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이었다.
명덕이란 아이는 나이 10세에 아버지를 따라 백담사에 들어갔다. 원래 몸이 허약하여 아버지께서 요양을 보낸 것이었다. 그때 소림사에서 득도하고 돌아왔다는 고승을 만나게 되었다. 법명도 없는 면벽 스님이라 칩거 스님이라 불리는 고승이었다. 명덕은 칩거스님으로부터 불법은 물론이고 혹독한 수련을 통해 소림사 무술까지 배웠다. 그래서 그랬는지, 허약했던 몸과 마음은 아주 건강하게 거듭 태어났다.
그리고 그 당시 백담사엔 한용운 만해스님이 조선불교 유신론(朝鮮佛敎維新論)을(朝鮮佛敎維新論) 집필 중이셨는데, 그때 만해스님으로부터 독립운동에 대한 얘기를 자세히 들을 수가 있었다.
그 후 1919년 3월 1일 만세사건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고 하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명덕은 스승인 칩거 스님에게 하산하겠다고 고했다. 하지만 스승님은 단호히 말렸다. 명덕은 그 연유에 대해 여쭈었고, 그때에 스승님이 말씀하시길 나라의 위기는 30년 이전에 일본이 망하는 것으로 족하다. 허나 100100여 년 후, 이 나라에 암흑기(暗黑期)가 찾아올 것이다. 그때를 대비하여 공부에 정진하라는 엄명을 내리셨다.
명덕은 다시 여쭙기를 그렇다면 100100여 년 후, 암흑기를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를 물었다. 스승님이 가라사대 때가 되면 암흑의 악마와 암흑을 이겨낼 연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앞으로 3030여 년 정진하고 정진하라고 말씀하시곤 공부를 마친 후엔 속세로 나가 세상을 공부하라고 다짐을 받으셨다.
그렇게 다짐받으신 스승님께서는 100100여 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연자를 만나게 될 것이다. 그때에 그동안 얻은 공부의 모든 것들을 연자에게 돌려주라고 말씀하셨다. 그리곤 명하시길, 나라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징조가 나타날 것이니 잘 살펴보라고 말씀을 하셨다. 그리고 강조하시길 악마를 만나거든 적수가 아니니 절대로 나서지 말라고 하셨다.
명덕은 스승님 말씀에 따라 공부를 마치고 하산했다. 그해 1945년 일본의 패망 소식에 만세를 불렀고, 8월 15일 해방의 기쁨을 맛보았다. 그리고 4 19, 5 16군사혁명을 거처 79년 부마항쟁(釜馬抗爭), 80년 5·18에 이르기까지 크나큰 사건들을 겪으면서 오늘날에 이르렀다.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것은 오늘날에 닥칠 암흑기를 극복할 연자를 만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얘기가 바로 나에 대한 얘기다.”
도인은 진지한 표정으로 대박을 쳐다봤다.
“정말 대단하신 할아버지십니다. 그런데 도인 할아버지, 연자는 찾으셨나요.”
대박은 도인할아버지가 존경스러웠다. 하지만 도인할아버지가 찾는 연자가 누굴까 그것이 더 궁금했다.
“지금 살펴보고 있는 중이다.”
“암튼 도인할아버지, 다음에 또 뵐 수 있을까요.”
“언제든 고당봉에 올라와 명덕아 부르면 된다.”
“예, 그리 하겠습니다. 명덕 할아버지,”
“......”
‘도인할아버지는 나에 대해 다 아시면서 지켜보시겠다고 말한 걸 거야, 그렇다면 내가 연자...? “...?“
대박은 자신이 연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에 이르러 생각하니, 스승님이 말한 연자가 바로 박 대박 네가 맞는 것 같다. 하지만 더 지켜볼 것이다. 네가 마성을 얼마나 이겨 내는지, 아무튼 대단하다. 박 대박,’
명덕 도인은 자상한 눈빛으로 대박을 바라봤다.
“대박아, 이만 가봐야겠다. 언제든 문제가 생기면 나를 찾거라, 명덕아, 부르는 것만 잊지 않으면 된다.”
“예 할아버지, 그럼...”
대박이가 굽실 인사를 한 순간, 도인은 자리에 없었다.
밤하늘은 맑았다.
대자로 누운 대박이가 하늘의 별들을 보며 중얼거렸다.
“이곳에서 생활한 지 벌써 7일째다. 그래 내일은 집에 가자, 그동안 수련한 보람으로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 이것이 다 도인 할아버지 가르침 때문이야, 언제 찾아뵙고 감사인사를 드려야지, 그러고 보니 정말로 대단하신 분이었어,”
대박이의 아지트는 지붕이 없다.
다행히 비는 오지 않아 7일 동안 아지트 생활하는데 큰 지장은 없었다. 두문불출 그것도 금식하며 오로지 수련의 일환으로 마음 닦는 항마 심법만 외웠다. 그러다 보니 마음에 안정을 찾는 법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그렇다고 마성을 제압하여 몽땅 몸 밖으로 쫓아냈다는 얘기는 아니다. 마성을 어느 정도 다스릴 수 있게 되었다는 얘기였다.
사실 대박이가 금식하며 수련을 하게 된 것은 할아버지가 손자인 자신을 살리기 위해 금식기도를 하셨다고 들었기 때문에 용기를 낼 수가 있었다. 대박은 어떤 일이든 마음먹기 달렸다고 생각했고 할아버지처럼 금식기도를 하듯 항마 심법을 운기 했던 것이다.
“이젠 능력이나 힘에 대해 의심하지 말자, 작은 소리를 듣는 능력도 힘도 그 어떤 것도 나 박 대박의 것이며 그 능력들을 활용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돌아가서 할 일은, 그래 도인 할아버지 말씀대로 세상의 빛이 되는 삶을 살자. 약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일들을 하자. 부모님 원수도 갚아야겠지, 복수, 원한, 그래 풀 것은 풀고 값을 것은 값을 거야,”
지금 대박이는 자연친화적인 진속에서 자신을 돌아보고 있었다. 이젠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대장부로서 할 일은 무엇인지, 진중하게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대박이는 사람들에게 빛이 되는 삶과 약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그런 삶을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응원은 모두에게 큰 힘이 됩니다.
긍정의 힘으로 파이팅!
'악마와 거래했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악마와 거래했다. 51 (2) | 2022.11.30 |
---|---|
악마와 거래했다. 50 (4) | 2022.10.06 |
악마와 거래했다. 48 (0) | 2022.07.16 |
악마와 거래했다. 47 (0) | 2022.06.04 |
악마와 거래했다. 46 (0) | 2022.05.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