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개요 2, 번지 없는 주막 3, 이야기 4, 과거와 현재 5 결론 번지 없는 주막(탈고) 시 / 단야 세월 모퉁이 돌아가면 한적한 길목에 불 밝힌 주막 바람만 덩그마니 쉬고 있는 평상에 남루의 길손 곤한 엉덩이를 붙이고 앉았네 서릿발 날리며 뛰어나온 주모는 죽은 서방 반기듯 자글자글 웃으며 눈 찡긋 굴속 같은 부엌으로 달려가고, 풍상을 말해주듯 옻칠 벗겨진 상에 이빨 빠진 뚝배기 멀건 국밥 말아 놓고 주모 나이쯤 깨어진 주병에 술을 퍼 담고는 길손 앞에 공손히 내려놓으며 눈치 본다. 눈인사가 시원찮았나 은근슬쩍 엉덩이 들이민 주모는 자글자글 웃으며 탁배기에 술 치고 젓가락 쓱쓱 닦아 안주로 짠지 집어 든다. 위장이 성화인지라 국밥 거뜬히 해치우고 신맛 나는 탁주 한잔에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