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이 집에 돌아온 시각은 술시(戌時, 저녁 7시 30분)경이었다.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싸리문은 활짝 열려있었고 기둥엔 불이 환하게 밝혀진 등이 걸려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다녀왔습니다.” “오늘은 그곳에서 자고 올 줄 알았는데, 들어오너라!” “어머니는 좀 어떠세요.” 무룡은 방으로 들어서며 아버지 표정부터 살폈다. 그리곤 흐릿한 불빛에 더욱 창백해 보이는 어머니 옆에 앉았다. “음, 오늘밤을 넘기기가 어려울 듯싶다.” 입이 떨어지지 않는지 만복철이 힘없이 말했다. “예! 그런데 어찌 저를 만화곡으로 보내셨어요!” “그러는 것이 좋겠다고 네 어머니가 말하는 바람에... 어쩌겠느냐! 네가 어머니 마음을 이해해 드려야지...” “어머니! 어찌 소자를 불효자로 만드시려 하셨습니까? 소자는 너무 속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