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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야의 유정만리 1권 24화

자영이 기겁하여 구덩이로 몸을 날렸다. 구덩이엔 끔찍한 몰골의 태궁이 자영을 직시한 채 할 말이 있는 양 입을 씰룩였다. “할아버지! 정신 차리세요, 할아버지!” “자영아! 미안하다, 너에게는 할 말이 없다. 으--” 태궁의 몰골은 정말이지 말이 아니었다. 얼굴은 핏기 없이 창백했으며 가슴엔 살점이 뭉텅 뜯겨 나간 것처럼 움푹 파여 있었고 검게 퇴색되어 있었다. 게다가 독한 악취까지 풍겼다. 태궁은 숨이 경각에 달렸는지 연방 가쁘게 숨을 들이켰다. “할아버지! 죽으면 안 되어요, 제가 잘못... 할아버지! 복수는 제가 하겠어요, 그러니 제 걱정은 마세요, 할아버지--” 자영의 눈에선 한과 독기가 뿜어졌다. ​ “자영아, 소연이를... 무룡이를 도와 주거라...” 태궁은 말을 끝으로 눈을 감았다. ​ “할..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세상에 잡초는 없습니다. / 따뜻한 하루 고려대학교 명예교수인 강병화 교수는 1984년부터 전국의 산과 들을 다니며 야생 들풀을 채집했습니다. 그 결과 100과 1,220 초종에 속하는 4,439종을 수집해 왔으며, 1991년에 야생 초본 식물자원 종자은행을 설립하는 큰일을 해냈습니다. 이 일로 언론에서 취재를 왔는데, 기사의 끝에 실린 강병화 교수의 말이 가슴에 와닿습니다. "17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제가 경험한 바에 따르면 이 세상에 '잡초'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밀밭에 벼가 나면 그게 바로 잡초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그 역시 잡초가 되며 산삼이라 해도 엉뚱한데 나면 잡초가 되는 것입니다. 잡초란 단지 뿌리를 내린 곳이 다를 뿐입니다. 들에서 자라는 모든 풀은 다 이름이 있고 생명이 있습니다." ..

단편과 생각 2023.08.28

단야의 유정만리 1권 23화

같은 시각이었다. 만화곡엔 수상한 인물들이 들이닥쳤다. 일견해도 예사인물들이 아니란 걸 대번에 알 수가 있었다. 흑색무복을 날렵하게 차려입은 30여 명의 인물들이 초막 앞에 늘어서서 흉흉한 눈빛을 쏘아내고 있었다. 사나이들은 하나 같이 검을 들고 있었으며 살인수업을 받았는지, 몸에선 날카로운 살기와 한기가 뿜어져 나왔다. 보기만 해도 주눅이 들 흉흉한 자들이었다. 사나이들 앞엔 노소(老小)가 담담한 표정으로 서 있었다. 일견 하기에도 노소는 보통 인물들이 아니었다. 노인은 오 척 단구(短軀)에 청포를 입고 있었으며 짧은 수염과 머리는 붉었다. 게다가 눈까지 뱁새눈인데 붉은 기운이 감돌았다. 그리고 청년은 바로 천태일이었다. 초막 안, 태궁과 소연 그리고 자영이 탁자 앞에 앉아있었다. 소연은 겁에 질린 얼..

인생은 1인치

인생은 1인치 / 따뜻한 하루 2000년에 개봉한 미식축구 소재의 영화 애니 기븐 선데이(Any Given Sunday)에서는 '인생은 1인치'라는 명대사가 유명합니다. 영화에서 토니 디마토 감독역을 맡은 알파치노는 게임의 마지막 5분을 남기면서 작전타임을 요청하고 선수들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여러분, 인생과 축구는 같다. 1인치를 앞으로 더 나가느냐에 성공이 달려 있다. 그 1인치에 얼마나 최선을 다하느냐에 따라 거기서 승리와 패배가 갈라진다. 승리와 패배의 차이는 결국 1인치의 차이다. 우리는 오직 1인치를 위해 달릴 뿐이다." 1인치는 고작 2.54cm입니다. 그 짧은 거리를 더 나아갈 수 있느냐 없느냐로 성공과 실패, 승리와 패배, 삶과 죽음이 갈린다고 합니다. 우리는 항상 최고가 되려고 하지만..

단편과 생각 2023.08.26

시, 밤비는 내리는데

밤비는 내리는데 시 / 南島 최동락 밤비는 부슬부슬 하염없이 내리는데 내 마음 깊은 곳은 왜 이리도 허전할까 창가에 빗물은 방울방울 맺혀서 정든 님의 눈물인가 내 마음 젖네 꿈 많든 젊은 시절 가슴 저미든 밤 지나간 몽환으로.. 밤 비야 퍼부어라 응어리 진 내 가슴을 속 시원히 싰어 내리라 ***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2023.08.26

