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거래했다.---1권
작가/썬라이즈
프롤로그
휘이잉, 휘이잉, 휘잉~~~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밤이다.
어둠을 뚫고 달려오는 열차 소리,
그리고 선로 위,
한 노인이 눈발을 맞으며 서 있었다.
치지지직,,,
노인은 달려오는 열차를 향해 두 눈을 부릅떴다.
그 무엇도 두렵지 않다는 눈빛이다.
지치 지직,
끼익--끼익-
퍽! 번쩍! 번쩍!
순간, 퍽 소리에 이어 강력한 번개가 하늘을 갈랐다.
부서진 육신과 피가 눈발에 섞여 사방으로 흩날렸다.
마치 붉은 장미가 부서져 날리듯,
그렇게 노인은 열차와 박치기를 했다.
즉사였다.
왜?
악마와 거래한 결과였다.
1장, 이상한 죽음 1
재깍재깍, 재깍재깍, 재깍재깍,
자정을 향해 달려가는 초침 소리가 크게 들렸다.
질주하는 자동차 소음도 초침 소리에 묻혔다.
어둠에 묻힌 도심에도 눈발이 날리고 있었다.
가로등 불빛으로 인해 빌딩과 빌딩 사이의 허름한 2층 건물이 흐릿하나마 한눈에 들어왔다. 1층은 페인트칠이 벗겨진 희망이네 분식집이란 낡은 간판이 걸려있다. 식당은 오랫동안 장사를 하지 않은 듯 쇠줄에 자물통까지 잠겨있었다.
번쩍! 번쩍!
난데없이 천둥소리도 없는 번개가 눈 깜짝할 순간,
희망이네 분식집 2층으로 떨어졌다.
별안간 밝은 빛이 번쩍이자 사람들은 일시 암흑세계를 느껴야 했다. 하지만 그뿐, 번개가 쳤었다는 사실조차 알지 못했다. 바로 선로 위의 노인이 열차에 분시(粉屍) 되는 순간에 벌어진 사건이었다.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 옆엔 잡쓰레기가 수북이 쌓여있다.
계단을 올라가자 현관문이 반쯤 열려있었다.
방안, 습하고 퀴퀴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한 소년이 침대에 반듯하게 누워있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소년의 얼굴은 벌겋게 달아올랐고,
머리에서는 수증기가 피어오르듯 김이 나고 있었다.
그런 와중에도 소년은,
두 눈을 부릅뜨듯 억지로 뜨곤 한 곳을 응시했다.
소년의 충혈된 눈빛이 가리킨 곳,
너무도 대조적인 두 노인이 소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한 노인은 열차에 치여 형체도 없이 죽었던 바로 그 노인이었다. 노인은 측은지심의 눈빛으로 소년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반면 낯선 노인은 붉은 머리에 먹빛 장포를 걸친 노인이었다. 적발 노인은 붉은빛이 감도는 강렬한 눈빛으로 소년을 노려봤다.
꿈에서도 보기 싫은 악마의 눈빛으로...
‘봤지요, 번개가 손자 몸에 떨어진 것은 무슨 뜻이요.’
‘그건 내가 한 짓이 아니다. 나도 영문을 모르겠다.’
‘그걸 말이라고 하시오. 그렇다면 우리 손자가 살아나기는 하는 것이오. 말 좀 해 보시오.’
‘약속은 지킨다. 기다려라!’
‘염마 왕,, 저승에 가서도 염마 왕 그대를 용서치 않을 것이오.’
‘걱정 말거라, 문제가 생긴다면 내 명줄을 네게 맡기지,’
“.......”
스음스음,
한차례 음산한 공기가 방안을 휘돌았다.
공기의 파장이 두려움과 슬픔으로 떨었다.
‘우리가 떠나는 동시에 거래는 이루어진다.’
‘대박아, 그동안 이 할아버지가 한 말은 다 잊어라, 그러니 복수는 꿈도 꾸지 마라, 마음은 쓰리고 아프겠지만 복수는 네 마음만 괴롭힐 뿐이다. 대박아, 너만을 위한 네 꿈을 위해 의지대로 살아라! 이 할아버지의 마지막 부탁이다.’
소리 없는 목소리지만 소년의 귀에는 들렸다.
슈욱-
슉-
작은 파공 성이 들렸다 싶은 순간이었다.
두 노인의 모습은 자취도 없이 사라졌다.
그 순간이었다.
적발 노인이 사라진 허공,
작은 공처럼 생긴 푸른빛 덩어리가 푸직, 뿌지직 거리며 생성되었다. 그렇게 생성된 푸른빛 덩어리는 천천히 회전하여 소년의 머리맡으로 날아갔다. 그리고는 몇 번 머리 위를 맴돌더니 순식간에 소년의 콧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으음 으,
죽은 듯이 누워있던 소년이 미약하게 신음을 흘렸다.
꿈틀, 꿈틀꿈틀,
소년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내리감았던 눈꺼풀도 파르르 떨었다.
번쩍,
소년이 두 눈을 번쩍 떴다.
아 음,
‘음, 여기는 어라, 분명 할아버지 방인데,’
소년이 흐릿한 눈빛으로 방 안을 둘러봤다.
‘분명 차에 치였었는데 할아버지는? 아 머리야,’
소년이 머리를 감싸며 힘 없이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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