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룡이 읍성 입구에 당도할 즈음엔 어둠이 잔잔히 깔리고 있었다. 그때는 읍성 초입에 있는 호산객점이 등불을 환하게 밝힌 때였다. 무룡은 객점 앞에 서서 문 옆에 걸려있는 두 개의 등을 신기한 듯 쳐다보며 객점 안을 기웃거렸다. “냄새 한번 좋다. 누구 없나? 길을 물어봐야 하는데, 오늘도 산에 올라가서 자야겠지, 킁킁,” 무룡은 중얼거리며 객점 안에서 흘러나오는 구수한 냄새를 맡아댔다. 꼭 개가 냄새를 맡으며 킁킁거리는 것 같았다. 어찌 보면 구걸하러 온 자 같았다. 허우대는 멀쩡한데 하는 행동은 약간 모자란 듯이 보이기도 했다. “이보게 젊은이! 게서 무얼 하는 겐가, 들어가지 않고,” 언제 다가왔는지 50대로 보이는 사나이가 말을 걸었다. 별안간 등 뒤에서 인기척이 나자 무룡이 급히 돌아섰다.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