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투사의 아들

검투사의 아들 2권 17

썬라이즈 2022. 12. 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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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냄새를 맡았나, 교두나 위사나 예사롭지 않은 인물들이다. 그래 내가 저들의 무위를 가늠할 정도라면 저들도 나에 대해 간파했을 수도 있다. 조사의 할아버지나 광마 할아버지가 왜 자신을 철저히 숨기라고 했는지, 이제야 알 것 같다. 정말 조심, 조심해야겠다.’

원세는 교두가 한 번씩 자신을 훑어보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인사를 하면서 느낀 것은 자신의 내력을 알아내기 위해 면면을 살핀다는 것이었다.

“쌍살녀! 이놈 어때, 쓸만 하지?”

교두가 별안간 두 여인에게 말을 걸었다.

꽤 똑똑해 보이긴 하는데 말은 잘 듣지 않겠군요.”

이봐요. 누나들, 함부로 말하지 마세요.”

호호, 저것 봐요. 대번에 대들잖아요. 정말 귀여워 죽겠어, 잘근잘근 깨물어 줄까,”

예뻐서 좋게 생각했는데 영 아니군. 자고로 여자는 조신해야 하는데, 안 그래요. 암행 위사 님!”

하하하! , 그렇구 말구...”

허허- 그놈 참, 야 이놈아! 저 누나들이 누군지 알면...”

“쌍살녀라고 했잖아요. 여자가 쌍살녀가 뭡니까,”

언니! 보면 볼수록 귀엽지...”

아직 딱지도 떨어지지 않았으니 그렇겠지, 호호호...”

“......”

하하하, 난 또 무슨 소리라고...”

교두가 원세의 아랫도리를 쳐다보며 너털웃음을 터트렸다.

제길, 완전 어린애 취급이군. 이런 곳에선 저 누나들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나쁠 건 없겠지,’

원세는 두 여인이 정조 관념이 없는 것처럼 말은 함부로 해도 속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을 직감했다.

누나들 나는 고원 센데,, 누나들은 어떻게 부릅니까?”

호호 난 모란이고...”

그래 나는 동생인 동백이다. 쌍살녀란 별명보단 예쁘지,”

한 여인이 호호거리며 모란이라고 소개하자, 동생이란 여인이 얼른 나서선 눈웃음을 치며 동백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정말 아름답고 예쁜 이름입니다. 앞으론 모란, 동백, 누나라고 부르지요. 그러니 그 느끼한 눈으론 쳐다보진 마세요. 몸이 근질근질해서...”

호호호... 하하하...

원세의 노골적인 얘기에 장내는 잠시 웃음바다가 되었다.

쌍살녀(雙殺女)는 자매지간이었고, 몸매나 생김새가 비슷해 쌍둥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닮았다. 언니인 모란은 23, 동생인 동백은 21세라고 했다. 사실 모란과 동백은 고아였다. 10년 전 부주인 염라천이 외유 중에 청루로 팔려 가는 자매를 데려다 제자로 삼았다. 그때 그녀들 나이는 11세와 13세였다.

무슨 일인가?”

그때 좀 뚱뚱한 편인 백발노인이 빠오로 들어서며 장내를 둘러봤다. 형형한 안광이 보는 이로 하여금 주눅이 들 정도로 위압감을 주었다. 대략 60대 후반으로 보였고, 일견 하기에도 대단한 무위를 지녔을 노인이었다.

총령을 뵙습니다.”

어서 오세요. 갈 할아버지!”

갈 할아버지, 요즘엔 뜸하셨네요.”

위사와 교두가 벌떡 일어나 군례를 올렸고 쌍살녀는 천천히 일어서며 교태 부리듯 말하곤 눈웃음을 쳐댔다.

못된 년들, 네 년들이 아무리 교태를 부려도 음령 흡자결은 가르쳐 줄 수가 없다. 그런데 이놈은 누구냐?”

총령이라 불린 노인은 쌍살녀에게 눈을 부라리곤 원세를 직시했다. 그러자 위사가 얼른 나섰다.

“련에서 보낸 수련생입니다. 총령께 인사 올리거라!”

할아버지! 고원세라고 합니다.”

, 음기가 강한 아이로군. 어험--”

노인은 원세를 쓱 훑어보곤 호피가 깔린 의자에 앉았다.

