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서두른 무룡 부자는 진시(辰時, 아침 8시) 경, 천지봉이 바라다 보이는 산등성을 오르고 있었다. 무룡은 등짐을 졌고 허리에는 손도끼를 찼다. 아버지인 만복철은 지팡이 겸 작대기를 들었다. 천지봉에 드리운 운무가 햇살에 무지갯빛으로 아름답게 물들었다. 항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천지봉 정상이었다. 어렸던 무룡은 운무에 가린 천지봉이 하늘과 맞닿은 줄 알았었다. 그런데 천지봉이 하늘과 맞닿은 것이 아니란 사실을 아버지에게 듣게 되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땐 어린 마음에 실망을 했었다. 그러나 아버지 말씀대로 천지봉 꼭대기에 별천지가 있다는 것을 굳게 믿었다. 그때 무룡은 언젠가는 별천지인 천지봉 정상에 꼭 올라가 봐야겠다고 결심을 했었다. 지금도 그 결심은 변함이 없었다. 무룡은 한참동안 천지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