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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양 5

악마와 거래했다. 25

사실 범선은 대박의 주먹 한 방에 숨이 멎는 고통을 맛봤다.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창피를 당한 꼴이 되었다. 다행히 주위에 사람들이 없어 쪽팔리는 것은 면했다. 그렇더라도 변명의 여지없이 진 것은 진 것이었다. “형씨, 아니 형, 남자답게 말하지요. 졌습니다.” “이렇게 싱겁게 끝난 거냐, 벌점도 계산을 안 했는데, 아무튼 남자답게 인정을 해서 이번만은 봐준다. 하지만 내 소원을 들어줘야 끝난다는 거. 알았냐?” “제길, 소원이 뭡니까?” “짜식, 얼굴이 창백하다. 숨 좀 돌려라,” “......” 너무도 차분하게 말하니까, 오히려 주눅이 드는 범선이었다. 특히 종인이는 일련의 상황을 보고 놀라고 있었다. 자신으로서는 도저히 믿지 못할 정도로 대박이의 실력에 놀랐고, 또한 범선이가 이렇게 순순히 졌다고..

악마와 거래했다. 24

범선이란 학생이 대박이를 흘끔거리며 큰 소리로 말했고 아줌마도 짜랑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대박이는 대수롭지 않은 듯 많이 먹으라는 뜻으로 고개만 끄덕였다. 다른 손님들은 호기심 가득한 눈빛으로 현 상황을 주시했다. “......” “여기 리필...” “배가 부르면 맞짱 뜰 때 불리할 텐데,” 두 학생이 두 그릇을 비우고 리필 추가요.라고. 말하려는 순간, 대박이의 싸늘한 목소리가 고막을 때렸다. “제길, 알았습니다. 알았어,” 범선 학생이 인상을 써댔다. “야, 인상 펴라, 그리고 너희들, 맞짱 뜨러 가기 전에 통성명은 해야겠지, 그래야 내가 어떤 놈을 아작을 냈는지 알 거 아니냐, 난 박 대박이라고 한다. 아직은 백수건달이다.” “통성명 못 할 것도 없지요. 저는 대상상고 2학년 김 종인입니다. 현재 ..

검투사의 아들 15

따가닥, 따가닥, 원세가 한창 운공에 빠져있을 즈음, 일단의 인물들이 아침 햇살을 뒤로하고 장원을 떠나고 있었다. 그들은 제갈왕민 일행이었고 배웅한 인물들은 진충원을 비롯해 쌍노와 호위무사들이었다. 제갈왕민 일행이 뽀얀 먼지를 일으키며 멀어져 갔다.. 그들이 보이지 않게 되자, 음흉한 미소를 머금고 있던 진충원이 돌아서며 쌍노에게 일갈했다. “쌍노! 준비를 시켜라!” “예, 주인님! 너희들은 나를 따라라!” 진충원은 뒷짐을 하곤 천천히 마방 쪽으로 걸어갔고, 천수를 비롯한 호위무사들은 쌍노를 따라 장원으로 들어갔다. 대략 반 시진쯤 흘렀을 것이다. 대청 앞에 천수를 비롯해 호위무사 20여 명이 정렬해 서 있었다. 그들은 작은 봇짐을 메고 있었고, 일견해도 멀리 길을 떠날 차림새였다. 그런데 풍객은 보이지..

검투사의 아들 2021.10.17

악마와 거래했다. 17

‘시간은 없고, 수하로 삼아야 맘대로 부려먹는데, 괜히 제자가 되란 말을 해선, 어쩔 수 없지 제자로 삼아서라도 마성(魔性)이 세상을 지배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래 어쩔 수 없지, 저놈이라야 마성으로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다. 암튼 저 멍충이 저놈은 뭔가 부족해, 우라질 내 죄의 경중이 저놈 손에 달렸다는 것이 정말이지 마음에 걸려,’ 염마왕이 천천히 눈을 떴다. 순간 붉은 안광이 일렁였다가 사라졌다. 살심이 담긴 눈빛이었다. ‘참자 참아, 제자로 삼자 삼아,’ 입을 씰룩인 염마 왕이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대박아, 좋다. 너를 내 제자로 삼겠다. 힘과 능력을 키워줄 것이다. 부모님의 원수와 너를 죽이려고 했던 자들에게 처절하게 복수를 하거라, 세상에서 너에게 거슬리는 자들에게 네 능력을 똑똑히 보..

악마와 거래했다. 5

사실 여인은 대박이가 사고를 당한 직후부터 간병을 했다. 그때부터 여인은 대박이의 소변과 대변을 받아내는 것은 물론이고 하루에 한 번씩 몸을 구석구석 씻겨 주었다. 여인은 간병인으로서 보다도 대박이를 자식처럼 여기고 간병을 했다. ‘그러니까 내가, 삼 년 동안 식물인간이,’ 대박이는 지금 그것도 3년 동안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몸을 3년 동안 챙기고 씻겨 준 사람이 낯선 아줌마라는 사실에 더 놀랐다. 남자로서 부끄러움도 느꼈다. 그렇다고 자신을 자책할 생각은 추호도 없었다. ‘정말 내가 삼 년 동안 죽은 식물인간처럼 누워있었다는 얘기잖아, 그 사고는 고등학교 일 학년 때였어, 그렇다면 지금은 대학 신입생이겠네, 뭐야, 뭐야, 이게 뭐야, 그래도 깨어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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