인디언 노인과 양파

인디언 노인과 양파 / 따뜻한 하루 멕시코시티의 어느 시장에서 인디언 노인이 양파 스무 망을 팔고 있었습니다. 마침 한 남자가 노인에게 양파 한 망이 얼마인지 물었습니다. 노인은 한 망에 2달러라고 이야기했고 그는 많이 사면 깎아줄까 싶어서 다시 두 망은 얼마인지 물었습니다. 하지만 가격은 4달러였고 세 망을 사도 역시 6달러였습니다. 행여나 모두 사면 저렴할까 싶어서 물었더니 노인은 의외의 대답을 했습니다. "죄송하지만, 전부 다는 팔 수 없습니다." 그 남자는 의아해하며 인디언 노인에게 이유를 물었습니다. "여기에 양파만을 팔기 위해 나와 있는 것이 아닙니다. 제 인생에 즐거움을 찾기 위함인데, 온종일 사람을 만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모릅니다. 그 삶을 살기 위해 양파를 팔고 있는 것입니다...

단편과 생각 2023.08.24

단야의 유정만리 1권 21

5장: 태궁의 죽음 ​ ​ 만화곡의 아름다운 전경이 한눈에 들어왔다. 낮게 깔렸던 안개가 햇살에 흩어지며 흐드러지게 핀 국화꽃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탐스런 꽃송이마다 영롱한 진주들이 방울방울 열렸다. 햇살이 진주들을 보듬자 방울방울 진주들이 부끄러운 듯 꽃송이 속으로 숨어든다. 세상에 이렇듯 아름다운 여인이 있을까, 이슬을 머금고 활짝 웃던 국화꽃들이 놀랐는지 눈을 크게 치떴다. 국화꽃들은 사뿐사뿐 걸어오는 여인을 넋을 놓고 쳐다본다. 여인은 옅은 보랏빛 장의(長衣)를 입었으며 손에는 작은 대바구니가 들려있었다. 백옥처럼 깨끗한 이목구비가 가히 선녀의 하강을 보는 듯했다. 산들거리는 미풍에 찰랑찰랑 나부끼는 긴 머리가 더없이 마음을 산란케 했다. “할아버지, 뭐하세요.” “소연이 왔구나, 후우, 공기 한..

단야의 유정만리 1권 20화

만복철은 미시(未時, 하오 1시 30분) 경 산을 내려갔다. 무룡은 산등성까지 아버지를 배웅했다. 무룡의 눈에 멀어지는 아버지의 등이 한없이 쓸쓸해 보였다. 옛날 같았으면 아버지의 등이 너무 넓고 단단해 보여 커다란 바위를 보는 것 같았었다. 그런데 초라하고 힘없는 노인의 등을 보자 자신도 모르게 왈칵 눈물이 솟았다. “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셔야 합니다. 그동안 이 못난 놈을 키우시느라 등골이 빠지셨음을 잘 압니다. 이 은혜를 어찌 갚아야 할지 소자 눈물만 납니다. 부디 아버지는 오래오래 사시면서 소자가 장가들어 아들 낳는 것을 꼭 보셔야 합니다. 아버지! 소자는 아버지의 뜻을 거스르지 않겠습니다. 하지만 오래오래 사신다고 약속은 꼭 해 주십시오. 며칠 후에 찾아뵙겠습니다. 혹여 소연이가 오면 잘..

우리 삶의 희망을 찾자!

우리 삶의 희망을 찾자! / 따뜻한 하루 오래전 어느 시골에 80세가 다 된 할아버지가 삶의 의욕을 잃은 채 홀로 지내고 있었습니다. 그런 할아버지에게 아들이 있었는데 어느 겨울밤, 큰 가방과 함께 손자를 데리고 와서는 말했습니다. "아버지, 죄송한데 손자를 며칠만 데리고 있어 주세요." 그렇게 어린 손자만 남겨놓고는 아들은 떠났습니다. 사실 오래전부터 아들이 하는 사업이 어려워져 힘들다는 소식은 이미 듣고 있었습니다. 아들이 말한 며칠은 몇 년이 될지도 모를 일이었습니다. 그날부터 할아버지는 손자를 위해 하루 세끼 밥을 짓고, 아이가 좋아하는 반찬을 하고 땔감을 모아 방에 불을 지펴 따뜻하게 하고, 집 청소를 매일 하기 시작했습니다. 손자를 위해 돈도 필요했습니다. 잡초가 무성하던 밭을 다시 갈아엎고 ..

단편과 생각 2023.08.22

시, 내 마음의 꽃

내 마음의 꽃 시 / 박외도 꽃은 꽃밭에만 피는 것이 아니라 마음 밭에도 피나니 그대 마음 밭에는 어떤 꽃이 피었나요 예쁜 꽃 한 송이는 열흘을 못 가지만 아름다운 마음 꽃은 한평생 피지요 아름다운 꽃향기는 한철에 불과하나 마음에 꽃향기는 한평생 지지 않네 마음에 핀 꽃송이 향기로운 꽃으로 영원히 지지 않을 꽃이 되고 싶어라 *** 화요일 시한수로 찾아뵙습니다 새벽비가 많이 온다고 합니다 비피해 없으시길 기원드립니다 초동문학 운영자 드림 ^(^, 초동문학 감사합니다. ^(^,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삶으로 파이팅!

2023.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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