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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보리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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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굴비

 

시 / 해화 최효열

 

인사동 골목을 걷다

시장기를 채우는 여자만으로 들어서면

어수선한 통통배들 사이를 지나 십 년 지기 우리 앞에

서로 마주보고 누운 보리굴비 한 손

 

목에 걸릴

딱딱한 뼈는 발라지고 제 모양을 잃지 않은

앙상하지만 넉넉함의 깊이를 아주 느리게 씹는다.

 

씹으면 씹을수록 목구멍이 아려오는 것은

십수 년의 세월을 보듬어 온 너와 나

가끔은 뒤틀리고 부딪혀 상처가 된 뼈를 생각하다.

너를 잊은 미안함이다.

 

여자만에 통통배 소리 잦아들 때쯤

내 가난을 염려하는 너의 여린 마음이 골목을 돌아

헤어지는 발끝에서 긴 여운으로 남는다.

 

여자만,

여수시 화정면에 있는 명칭을 딴

서울종로구 인사동 골목에 있는 식당 이름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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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심히 산다는 것은 날마다 행복을 심는 일이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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