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 거래했다.

악마와 거래했다. 17

썬라이즈 2021. 10. 17.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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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없고, 수하로 삼아야 맘대로 부려먹는데, 괜히 제자가 되란 말을 해선, 어쩔 수 없지 제자로 삼아서라도 마성(魔性)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저놈이라야 마성으로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다. 암튼 저 멍충이 저놈은 뭔가 부족해, 우라질 내 죄의 경중이 저놈 손에 달렸다는 것이 정말이지 마음에 걸려,’

염마왕이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붉은 안광이 일렁였다가 사라졌다.

살심이 담긴 눈빛이었다.

참자 참아, 제자로 삼자 삼아,’

입을 씰룩인 염마 왕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대박아, 좋다. 너를 내 제자로 삼겠다. 힘과 능력을 키워줄 것이다. 부모님의 원수와 너를 죽이려고 했던 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거라, 세상에서 너에게 거슬리는 자들에게 네 능력을 똑똑히 보여 주거라, 저 멍충이 놈도 죄가 있으면 캭 죽여도 좋다. 키키킬킬 알겠느냐?”

적발 노인 염마 왕은 사뭇 진지했다.

그런데 마설훈씨가 죄가 있다니, 죽여도 좋다니, 이거야 원, 암튼 괴인 할아버지, 힘을 키워야 복수를 하니까 제자가 되는 겁니다. 모든 일은 제 의지대로 생각하고 행동을 할 겁니다. 수하처럼 부리려고 한다면 그때는 헤어지는 겁니다. 히히 괴인 할아버지는 저한테 지신 겁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 히죽이 웃던 대박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섰다. 아니 힘이 들었는지 비틀거렸다. 그래도 대박은 적발 노인 앞에 다가가 당당히 말했다.

선생님, 절 받으세요.”

이놈아, 스승님이라고, 아니지, 조금은 멋스럽게 사부님이라고 불러라! 그래야 듣는 귀가 호강을 할 것이 아니냐, 그리고 절은 구배지례를 올려야 하느니, 알겠느냐?”

예 사부님, 멋스럽게 절 받으십시오.”

대박이는 순순히 적발 노인 말대로 구배를 올렸다.

적발 노인의 입이 쭉 찢어졌다.

대박이의 몸은 가볍고 홀가분했다.

언제 아팠냐는 듯 고통도 말끔히 사라졌다.

가슴이 화끈거리지도 않았다.

악마, 염마왕이라 불리는 자가 바로 적발 노인이었다.

염마왕은 염라대왕의 수족이자 지옥의 수문장이다. 이를 알지 못했던 대박이는 그동안 괴인 할아버지인 염마 왕을 예의로 대했다. 그리고 이젠 염마왕의 제자가 되었다.

내 능력의 일부는 이미 네놈에게 넘겨줬다. 이 사실을 네놈은 몰라야겠지, 그 멍청한 네놈 할아버지만 아니었다면, 이런 위험한 도박은 하지도 않았을 텐데, 공연히 속세를 운운하다가 악마인 내가 당한 기분이란 말이다.’

사실 적발 노인은 대박이 할아버지를 멍청한 늙은이라고 생각했었다. 손자를 살려준다면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하겠다던 늙은이라 이용가치가 충분하다고 여겼었다.

그때 적발 노인 염마왕이 내세운 조건은 간단했다. 인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인간이 가장 공포감을 느끼는 곳에서 그것도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이었다.

늙은이, 아니 대박이 할아버지는 주저하지 않았다.

어찌 달려오는 열차와 박치기할 생각을 했을까,

인간이 그게 가능한 일인가,

염마왕인 자신도 열차와 박치기해 죽는 조건이라면 나서지 못했을 일을 대박이 할아버지는 서슴없이 자행했다. 자살현장을 지켜본 염마 왕이 경의를 표할 정도였다.

전에도 말했듯이 너는 맘만 먹으면 이승에서 못할 것이 없다. 그러니 능력을 힘을 마음대로 사용해도 된다.”

네에~ 정말입니까. ~ 사부님,”

대박은 조금은 과하게 좋은 척을 했다.

좋긴 좋은가 보구나, 이참에 나도 제자야 라고 불러야겠다. 제자야, 제자는 이 사부의 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 사부님!”

대박은 머리까지 공손히 숙였다.

제자야!”

제자야!”

네에~ 사부님!”

으이그, 앞으로 제자는 사부가 말하면 곧바로 꼬박꼬박, 대꾸해라, 알아들었느냐 제자야,”

적발 노인 염마왕은 대박이를 제자로 삼은 것이 정말로 좋다는 표정이다. 말투도 부드러워졌다.

예 사부님, 제자 명심합니다. 그런데 사부님,”

대박이도 속셈이 있는 듯 전에 없이 말투가 공손하다.

오냐, 제자야, 할 말이, 있느냐.”

사부님, 다름이 아니라, 힘이든 능력이든 빨리 가르쳐 주세요. 제자는 하루라도 빨리 힘도 능력도 사용하고 싶습니다.”

대박이는 무릎을 꿇은 자세로 적발 노인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눈빛만 스쳐도 오싹했는데 지금은 마주 봐도 참을 만했다. 그만큼 적응이 되었다는 증거였다.

이놈이 제자가 되더니 뭔가 알아차렸나, 제자야, 능력과 힘은 이승에서 제일 중요한 덕목 중에 하나다. 힘없고 나약한 인간들은 착한 것이 덕목 중에 으뜸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말이 틀렸다는 것을 제자는 곧 알게 될 것이다.’

적발 노인은 다소 누그러진 눈빛으로 대박이를 직시했다.

제자는 듣거라.”

예 사부님.”

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아라.”

반가부좌도 되겠지요.”

대박이는 말과 동시 반가부좌를 틀고 앉아 눈을 감았다.

제자야, 네 몸에 이상한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놀라지 말거라, 네 몸에 내재 된 능력을 일깨울 것이다.”

사부님, 제 몸에 내재 된 능력이라니요.”

여지없는 대박이의 질문이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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