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는 한 번씩 아버지를 따라 량산에 올랐었다.
그때가 원세에게는 제일 즐거운 시간이었고, 아버지와 많은 대화를 나눈 때이기도 했다. 아버진 량산에 오를 때마다 동쪽을 향해 큰절을 올리며 따라 하라고 말씀하셨다. 물론 원세도 아버지를 따라 절을 했었다.
‘아버지!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백두산엘 꼭 찾아가겠습니다. 백두산이란 이름을 중하게 여기라는 아버지의 깊으신 뜻이 무엇인지, 기필코 백두산에서 찾겠습니다.’
원세는 두 주먹을 굳게 말아쥐었다.
“숙부! 그러고 보니까, 저는 이방인이었군요.”
“원세야, 그런 생각은 하지 말거라! 네가 태어난 곳은 바로 저 아래 진 가장이다.. 이미 불타 없어졌지만, 그래도 이곳이 네 고향은 고향이다. 게다가 어머니가 중원 인이고 이곳이 중원 땅이니 너는 중원 인이다.. 하지만 네 아버지의 나라가 어딘지만 안다면 한 번쯤 찾아가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숙부! 정말 고맙습니다. 그런데 숙부!”
“그래, 말해라!”
“그게, 졸려요. 자고 싶어서요.”
“허허, 많이 피곤한 모양이구나. 그만 눈 좀 붙여라!”
“예, 숙~부~~”
원세는 숙부의 안색이 피곤해 보여 일부러 졸린 척 말했다. 사실 철인은 이곳까지 오는 동안 밤낮없이 달려왔다. 그랬으니 피곤도 했을 것이었다.
‘숙부! 정말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가르침을 주십시오. 그래 날이 밝으면 부모님께 하직 인사를 드리고 숙부를 따라가면 되겠지, 그런데 거기가 어딜까, 여랑이라도 살아줘서 천만다행이지만 의도된 사건이라면 어쩌지?’
“......”
원세는 문 쪽에 누운 철인 옆에 나란히 대자로 누웠다.
바람 소리와 풀벌레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려왔다.
***
찬란한 아침 햇살이 초막에 드리웠다.
그때였다.
검은색 무복의 두 사나이가 초막 앞으로 다가왔다.
쌍노의 명으로 철인의 뒤를 쫓아온 덕보와 풍객이었다.
“철인 안에 있는가?”
덜컹-
문이 덜컹 열렸다.
“...자네들이 여긴 어쩐 일인가?”
검을 틀어쥔 철인이 긴장을 풀며 쓴 미소를 지었다.
“원세는...”
“덕보 아저씨! 전 무사합니다.”
‘아니 원세가?’
‘저놈이 원세! 어떻게 된 일이지, 딴 놈이잖아?’
덕보는 문밖으로 나서는 훤칠한 원세의 모습에 멍했다. 풍객 역시 눈을 의심하며 원세를 아래위로 훑어봤다. 그들은 원세가 동굴에서 나왔다 하더라도 반쯤은 죽었거나 형편없는 몰골일 걸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오히려 더 건강해진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눈을 의심할밖에---
“허허, 몰라보게 변했구나. 이 아저씬 네가 잘못됐을까, 걱정을 많이 했단다. 어쨌든 건강한 너를 보니 이젠 안심이다. 철인,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보게,”
“사람하곤, 처음엔 몰골이 형편없었지, 그래도 씻기고 옷을 갈아입히니 봐줄 만은 하더군. 어쨌거나 원세는 기적처럼 살아서 나왔네. 대견한 일이지, 안 그런가, 덕보!”
철인은 풍객을 흘끔 쳐다보곤 자랑하듯 말했다.
‘뭐라! 대견하다. 분명 뭔가 잘못됐다. 혹시 천수 그놈이, 음, 말도 안 된다. 천수 그놈은 고지식한 놈이라 술수를 부릴 그런 위인이 아니야, 그래도 사람 속을 누가 알아, 우라질,’
풍객은 생각이 많았다.
풍객으로선 어떻게 보고를 해야 할지 걱정이었다.
“그건 그렇고, 원세야! 철인 아저씨한테 얘긴 들었겠지만, 네 부모님이 억울하게 돌아가셨다. 통탄할 일이다. 그렇다고 너무 슬퍼하지 말거라! 머지않아 괴한들을 잡게 될 것이다.”
“꼭 잡히겠지요. 그땐 제가 용서하지 않을 겁니다.”
원세는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눈에선 분기가 이글거렸다가 사라졌다.
‘어, 저놈의 눈빛이, 내가 잘못 봤나?’
풍객의 날카로운 눈빛이 원세를 훑고 지나갔다.
“원세야! 네 부모님에 대한 일은 이 아저씨도 가슴 아픈 일이다. 하지만 어쩌겠느냐, 이미 지난 일, 너라도 꿋꿋이 살아야 한다. 그래서 말인데 원세야, 장주께서 특별히 너에게 무공을 익힐 기회를 주셨다.”
“풍객! 그게 무슨 말인가? 자세히 좀 말해보게,”
“철인! 그렇게 놀랄 것까지야, 대인께서 원세를 귀곡부로 데려가 무공을 익히게 하라고 말씀하셨네. 그리고 자네는 귀환하라는 명이셨네. 그러니 원세는 우리에게 맡기고 즉시 련으로 귀환하시게,”
“이보게 덕보! 자네가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해보게!”
철인은 풍객의 말은 믿지 못하겠다는 듯 덕보를 추궁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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