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이 빌려주는 거야! 소리칠 겨를도 없었습니다. 재빠른 동작으로 그는 우리 집에 침입을 했고 나를 두꺼운 끈으로 묶어놓았습니다. 내 집에 도둑이 들 거라곤 상상도 못 했는데, 전날 밤 딸네 집에 간 아내에게 자고 오라 말한 것이 천만다행이었습니다. "가진 돈… 돈 있는 대로 다 내…놔! 안 그러면… 죽여 버리겠어." 20대 젊은이로 보이는 사내는 내게 칼을 들이댔습니다. 소름이 돋았습니다. 환갑이 넘었으니 죽음을 한 번쯤 생각해보긴 했지만 이런 식으로는 아니었습니다. "내가 돈을 주면 날 죽이지 않을 거요?" 어디서 그런 용기가 났는지 나도 모르게 되물었습니다. 순간 도둑의 눈빛이 흔들리더니 고개를 끄덕이더군요. 그런데 이상한 일입니다. 푸른색 마스크 위로 보이는 그의 눈빛이 왜 그리 선량해 보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