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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4

악마와 거래했다. 28

대박이가 집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6시경이었다. 그때는 식구들이 기상하여 일과를 준비할 시간이다. 소라는 우유를 마시며 철학에 관한 책을 볼 테고, 아줌마는 아침을 준비하며 하루의 일과를 점검할 것이고, 할머니는 옥상에 올라가 옥상 텃밭을 가꾸실 것이다. 그런데 예외가 있었다. 단 한 사람, 대박이는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생활했다. 밤이고 낮이고 예고 없이 벌어질 일 때문이었다. 대박에겐 마성을 제어할 힘이 부족하다. 별안간 감당 못 할 문제라도 생긴다면 대박이는 이성을 잃고 마성이 이끄는 대로 행동할 것이다. 정말이지 끔찍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음이었다. 대박이는 이를 걱정하는 것이다. “할머니, 뭐 하세요.” “대박이 왔구나, 나는 부추하고 얘기하고 있었지,” 옥상 텃밭에는 할머니가 부추와 얘길 나누..

악마와 거래했다. 24

범선이란 학생이 대박이를 흘끔거리며 큰 소리로 말했고 아줌마도 짜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박이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많이 먹으라는 뜻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다른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현 상황을 주시했다. “......” “여기 리필...” “배가 부르면 맞짱 뜰 때 불리할 텐데,” 두 학생이 두 그릇을 비우고 리필 추가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대박이의 싸늘한 목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제길, 알았습니다. 알았어,” 범선 학생이 인상을 써댔다. “야, 인상 펴라, 그리고 너희들, 맞짱 뜨러 가기 전에 통성명은 해야겠지, 그래야 내가 어떤 놈을 아작을 냈는지 알 거 아니냐, 난 박 대박이라고 한다. 아직은 백수건달이다.” “통성명 못 할 것도 없지요. 저는 대상상고 2학년 김 종인입니다. 현재 ..

악마와 거래했다. 17

‘시간은 없고, 수하로 삼아야 맘대로 부려먹는데, 괜히 제자가 되란 말을 해선, 어쩔 수 없지 제자로 삼아서라도 마성(魔性)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저놈이라야 마성으로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다. 암튼 저 멍충이 저놈은 뭔가 부족해, 우라질 내 죄의 경중이 저놈 손에 달렸다는 것이 정말이지 마음에 걸려,’ 염마왕이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붉은 안광이 일렁였다가 사라졌다. 살심이 담긴 눈빛이었다. ‘참자 참아, 제자로 삼자 삼아,’ 입을 씰룩인 염마 왕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대박아, 좋다. 너를 내 제자로 삼겠다. 힘과 능력을 키워줄 것이다. 부모님의 원수와 너를 죽이려고 했던 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거라, 세상에서 너에게 거슬리는 자들에게 네 능력을 똑똑히 보..

악마와 거래했다. 5

사실 여인은 대박이가 사고를 당한 직후부터 간병을 했다. 그때부터 여인은 대박이의 소변과 대변을 받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에 한 번씩 몸을 구석구석 씻겨 주었다. 여인은 간병인으로서 보다도 대박이를 자식처럼 여기고 간병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삼 년 동안 식물인간이,’ 대박이는 지금 그것도 3년 동안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을 3년 동안 챙기고 씻겨 준 사람이 낯선 아줌마라는 사실에 더 놀랐다. 남자로서 부끄러움도 느꼈다. 그렇다고 자신을 자책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정말 내가 삼 년 동안 죽은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다는 얘기잖아, 그 사고는 고등학교 일 학년 때였어, 그렇다면 지금은 대학 신입생이겠네, 뭐야, 뭐야, 이게 뭐야, 그래도 깨어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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