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조사의와 얘기를 마친 원세는 여랑과 전각 뒤쪽 대나무 숲을 거닐었다. 원세는 그동안 이렇듯 여유 있게 행복한 시간을 보내긴 처음이었다.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분은 하늘을 날았고 가슴은 뿌듯했다. “원세야, 나 업어 줘...” 앞서가던 여랑이 별안간 업어 달라고 응석을 부렸다. “아가씨, 여기서요.” “그래, 나 다리 아파,” “정말 다리...” “빨리 안 업을래!” “알았습니다 요. 업으면 되지, 또 그 성깔 나오네.” “너, 지금 뭐라고...” “아, 아닙니다. 기분 좋다는 말입니다.” “치- 날 놀린 걸 누가 모를 줄 알고...” “자 업히세요. 얼마나 건강해지셨나 어디 한번 봅시다.” 원세는 씩 웃어 보이곤 쪼그리고 앉으며 등을 내밀었다. 여랑은 원세의 듬직한 등에 업혔다. 문득 어려서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