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 은행나무

썬라이즈 2022. 12. 21.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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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에 은행나무(수정)

/썬라이즈

항상 마주쳤던 은행나무가

사계절 내내

나를 유심히 지켜봤다.

나만 지켜본 것이 아니라

지나다니는 사람들을

눈을 부릅뜨고 지켜봤다.

개중에는 개구쟁이 친구들도 있었고

호랑이 선생님으로 유명했던

한글사랑 교감선생님도 계셨고

가지를 쳐줘야 한다며 무섭게 낫질을 하던

이웃 마을 구두쇠할아버지도 계셨다.

500살은 먹었을 거라는 얘기에

기함하듯 놀라기도 했었지만

가을이면

길 위에 노란 무명천을 깔아놓고

우수수 은행들을 털어놨던 은행나무

누가 주워가는지 지켜봤던 은행나무

그 은행나무가

그 은행나무가 죽어서도

길 중에서도 무섭게 변한 아스팔트 길 위에

사람이 아닌 저승사자들만 다니는 길 위에

아직도 버티고 서서 속세를 지켜본다.

나는 먼발치에서 무서운 길만 바라볼 뿐이다.

^(^,

말도 아름다운 꽃처럼 그 색깔을 지니고 있다.

E. 리스

날씨가 춥습니다.

모두 강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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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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