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2권 1 1장, 짧은 만남 휘이잉, 휘잉-- 사라락, 사라락, 사락, 어둠이 짙게 깔린 량산으로 시원한 바람이 지나갔다. 나뭇잎들은 비비적거리며 옷을 벗더라도 순리에 따르자고 속삭였다. 순리를 거역하는 인간들의 끊임없는 욕망을 비웃듯이-- 장원이 내려다보이는 숲속, 바람에 흔들거리는 나무들 사이로 은은한 불빛이 보였다. 불빛은 숲속에 있는 한 초막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두런두런 얘기 소리도 들렸다. 순찰 무사들이 휴식을 취하거나 밤에 잠깐씩 눈을 붙이는 초소로 활용되었던 초막이었다. “그렇게 차려입으니, 우리 원세가 딴사람이 됐구나. 아주 늠름해졌다. 어딜 가든 공자 소리도 듣겠고, 처자들이 봤다면 반하겠는걸,” “숙부! 놀리지 마십시오. 공자 소리를 듣다니요. 종놈이,” “무슨 소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