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각이었다.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하늘엔 빛들의 잔칫날인 양 무수한 별들이 불꽃놀이에 푹 빠졌다. 달무리도 살판났다는 듯이 은은한 빛을 뿌리며 천지봉으로 놀러 왔다.. 그때 빛 무리를 반기듯 바람들이 천지봉을 휘돌고 휘돌았다. 천지봉 북쪽, 병풍처럼 늘어선 절벽들이 별빛들에 의해 하나 둘 모습을 드러냈다. 그중에서도 서쪽 끝에 위치한 암벽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한 여인이 암벽 앞에서 춤을 추고 있었다. 여인이 움직일 때마다 치마가 나비가 날 듯 너풀거린다. 여인은 신들린 여인처럼 신명이 나있었다. 발동작 하나하나가 유연하면서도 절도가 있었다. 손놀림은 말할 것도 없다. 한 번의 손동작이 버들가지 휘어지듯 늘어졌다가 곧게 뻗어나가니, 그 춤사위가 일품이었다. 그리고 몸을 가볍게 회전시키는 몸놀림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