기를 했다. 즉사였다. 왜? 악마와 거래한 결과였다. 1장, 이상한 죽음 1 재깍재깍, 재깍재깍, 재깍재깍,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 초침 소리가 크게 들렸다. 질주하는 자동차 소음도 초침 소리에 묻혔다. 어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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