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거래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15

썬라이즈 2021. 10. 1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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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저씨 말대로 경찰에서 사건을 덮었다면, 그냥 둘 수가 없지, 그런데 무슨 수로 증거들을 찾지, 그동안 할아버지는 울화통에 정말이지 죽을 지경이었을 거야,‘

명상 중이던 대박이의 얼굴이 별안간 일그러졌다.

그동안 할아버지는 일기를 쓰셨잖아, 일기장에 단서가 될 만한 얘기를 써 놓으셨다면 정말 좋을 텐데, 분명 할아버지는 부모님 사건이 의도적으로 벌인 뺑소니 사고라고 하셨어, 자신이 범인을 잡지 못하고 죽으면 나보고 부모님 원수를 꼭 갚으라고까지 말씀을 하셨잖아, 아저씨에게 다시 물어보자.’

대박이는 사고당하기 전의 기억뿐이었다.

사고 후 3년간의 기억은 없다.

한날 할아버지는 대박이를 앉혀놓고 말씀하셨다.

대박아, 네 부모님 뺑소니 사고는 누군가가 의도적으로 사고를 낸 것이다. 근처에 cctv가 있었는데 고장이 났다고 하더구나. 뺑소니 범인을 90% 이상 잡는다는 경찰에서 아직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상 문제다. 의혹이 간다는 말이다. 그러니 대박아, 꼭 기억해라. 잘못했으면 반드시 죗값을 치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하지만 대박은 힘이 없다.

힘이든 권력이든 아니면 능력이라도 키워야 할 때다.

대박이는 감고 있던 눈을 떴다.

대박이의 손이 자연스럽게 일기장을 펼쳤다.

20173월 말일까지는 주지할 내용이 없었다.

201741,

오늘은 만우절이다.

거짓말이라도 좋으니 우리 대박이가 깨어났다는 말을 들었으면 좋겠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우리 대박이는 꼭 깨어나서 큰 인물이 될 거야, 부모님 원수도 갚아야지,

안 여사가 점심이라도 든든하게 드시라며 두루치기에 이밥을 싸 왔다. 안 여사 덕분에 든든하게 점심을 먹었다. 점심은 병원식당에서 해결했는데 날마다 먹다 보니 사실 질렸다.

오늘도 특별한 일 없이 하루가 지나갔다.

내일은 안 여사 딸에게 용돈이라도 줘야겠다.

201742

수사는 진척이 있는지 경찰서에 들렀다.

열심히 수사 중이라고 말했지만,

수사는 제자리걸음이었다.

점심시간에 맞춰 병실에 당도하니 안 여사 딸이 와 있었다. 자주는 아니어도 주일에 한두 번은 꼭 엄마를 보러 들리는 예쁜 딸이다. 이름은 윤 소라 중학생이다.

소라와 점심이라도 같이 먹을 생각이었는데 아들 친구인 창선이가 만나자고 전화를 했다. 소라에게는 점심은 다음에 먹자고 말하고 용돈으로 5만 원을 주었다.

특별한 말이라도 있나 했더니 창선이는 점심을 대접하려고 나오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약속 장소를 불고깃집으로 잡았다면 진즉 눈치챘어야 하는 건데, 암튼 창선이 녀석은 친아들처럼 나에게 잘하는 녀석이다.

암튼 창선이는 수발을 들면서 무리하지 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아버님이 건강해야 대박이가 깨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는 말이었다.

몸에 특별한 이상은 없다는데 대박이는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담당 의사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그 이상이 될지 모르니 지켜보자는 말만 해댔다. 답답한 담당 의사다.

오늘은 아들 친구 덕에 포식했다.

밤엔 안 여사와 교대했다.

대박이는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잠은 정말 잘 잔다.

제발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깨어나기를,

일기장을 읽다 보니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요즘엔 시도 때도 없이 졸리다.

춘곤증인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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