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5장, 귀곡부를 떠나며 어느덧 변방엔 겨울이 찾아들었다. 휘이잉—휘이잉-- 둔황에서도 70여 리 떨어진 죽음의 산이라는 귀명산이 모래바람 속에 웅크리고 있었다. 세찬 모래바람이 귀명산을 할퀴고 지나갈 때마다 죽은 자들의 억울한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원세는 부주인 염라천의 제자 되기를 포기한 대가로 6개월간 받아야 할 고도의 살수 수련을 7일 만에 마쳐야 했다. 인간이 할 수 있는 극한의 훈련인 지옥훈련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원세가 맘에 든 부주는 자신이 평생 만들었다는 염라환까지 먹여가며 제자 되기를 바랐다. 그러나 원세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런 때에 부주는 억지의 마지막 제의를 했다. 원세는 어쩔 수 없이 그 제의에 응했다. 앞으로 삼 일이면 암동에 갇힌 지 한 달이다. 삼 일 후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