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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뿌리를 자르다
시 / 돌샘 이길옥
너를 다시 만난 것은 순전히 우연이다.
신발 닳도록 헤매어 찾고
발바닥 부르트도록 뒤졌는데
이리 쉽게 만날 줄 알았더라면
헛고생으로 몇 년을 허비하지 않았을 것이다.
가슴에 대못으로 피멍을 박아 걸어놓고
스리슬쩍 야반도주한 몰인정에
무딘 칼을 갈아 섬뜩한 살기의 날을 세웠는데
뻔뻔하게 내 앞에 얼굴 내미는 넉살에
맥이 풀려 들었던 칼을 놓치고 만다.
태연한 헛웃음으로
내 속에 끓는 분의 맥을 짚고
얼렁뚱땅 제 허물을 걷어내는 재주에
뼛속에 가두어 키웠던 원통함이
허망하게 무너지고 만다.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늙는 것을 두려워 맙시다.
하루가 행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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