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오전이었다.
5층 전각에서 50장쯤 떨어진 2층 전각이 대나무 숲 사이로 드러났다. 전각 주위엔 위사(衛士)들이 삼엄하게 경계를 서고 있었다.
전각 안이었다.
일견하기에도 예사롭지 않은 일곱 명의 노인들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그들은 자신들 앞에 앉아있는 여인을 부드러운 눈길로 직시하고 있었다. 여인은 다름 아닌 여랑이었다. 여랑은 오늘 처음으로 칠로라 불리는 장로들과 첫 대면을 하는 중이었다.
‘아니 이럴 수가, 아기씨 몸에서...’
‘련주 말대로 무림맹을 멸망시키고 강호 무림을 장악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헌데, 아가씨를 가르치려면 애를 먹겠군.’
‘과연 여장부가 되시기에 부족함이 없으시다.’
‘내가 태어나서 아가씨 같은 인재는 처음 본다. 대단하다.’
‘무골 여인이라, 그런데 은은히 풍기는 이 기운은?’
여랑의 면면을 살핀 노인들 생각은 각자 달랐다.
하지만 표정은 매우 흡족한 표정들이었다.
“아가씨! 먼저 늙은이들을 소개해 올리겠습니다.”
“좋아요. 소녀는 여랑이라고 해요. 잘 부탁드려요.”
중앙에 엄엄하게 앉은 노인이 나서자 여랑이 먼저 자신을 소개했다. 노인은 핏빛 영웅건을 쓰고 있었다.
“아가씨! 소인들이 바로 칠로라 불리는 장로들입니다. 소인은 독로라 불리는 강사인 입니다. 앞으로 독에 관한 무공을 가르치게 될 것입니다.”
“소인은 독안 장위진 입니다. 장풍에 관한 무공을 가르칠 것입니다.”
“......”
사황련의 장로이자 칠로(七老)라 불리는 노인들은 한 사람씩 나서서 자신들을 소개했다. 한눈에 봐도 예사롭지 않은 노인들이었다. 사황련의 장로에 오를 만한 능력과 자질을 겸비한 정말이지 대단한 노인들임엔 틀림이 없어 보였다.
독로(毒老) 강사인은 78세로서 부리부리한 호목에 두툼한 입술의 노인이었고, 독에 관한 한 따를 자가 없어 독로라 불리는 노인이었다. 특징은 나이에 걸맞지 않게 핏빛 영웅건을 쓰고 있었다.
그리고 독안(獨眼) 장위진(張偉辰)은 80세에 백발이었고, 태어날 때부터 외눈으로 태어난 외눈박이였다. 자칭 강호 무림에 장풍에 관한 한 따를 자가 없다고 자신하는 노인이었다. 노인의 장담처럼 장풍의 위력이 어떨지 짐작이 갔다.
독주귀(毒酒鬼)라 불리는 계필묵은 독한 술일수록 잘 마신다고 하여 독주귀라 불렸으며 네모난 얼굴에 부리부리한 눈이 항시 충혈된 듯 붉었다. 특징은 핏빛의 굵은 반지를 끼고 다녔으며 지풍엔 따를 자가 없다는 인물로서 몸에서 은은한 주향이 풍기는 노인이었다.
그리고 무심인(無心人) 송복은 검법을 가르칠 될 것이라고 자신을 소개했고, 왕인은 경공술을, 육척의 키에 백염이 가슴까지 늘어진 유인경(劉仁慶)은 갖가지 학문을 강론하기로 했다. 그리고 끝으로 땅딸보인 오도행(吳道行)은 기관진식에 대해 강론하게 되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아가씨! 오늘부터 소인들이 무공에 대해 강론을 할 것입니다. 강호 무림이 어떤 곳인지도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아가씨께서는 틈나는 대로 이곳에 있는 무공서적을 탐독하십시오.”
독로가 한쪽 벽면의 서고를 가리켰다.
서고엔 적어도 수천 권의 무공서적들이 꽂혀있었다.
‘원세야, 나도 오늘부터 무공을 배우게 됐어, 나무라진 말고 칭찬해 줘. 네가 돌아오면 달라진 나를 볼 수 있을 거야. 부디 수련 잘 마치고 돌아와, 보고 싶다. 정말...’
독로의 얘길 듣던 여랑이 서고를 찬찬히 훑어보다가 잠시 눈을 감았다 떴다.
“할아버지들, 열심히 배울게요. 잘 부탁드려요.”
여랑의 눈빛에 굳은 의지가 어렸다.
여 고수가 되기 위한 첫 관문에 들어선 여랑이었다. 그런데 여랑을 지켜보는 장로들의 눈빛과 얼굴엔 의외로 어두운 그림자가 어렸다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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