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산에서 300리쯤 떨어진 평정산(平頂山)이 땅거미에 잠식당하고 있을 무렵이었다.
노을을 등진 남녀가 평정산 아래에 있는 작은 읍성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여인은 강보를 꼭 끌어안고 걸으면서도 두리번두리번 주위를 경계했다.
얼마나 위험에 처했었는지 눈빛은 불안해 보였다.
그러고 보니 남녀는 엄청난 격전을 치른 듯 몰골이 엉망이었다.
사나이의 옷은 걸레처럼 찢어져 펄럭거렸고 여인의 무복도 격전을 치른 듯 너풀거렸다.
게다가 붉게 물든 옷이 깃발처럼 날리니 가관이었다.
남녀는 숭산을 벗어 난지 대략 두 시진 만에 일단의 복면인들과 맞닥뜨렸다.
그들은 사력을 다해 일전을 치렀고 7명의 복면인들을 죽였다.
그리고 끈질긴 추적자들의 눈을 피해 또다시 도망치기 시작했다.
낮엔 추적자들의 눈이 무서워 산에 숨었다가 밤에만 움직였다.
그렇게 조심을 했는데도 추적자들의 눈은 쉽게 피할 수가 없었다.
그들은 몇 차례 더 추적자들과 맞닥뜨려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만 했었다.
그렇게 7일 밤낮을 도망쳐온 그들은 허기진 배도 채울 겸,
하룻밤 쉬어가기 위해 읍으로 들어서는 중이었다.
그것도 추적자들이 따라붙었나 확인하고 또 확인한 후에,
“가가, 우리 소연이도 잘 크고 있겠지요.”
“처제가 어련히 잘 키울까, 걱정은,”
“보고 싶어서 그래요.”
“하긴, 얼마나 컷는지, 나도 많이 보고 싶네.”
“백일에 떠났으니, 일 년이 막 지났네요.”
여인의 눈에 눈물이 글썽였다.
사나이의 눈에도 안쓰러움과 그리움이 스쳐 지나갔다.
일 년 전, 두 부부 사이에서 아이를 낳으니 딸이었다.
그러나 딸을 낳은 지 백일 만에 부부는 부인의 여동생에게 딸을 맡겨야만 했었다.
그때 피치못할 중대 사건이 발생했고, 그렇게 딸과 헤어진 지 일 년이 지났다
이제 숨어 살기 위해 찾아가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딸과 함께 살 수가 있는 곳이라 선뜻 목적지로 정한 터였다.
휘이잉, 휘이잉-
코끝을 얼릴 정도로 매서운 바람이 불고 있었다.
스스슥, 사사삭--
달도 없는 그믐밤, 정체불명의 인물들이 평정객잔으로 다가들고 있었다.
하나같이 복면에 검을 든 흉흉한 자들이었다.
특히 복면 사이로 드러난 눈빛은 야수의 눈빛처럼 날카롭다.
“쉿! 놈은 2층에 있다. 자정이 됨과 동시 들이칠 것이다. 이번엔 실수 없이 연놈을 죽여야 한다. 아기도 가차 없이 죽여라! 씨를 말려야 후환이 없을 것이다.”
담 옆에 모여든 자들은 대략 15명,
그들은 한 사나이의 살벌한 일갈에 허리를 낫처럼 꺾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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