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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0/17 3

구겨진 신발

구겨진 신발 / 따뜻한 하루 저는 지역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12살인 찬호(가명)는 또래에 비해서 어른스러운 아이였습니다. 어느 날, 길을 가다가 우연히 찬호를 만났는데 제 눈에 신발을 꾸겨 신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럴 땐 어쩔 수 없는 어린아이구나 싶고, 물건을 소중히 사용하는 법도 가르쳐주고 싶어서 주의를 주기로 했습니다. "찬호야, 신발을 예쁘게 신어야지, 그렇게 꾸겨 신으면 금방 망가지는 거야. 앞으로 꼭 바르게 신고 다녀야 한다." "네, 선생님..." 다음날, 아동센터에서 아이들을 기다리는데, 찬호가 여전히 신발을 꾸겨 신은 채 들어와서 이번에는 혼을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찬호에게 말했습니다. "어제 선생님이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왜 이렇게 신발을 또 구겨 신지..

핑핑한 이야기 2023.10.17

시, 홍시

홍시(수정) 시 / 단야 우리 집 장독대 옆 할아버지 나이만큼 늙은 감나무가 있었다. 그 해도 어김없이 감이 주렁주렁 열렸었다. 우수수 낙엽 지던 초겨울이었다. 가지엔 해 닮은 홍시만 걸리고 대처 나간 자식 생각에 어머니의 가슴엔 찬바람만 불었다. 그러다 함박눈 내리던 날이었다. 매서운 바람에 떨어진 홍시 자식 기다리는 어미 마음인양 빨갛게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그 속내를 감춘 어머니 늦은 밤까지 문풍지 소리에 놀라시다가 겨우 잠들어 행복한 꿈을 꾸셨다. 까악, 까악, 아침햇살 눈부시게 몰려올 때쯤 까치부부 아침 먹으러 달려오고 어머니는 반가운 소식 들을까 하여 버선발로 뛰쳐나오셨다. 햇살 가득한 감나무 꼭대기 달랑달랑 홍시들이 어머니 소원처럼 많이도 걸렸다. ^(^, 늦가을, 서리 맞은 홍시를 먹어본..

2023.10.17

단야의 유정만리 2권 11화

4장, 천지봉을 떠나다. 무룡은 아버지 장례를 치르면서 결심한 것이 있었다. 그것은 대장부답게 살겠다는 것이었고, 사무친 한을 꼭 풀겠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결심한 무룡은 암동(巖洞)에서 7일 동안 두문불출(杜門不出)했다. 그리고 8일째 새벽, 웃통을 벗은 무룡이 동굴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 하늘엔 별들이 총총히 박혀있었다. 무룡은 밖에 나오자마자 간단히 몸을 풀었다. 그리곤 허공만보인 경공술을 수련하기 위해 계곡 아래로 달려갔다. 약간 야위어 보이긴 했어도 얼굴엔 근심 걱정이 없어 보였다. 그 시각이었다. 북쪽에 위치한 한 절벽 앞에선 소연이 새벽이슬을 맞으며 춤을 추고 있었다. 그동안 많은 진전이 있었는지, 몸놀림이 더 빨라졌고 자연스러워 보였다. “허어, 별종이네. 한 달 만에 이렇듯 성취를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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