총령 갈양지(乫陽地), 60대로 보였으나 실제의 나이는 90세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고, 귀곡부의 총령으로서 부주 다음으로 실권이 있는 노인이었다. 원래는 사황련의 장로 격이었으나 귀곡 부를 중요하게 여긴 진충원이 총령에 임명해 부주를 돕도록 명했다.

총령 갈양지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암행 무사와 영무들을 키워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암암리에 자금을 확보해 사황련으로 보내는 일에 일조했다.

갈양지는 백발이긴 했으나 턱은 밋밋할 정도로 수염이 없었다. 그리고 매부리코에 작은 눈이 음침하고 인정이 없어 보였다. 게다가 음령 흡자결(陰靈吸滋結)이라는(陰靈吸滋結) 사악한 무공을 대성한 것으로 알려진 노인이었다. 한때는 음마 왕(淫魔王)으로(淫魔王) 불리기도 했었다.

‘음령흡자결이라, 광마 할아버지처럼 괴팍한 노인 같은데, 음산한 기운이 영 맘에 안 들어, 매사에 신경을...’

원세는 노인에게 인사를 하면서 느낀 섬뜩한 기운이 맘에 걸렸다. 두 여인이 가르쳐달라는 음령 흡자결 때문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느낌만으로도 섬뜩함을 느끼자 경각심을 일으켰다.

 

교두!”

예 총령!”

부주께서 언제 출관하실지 모르는데 마냥 기다릴 참인가?”

잠시, 운공만 할 거라고 하시기에...”

어디 이런 일이 한두 번인가, 적어도 삼일은 걸릴 것이니, 그만 가보시게,”

비릿한 미소를 띤 노인이 작은 눈을 번뜩였다.

예 총령! 이보게 이만 가세!”

그러지, 총령 물러갑니다.”

위사가 일어서며 원세에게 눈짓을 보냈다.

총령 할아버지! 다음에 뵙겠습니다.”

오냐! 내 언제 조용히 부를 것이니 그때 보자!”

얼래, 조용히 부르다니 무슨 꿍꿍이...’

원세는 순간 느낌이 좋지 않았으나 내색은 못 했다.

예 할아버지! 누나들도 나중에 봐요.”

호호 원세 도령, 나중에...”

이 누나에게 잘 보이면 큰상을 주지...”

원세는 두 여인의 간지러운 목소리를 뒤로하고 교두와 위사를 따라 빠오를 나섰다.

밖으로 나오자 서쪽 하늘은 붉게 물들어 있었고, 무사들이 호수 근처의 커다란 빠오로 몰려가고 있었다.

그때 무사들을 바라보던 암행 위사가 입을 열었다.

벌써 밥때가, 이보게 교두! 원세, 잘 부탁하네.”

이 사람이 보자 보자 하니까, 이놈은 내가 알아서 수련을 시킬 것이니 이젠 신경을 끄시게...”

알았으이, 그냥 신경이 쓰여서. 말이야, 원세야! 수련엔 철저히 임해야 할 것이다. 동료들하고도 잘 지내고...”

, 암행 위사님!”

“.......”

보기보단 정이 많으신 분이네. , 이제부터 귀곡부 생활이 시작되는 건가, 수련생들은 몇 명이나 될까? 매사에 신경을 써야 해, 사람을 죽이는 살수 수련이라, 그렇다면 그래 부모님의 한을 풀기 위해서도 강해져야 한다.’

암행 위사인 전갈에게 굽실 인사한 원세는 어둑해진 동쪽 하늘을 바라봤다.

사실 귀곡부에 들어서자 두렵기도 했었다. 특히 사람을 죽이는 살수 수련을 배운다는 게 마음에 걸렸었다. 하지만 부모님을 생각하면 살수 수련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수련도 겁날 것이 없었다, 그리고 매사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기로 했고, 귀곡부 생활이 자신에겐 새로운 경험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여겼다.

원세야, 가자!”

, 교두님!”

원세는 교두를 따라 북쪽 끝에 자리 잡은 수련생들의 숙소인 빠오로 향했다. 그때는 어둠이 동쪽으로부터 몰려왔고 여기저기 횃불이 밝혀지고 있었다.

그렇게 귀곡부에서의 첫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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