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천지봉, 파란 하늘엔 목화솜을 띄워 놓은 것처럼 하얀 뭉게구름들이 두둥실 떠다녔다. 아, 하고 함성을 지르고 싶을 정도로 하늘은 너무도 맑고 깨끗했다. 휘이잉, 휘이잉, 북쪽 계곡을 타고 제법 세찬 바람이 지나갔다. 바람은 계곡을 지나더니 병풍처럼 펼쳐진 절벽과 한차례 실랑이를 벌이곤 곧바로 서쪽으로 비켜 달아났다. “얏! 얏! 이-얏! 얏!” 절벽 앞, 한 여인이 목검으로 찌르기 연습을 하고 있었다. 낭랑한 기합 소리가 당차다. 여인이 움직일 때마다 등 뒤로 늘어진 검은 머리가 차랑거렸다. 살펴보니 여인은 가죽으로 만든 반바지에 가죽조끼를 입었으며, 머리는 분홍색 끈으로 묶어 길게 늘어 뜨렷다. 늘어뜨린 분홍색 끈은 의외로 잘 어울렸다. “소연아! 이젠 그만하고 들어오너라!” 오랫동안 연습을 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